MBC 사측은 <무한걸스> 폐지에 대해 아무것도 결정된 바가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지만, 현재 <무한걸스>를 향한 시선이 영 심상치 않습니다.

처음 지상파에 진출했을 때부터 단추를 잘못 꿴 <무한걸스>는 지난 15일에는 1.4%의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합니다. 사측은 <무한도전>과 비슷한 포맷인 <무한걸스>에 나름 기대를 걸고 <놀러와>, <황금어장-라디오스타> 등 MBC 대표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무한걸스> 띄우기에 나섰지만 사실 <무한걸스>의 부진은 예상되었던 상황입니다.

일단 <무한걸스>는 기존 케이블 프로그램에서 특화된 예능 프로그램입니다. 때문에 지상파보다 제재나 검열을 덜 받았던 <무한걸스>는 자유롭게 그들만의 방식으로 시즌3에 빛나는 위업을 세우게 됩니다. 처음부터 <무한도전> 스핀오프 프로그램으로 시작한 <무한걸스>는 가끔 <무한도전> 아이템을 패러디하기도 하였으나, 본인들만의 독창적인 코너를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무한걸스>는 정작 지상파로 격상된 순간, 오히려 그동안 쌓아왔던 '명성'에 슬슬 금이 가기 시작합니다. 시청자들 입장에선 <무한도전> 장기 결방 상황에 <무한도전>을 대놓고 따라하겠다는 <무한걸스>가 예뻐 보일 리 없었겠죠. 그래서 <무한걸스>는 지상파에서 첫 출발하기 이전부터 가시 박힌 소리를 숱하게 들어야 했고, 결국 시청률 면에서도 참담한 성적을 기록하게 됩니다.

만약 <무한걸스>가 평은 좋지 않아도 시청률이 좋았더라면 현재 사측은 <무한걸스>를 계속 밀고 나갔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모로 가도 시청률만 잘 나오면 그만인 현재 MBC 사측이니까요.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무한걸스>는 지상파 황금 시간대에 종편, 케이블 시청률을 기록했습니다. 때문에 시청률 지상주의 방송생태계에서 MBC 예능 PD들이 전원 복귀한 마당에 더 이상 1%의 <무한걸스>를 유지할 이유는 그리 많지 않아 보입니다.

MBC 사측과 <무한걸스> 측은 부인하고 있지만, 사실 <무한걸스>는 MBC 노조 파업에 따라 결방된 <무한도전> 땜빵용에 가까워보였습니다. 비슷한 이름과 스핀오프라는 점을 제외하고 <무한도전>과 <무한걸스>는 엄연히 다른 프로그램이었지만, 스핀오프의 정확한 개념도 몰랐던 분들은 오직 <무한걸스>가 <무한도전>을 무작정 따라하면 시청률이 그럭저럭 잘 나올 것이라고 '착각'한 듯합니다.

그리고 예상과 달리(?) <무한걸스> 시청률이 좋지 않자, 지상파 입성 전부터 꾸준히 비판을 들으면서도 약자로서 MBC 사측 입맛에 맞는 역할에 충실했던 <무한걸스>는 곧 '토사구팽' 당할 위기에 처하게 됐습니다.

현재 사측은 런던올림픽 이후 예능 편성은 아무것도 결정된 바 없다면서 <무한걸스> 폐지론에 묵묵부답인 상황입니다. 그러나 사측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벌써 <무한걸스> 차기작에 대한 구체적인 프로그램 안건이 드러나는 등 이미 언론은 <무한걸스>의 원상복귀를 기정사실화한 상태입니다.

차라리 다시 케이블 방송으로 돌아가는 게 <무한걸스>에겐 나을 수도 있겠군요. 그땐 지금처럼 눈엣가시도 아니었고, 온전히 <무한도전> 남매 혹은 부녀 프로그램으로 인정받으며 그들 나름의 확실한 영역을 구축했으니까요.

지상파에 진출해 <무한도전> 아류작이라는 혹평만 듣고 불명예 퇴진을 앞둔 <무한걸스>의 상황이 딱하기까지 합니다. 대체 프로그램만 궁리하며 억지로 버티기에만 급급하던 그 분들이 아니었더라면 <무한걸스>는 지금처럼 욕먹을 일도 없었을 테고, 오히려 지금보다 잘 굴러갔을 텐데 말이죠.

케이블 인기 예능으로 각광받다가 지상파에 진출한 이후 <무한도전> 아류라는 상처만 받은 <무한걸스>. 다시는 <무한걸스> 같은 토사구팽의 실사판이 나오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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