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드라마 <신사의 품격> 꽃중년 4인방 중 부드러움을 담당하는 최윤 변호사(김민종 분)는 4년 전 상처한 아픔이 있습니다. 같이 살자는 여자도 있고 애 낳자는 여자도 있었고 개중에는 강 변호사처럼 미모와 능력 모두 출중한 재원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최 변호사에게는 오직 예전에 자신의 곁을 떠난 아내 생각뿐입니다. 그렇게 최 변호사는 왼쪽 넷째 손가락에 결혼반지를 끼고 평생 혼자 살아갈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절친 임태산(김수로 분)의 동생이자 한때 과외제자 임메아리(윤진이 분)가 몰라볼 정도로 예뻐지고 다시 오빠들 앞에 짠하고 나타난 순간, 윤이는 이성이 마비되는 줄 알았습니다. 태산이와의 우정, 자기보다 17살 어린 메아리의 장래를 생각해서 애써 메아리를 밖으로 밀어내려고 하나, 죽자사자 계속 "윤이 오빠" 달려드는 메아리를 말릴 수 없었습니다. 아니 그럴수록 메아리가 더 좋아지는 것을 어떻게 합니까.

당연히 태산은 윤이와 메아리 사이에서 결사반대입니다. 윤이에게 전 재산은 내주어도 메아리만큼은 줄 수 없다는 게 태산입니다. 태산의 반대는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 친구로서는 가슴 아픈 일이나 윤이의 아픈 과거도 걸릴 뿐더러, 일단 윤이와 메아리는 거의 아빠뻘이라고 불러도 무방할 정도로 엄청난 나이 간격을 자랑합니다. 한때 90년대를 주름잡았던 모 댄스가수는 20살 이상 연하의 어린 신부를 맞았다고 하나, 세상에 자신의 딸 혹은 동생이 아빠 또래와 결혼을 한다는데 순순히 허락해 줄 이가 몇이나 될까요.

그런데 태산이 부탁하기 전에 일찌감치 메아리에 대한 마음을 접으려고 죽도록 노력하는 최변과 달리 태산 오빠가 도시락 싸고 말려도 도무지 말을 들으려고 하지 않은 메아리는 속수무책입니다. 따지고 보면 메아리가 왜 자기 좋다는 동갑내기 근사한 남자를 마다하고 한 번 결혼한 경험이 있고 17살 위인 아저씨(혹은 어르신?) 최변 뒤만 졸졸 따르는지 임메아리와 같은 또래로서도 이해가 되지 않을 때도 종종 있습니다. <신사의 품격> 홈페이지 등장인물 소개란에 적혀있는 대로 최윤이 메아리 첫사랑이기 때문이라고 하기엔 임메아리가 최윤만 좋아하는 이유를 설명하긴 빈약해보이기까지 합니다.

<신사의 품격>은 엄밀히 말하면 여성 판타지라기보다 남성 판타지입니다. 남성들은 본능적으로 예쁜 여자를 찾고 이왕이면 어린 여자를 선호합니다. 특히나 최윤의 상대인 임메아리는 얼굴도 예쁘고 집도 잘 삽니다. 그런데도 메아리는 자신의 용돈을 벌기 위해 태산 친구 정록(이종혁 분)이 운영하는 카페에서 알바까지 하는 건실함까지 갖추고 있습니다. 오빠 여자친구 프로 골퍼 홍세라(윤세아 분)에게 틱틱거리기도 하지만 현재 슬럼프에 빠져있는 그녀를 위해 여러모로 도움을 줄 정도로 남을 배려하는 마음도 상당하구요.

나이도 어리고, 다른 면에서도 딱히 흠잡을 데 없는 어여쁜 천사가 "오빠 오빠"하고 쫓아다니는데 세상에 어떤 삼촌이 저절로 굴러들어오는 수박을 마다 할까요. 뭐 몇 초 고민할 것도 없이 땡큐죠.

놀랍게도 막상 현실에서는 환영받지 못하는 최윤과 임메아리의 사랑은 <신사의 품격> 메인 커플인 김도진(장동건 분) 서이수(김하늘 분) 못지않게 시청자들의 큰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엄연히 말하면 최윤 캐릭터가 아니라 돌아온 오빠 김민종에 대한 열광 탓이 아닐까 싶어요. 실제 김민종은 불혹이 지나도 여전히 20~30대 못지않게 멋있고 공식적인 솔로잖아요.

물론 김민종이 연기하는 최윤 변호사는 과거 부인을 잃은 아픈 과거와 엄청난 나이 차이를 제외하면 직업도 좋고 수입도 괜찮고 모든 면에서 완벽합니다. 거기에다가 우수에 가득한 눈빛이 여성들의 모성 본능을 자극하기까지 합니다. 하지만 돈 잘 버는 유능하고 잘생긴 변호사라는 타이틀 뒤에 숨겨진 그의 아픈 과거와 엄청난 세대 차이는 이제 겨우 24살인 임메아리가 함께 짊어지고 가기에는 상당히 벅차 보이기까지 합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드라마 상보다 2살 더 벌어진다는 김민종과 윤진이는 실제로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무조건 반대인 사랑도 이 두 사람에게는 흔쾌히 응원하고 싶을 정도로 찰떡 호흡을 과시합니다. 쉽게 이뤄질 수 없기에 태생부터가 애절한 사랑이라고는 하나 그 안타까움을 고스란히 시청자들에게 감정이입시키는 윤메알 커플 때문에 이 커플을 지지하는 분들이 점점 늘어나지 않나 싶네요.

특히나 수백 대 1의 엄청난 경쟁률을 뚫고 당당히 <신사의 품격> 주요 배역 자리를 꿰찬 윤진이는 <신사의 품격>이 그녀의 공식적인 첫 작품인데도 불구하고 신인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자연스러우면서도 물오른 연기력과 발랄하면서도 상큼한 매력으로 어필하며 앞으로의 행보를 기대하게 합니다. <신사의 품격> 이전에도 스타였던 장동건, 김하늘. 이 드라마를 통해 재발견되고 있는 김민종, 김수로, 이종혁과 별개로 <신사의 품격>이 발견한 최고의 어메이징한 얼굴이 있다면 단연 윤진이입니다.

어찌되었던 24살 꽃띠가 41살 먹은 삼촌 좋다고 따라다니는 것은 한 시대를 풍미한 영원한 오빠 김민종이니까 가능한 걸로 칩시다. 실제 윤진이처럼 예쁘고 장래가 기대되는 아가씨가 불혹이 넘은 남성을 좋아하는 것은 드라마에서만 가능한 판타지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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