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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군사협정에서 '군사' 빼는 것은 정부 '꼼수' 부응"KBSㆍSBSㆍYTN, '군사협정'→'정보협정'…한겨레만 일관되게 '군사협정'
곽상아 기자 | 승인 2012.07.06 15:32

언론이 밀실 처리 논란에 휩싸인 '한일 군사정보포괄보호협정'(이하, 한일군사정보협정)을 보도하면서 '군사'라는 단어를 빼고 '한일정보협정'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것은 "국민 모르게 밀실협정을 체결하려고 했던 정부의 '꼼수'에 휘둘리는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번 협정의 본래 성격은 '군사정보 포괄보호협정'(General Security Of Military Information Agreement)으로서, 핵심은 '군사정보 보호'임에도 불구하고, 정작 정부는 일본과 가서명한 공식 문서에서 '한일정보보호협정'(약칭)이라고 표기하는 등 '군사'라는 단어를 배제하고 있다. 한일군사정보협정을 밀실 추진하려는 정부의 이 같은 '꼼수'에 언론들이 휘둘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우리나라와 달리, 일본 정부와 일본 언론은 '일한 군사정보 포괄보호협정'이라고 설명하며 '군사 정보 보호'가 핵심임을 드러내고 있다.

   
▲ 아사히(朝日)신문 인터넷판. 여기서도 '일한 군사정보보호협정'이라고 표기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4월 한일군사정보협정에 가서명한 데 이어 5월 국회 설명과정에서도 이 같은 사실을 밝히지 않은 채, 지난달 26일 국무회의에서 비공개 통과시켰다가 '밀실 추진'이라는 비판 여론에 직면해 협정 체결을 전격 보류한 바 있다. 야당은 김태효 청와대 대외전략기획관이 밀실 추진 파문으로 전격 경질된 것에 대해 "꼬리 자르기"라며 김황식 총리와 김성환 외교장관 등의 인책을 요구하는 등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한일 군사정보협정 밀실추진 파문에서 눈여겨볼 대목은 '한일 군사정보협정'이라는 용어에 대한 언론들의 태도다. <미디어스>가 지난 2일부터 6일까지, 조선ㆍ중앙ㆍ동아ㆍ한겨레ㆍ경향 등 전국 종합일간지 5개와 KBS, MBC, SBS, YTN 등의 관련 보도를 분석한 결과 일관되게 '한일 군사정보협정'이라는 용어를 사용한 언론은 한겨레뿐이다. 반대로, '군사'라는 단어를 뺀 채 '정보협정'이라고 일관되게 표현하는 언론사는 동아일보다.

   
▲ 7월 5일 YTN은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에서 '군사'라는 단어를 뺀 채 '한일정보보호협정'이라고 표현했다.

'군사협정'과 '정보협정'을 혼용해서 써온 중앙일보, KBS, SBS, YTN 가운데 중앙일보는 5일부터 '정보협정'으로 보도하고 있으며, KBS와 SBS는 4일부터 '정보협정'으로 표현하고 있다. YTN도 4일 '정보협정'으로 통일하라는 보도국 지시에 따라 4일부터 '정보협정'으로 표현하고 있다. 조선일보, MBC는 두 가지 용어를 함께 쓰고 있다.

이와 관련해, YTN노조 공정방송추진위원회는 5일 성명을 내어 "(4일) YTN 보도국에는 협정의 명칭을 '군사'를 뺀 채 '정보보호협정'으로 통일하라는 지시가 내려졌다. 정부가 밝힌 '원 명칭'이기 때문"이라며 "그런데 비난 여론을 조금이라도 누그러뜨리기 위해 정부는 '군사'라는 단어를 명칭에서 뺄 것을 요구했고, YTN을 비롯한 일부 언론들이 아무 비판의식 없이 이에 적극 부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YTN노조 공추위는 "불법사찰에 의해 씌워진, '정부에 대한 충성심 높은' 언론이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해야 할 시점에, 오히려 정부의 요구에 앞장서 순응하는 것은 언론사로서 최소한의 위신까지 버리는 행태"라며 "보도국은 즉각 '군사'를 빼라는 지시를 철회하고 협정 관련 보도가 축소, 왜곡 전달되는 일이 없도록 하라"고 요구했다.

YTN 회사측이 '군사'라는 단어를 빼라고 지시를 내린 이유에 대해 "정부가 밝힌 원 명칭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한 것처럼, 실제로 정부가 일본과 맺은 협정 문서의 원 명칭은 'AGREEMENT BETWEEN THE GOVERNMANT OF THE REPUBLIC OF KOREA AND THE GOVERNMENT OF JAPAN ON THE PROTECTION OF CLASSIFIED INFORMATION'이며, 국문 번역시 '대한민국 정부와 일본국 정부간의 비밀정보 보호에 관한 협정'(약칭, 한일정보보호협정)으로서 '군사'라는 단어는 빠져있다.

   
▲ 정부가 일본과 가서명 했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의 원문. 협정의 본래 성격은 '군사정보보호협정'이지만, 문서의 이름에는 정작 '군사'(Military)라는 단어가 빠져있다.
"언론들, 정확한 정보 전달하려면 '군사' 포함시켜야"

이에 대해 한 언론계 관계자는 "국가 공식 문서에 담긴 공식 명칭이기 때문에, 관례에 따라 언론 입장에서는 '한일정보보호협정'이라고 표기할 수 있다. 그렇지만, 정부가 공식 문서의 명칭으로 내세운 '한일정보협정'은 '군사정보 포괄보호협정'(General Security Of Military Information Agreement)이라는 이번 협정의 본래 성격과는 맞지 않는 것"이라며 "언론들이 이번 사안에 대해 정확하게 알리기 위해서는 '군사'라는 단어를 반드시 포함시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 역시 "정부가 협정 체결의 주관부서를 국방부가 아닌 외교부로 넘긴 것도 그렇고, 공식 문서 이름에서는 정작 '군사'라는 단어를 뺀 것 모두 국민 모르게 일을 처리하려고 했던 '꼼수'"라고 비판했다.

정 대표는 "협정 문서를 들여다 보면, 협정의 목적으로 '군사비밀정보의 보호 보장'이라고 명시해 놓았다. 이번 협정은 본질적으로 '군사정보협정'"이라며 "언론들이 독자들에게 협정의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서는 '군사'라는 단어를 반드시 넣어야 한다"고 말했다.
 

곽상아 기자  nell@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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