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가 오는 12일까지 KBS 차기 이사 공모를 마무리한다. KBS이사회는 KBS 최고 의결기구로서 KBS 사장 제청 권한을 가지고 있으며, 대선을 한달 앞둔 11월 교체되는 KBS 사장 선임 문제와 맞물리면서 언론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언론계ㆍ노동계 등 사회 각계 단체들은 3년 전인 2008년 8월 KBS이사회가 감사원, 검찰 등을 등에 업고 정연주 사장 해임 제청안을 의결했던 과거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지난달 29일 'KBS 이사추천위원회 공동대표단'을 꾸렸다.

▲ 언론계, 노동계 등 사회 각계 단체들은 지난달 29일 'KBS 이사추천위원회 공동대표단'을 꾸렸다.ⓒ언론노조

공동대표단은 오는 6일까지 KBS 이사추천위원회 구성과 이사 후보 접수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마감을 3일 앞둔 3일 현재, 아직까지 이사 후보에 지원한 이는 없으나 KBS 출신 인사 J씨 등이 후보자로 나설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공동대표단은 6일 구성될 KBS이사추천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9일 방통위 측에 이사 후보추천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공모 마감이 다가오면서 전두환 정권 시절 KBS에 재직하며 이른바 '땡전뉴스'의 앵커를 맡았던 최모씨가 차기 이사장으로 정리됐다는 내용의 '내정설'까지 돌고 있다.

KBS노동조합(위원장 최재훈)은 지난달 29일 성명을 내어 "공모 시작 전부터 이사 및 이사장 내정설이 떠돌고 있다. 방통위 고위 관계자를 중심으로 한 특정대 출신들이 카르텔을 형성해 이사장과 이사 임명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소문, 이사장을 최모씨로 내정했다는 설까지 떠돌고 있다"며 "여당의 전 비대위원 인맥을 통한 특정대 출신 이사장 앉히기와 이사 밀어넣기 시나리오가 마무리됐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KBS노조는 "최근 여당 고위 관계자와 면담도 가졌고 재가만 남았다는 구체적인 말까지 들린다"며 "비민주적이고 반역사적인 작태가 반복되거나 구악 인사를 KBS이사에 앉히려 한다면 어김없이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모씨는 KBS 부사장 출신으로서 81년 5월부터 86년 2월까지 이른바 '땡전뉴스' 앵커를 맡았던 인물이며, 방통위ㆍ여당 고위 관계자와는 동일한 대학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윤형혁 KBS노조 공정방송실장은 3일 <미디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최모씨는 5공시절 땡전뉴스 앵커를 맡았던 상징적인 인물인데, KBS 내부에는 내정설이 파다하다"며 "왜 최모씨가 KBS이사가 되어선 안되는지 구체적 팩트를 수집하고 있다. 최모씨가 정치권과 연결된 부분 등에 대해 취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 같은 성명의 배경에는 'KBS노조가 다른 인사를 밀기 위해서 최모씨를 의도적으로 내세운 것 아니냐'는 의혹의 시선도 있다. 한 KBS 관계자는 "노조 성명을 보고 나서야 최모씨 내정설에 대해 알게 됐다. 방송계를 떠난 지 15년된 인물을 갑자기 끌고 나오는 것은 KBS 노조가 미는 인물을 끌고가기 위함이 아닌가"라며 "오히려, 내부에는 KBS노조가 이해관계를 같이 해온 김영해 전 KBS 부사장을 KBS 차기 이사로 밀고 있다는 소문이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윤형혁 KBS노조 공정방송실장은 "김영해 전 부사장 본인이 KBS 이사가 되려는 욕심이 있어서 우리를 끌고 들어가면서 자가발전 하는 게 아닌가 싶다"며 "우리는 특정 후보를 밀기 보다 부적격 인물들에 대한 반대 활동을 펼쳐나갈 것"이라고 부인했다.

한 방통위 고위 관계자는 "몇명 뛰고 있는 사람들이 있기는 하지만 어느 누구도 유력하다고 볼 수는 없다. 아직까지 공모에 응한 사람은 없고, 이번주에도 지원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며 "다음주 초쯤은 돼야 어느정도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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