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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만큼 커져버린 존재감, 런닝맨 이광수의 바보사냥[블로그와] 탁발의 티비 읽기
탁발 | 승인 2012.07.02 11:13

예능계에는 항상 바보가 존재해왔다. 원조격으로 따지자면 비실이 배삼룡으로 시작해서 영구 심령래, 맹구 이창훈으로 이어졌던 국민바보 자리가 한동안 공석에 있다. 개그맨들의 전유물인 이 바보 자리에 먼저 접근했던 것은 김종민이었다.

그러나 공익복무 후 돌아온 1박2일에서는 김종민은 서서히 바보의 탈을 벗기 시작했다. 아직도 다 벗었다고는 할 수 없지만 요즘의 1박2일을 보더라도 김종민은 바보에 완전 몰입하기는 저어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그렇다고 개그맨들이 이 자리를 탐내거나 위협하는 것도 아니다. 특히 요즘 개그맨들은 전과 달리 똑똑하고 멋져졌다. 요즘 대세인 개그맨들을 보면 그저 뚱뚱한 특징은 있을지 몰라도 바보연기를 내세우지는 않는다. 대세 중 대세인 신보라를 봐도 잘 알 수 있다. 얼굴도, 몸매도 게다가 노래까지 탤런트도 울고 갈 매력으로 단지 개그를 할 뿐인 이 엄청난 변화 속에 국민바보 자리는 아주 오랫동안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그 자리에 소리소문 없이 도전하는 이가 있다. 바로 런닝맨의 기린 이광수. CF를 통해 대중에게 알려질 때부터 이광수의 이미지는 뭔가 나사 한둘은 풀려 있는 것 같았다. 그리고 최근 런닝맨에 와서는 배신 잘하는 바보로 캐릭터를 굳혀가고 있다. 그것은 아이들의 눈으로 보면 분명하고도 확실하다. 1일 방송된 런닝맨은 그것을 증명했다.

유재석과 한 팀이 된 이광수는 게스트를 찾아야 하는 첫 번째 미션을 위해 공원을 돌아다니다 소풍 나온 유치원 어린이들과 마주쳤다. 국민엠씨답게 어린이들은 유재석을 먼저 알아봤다. 그러자 이에 질세라 이광수도 자신을 아냐면서 어린이들에게 다가섰다.

그러자 아이들의 입에서는 한목소리로 자연스럽게 “바보아저씨”라는 말이 나왔다. 이광수는 겉으로 기분 나쁜 척했지만 진정성 있는 모습은 아니었다. 유치원 어린이들까지도 이광수의 캐릭터를 안다면 분명 기쁜 일이다.
 

   
 
런닝맨에서만 그런 것은 아니다. 최근 개봉된 간기남에서 이광수는 서번트 증후군을 가진 기풍으로 출연했다. 서번트 증후군답게 전국 모텔주소를 컴퓨터처럼 척척 외우지만 그런 모습보다는 눈치 없는 엉뚱한 행동으로 바보같은 모습이 더 크게 어필됐다.

그뿐 아니다. 명품조연들의 고령화 속에서 이광수는 대표 감초 역할로 급부상하고 있다. 드라마 동이, 영화 평양성, 원더풀 라디오, 시트콤 지붕킥 등 이광수는 다방면에서 눈부신 활약을 벌이고 있다. 물론 진지한 광수는 없다.

요즘 쩍벌 매너다리가 화제가 되기도 했지만 이광수의 고충은 다리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는 점에 있다. 워낙 큰 키 때문에 다리도 벌리고, 허리와 고개를 다 숙이고서야 스타일리스트의 손길을 받을 수 있다.

   
 
이처럼 대한민국 여성 99%가 원하는 남자상의 영순위 조건인 큰 키를 만족하고도 남을 장신 이광수가 간지남이 아닌 바보가 된 반전은 무척 흥미롭다. 본업인 모델의 끼를 발휘해서 제법 나쁜남자 필을 내봐도 뭔가 어색하고 픽하고 웃음이 나오게 되는 이 남자 이광수는 런닝맨에서는 엉뚱하게 배신의 아이콘이다.

문제는 그 배신마저도 엉성하다는 데 있지만 결코 밉지 않은 배신이며, 싫지 않은 비굴을 보이는 이광수는 이대로라면 국민바보 자리는 따 놓은 당상이다. 기본적으로 착하고, 여자에게도 차마 큰소리치지 못하는 소심한 바보지만 어느 샌가 아주 친근한 모습으로 런닝맨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매스 미디어랑 같이 보고 달리 말하기. 매일 물 한 바가지씩 마당에 붓는 마음으로 티비와 씨름하고 있다. ‘탁발의 티비 읽기’ http://artofdie.tistory.com

탁발  treeinu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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