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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시탈, 이강토를 진짜 각시탈로 만든 두 가지[블로그와] 탁발의 티비 읽기
탁발 | 승인 2012.06.29 09:58

스스로 창씨개명까지 하면서 더 완벽한 이중생활을 연기하려는 이강토지만 그래서 슬퍼지는 순간이 있다. 바로 어릴 때의 첫 사랑 목단이를 대할 때만은 지난 잘못이 뼈저리게 아프다. 지금의 변화된 자신을 밝히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그렇지만 온가족의 원수 키쇼카이에게 복수하기 위해서는 그럴 수 없다. 벙어리 냉가슴도 이런 답답함보다는 덜할지 모를 일이다.

그나마 덜 보면 아픔도 그만큼 줄겠지만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슌지는 목단이의 서커스단을 24시간 감시하라며 고등계형사의 본업에서 이강토를 제외시켜 버린다. 강토로서는 목단이와 가까이 있다는 것이 기쁘면서도 또한 매 순간 가슴이 베일 듯한 아픔이다. 여전히 고등계형사 이강토로 보는 목단이의 날선 말 한마디 한마디가 서럽기까지 하지만, 그래도 고생하는 목단이가 안쓰러워 엉뚱한 핑계를 대며 일을 돕기도 한다.
 

   
 
그렇지만 아직 강토는 목단이의 사랑을 받을 자격이 없다. 비록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친일과 부일의 길을 택했다고는 하지만 그것이 면죄부를 받을 이유가 되지는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결정적으로 각시탈을 쓰기는 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지극히 개인사적인 원한에 의한 것이기 때문에 그것만으로는 독립투사를 잡아들였던 제국경찰의 죄를 씻기는 턱없이 부족하다. 그래서 여전히 강토는 더 괴로워야 하고, 그 고통을 통해서 나라를 빼앗긴 청년의 올바른 정신을 되찾아야 한다.

바로 그 계기를 마련해준 것도 목단이었다. 강토가 각시탈이 된 줄은 꿈에도 모르는 목단의 아버지는 경찰서 무기고를 털어 합방기념식장을 초토화시킬 계획을 가져왔고, 그 작전에 각시탈의 도움이 너무도 절실했다. 그래서 각시탈이 목단의 홍반장이라는 소문을 듣고는 소개를 부탁한 것이다. 그러나 고이소를 비롯한 고등계 경찰이 철저하게 감시하는 상황이라 각시탈을 만나러 갈 길이 봉쇄된 것이 큰 문제였다. 
 

   
 
그 문제는 의외로 쉽게 풀렸다. 자기 아버지를 체포한 일로 앙심을 품은 슌지가 강토를 각시탈 체포 작전에서 제외시키고 극동서커스단 감시로 빼버린 탓에 목단은 각시탈과 만날 수 있었다.  그렇지만 목단의 얘기를 들은 강토는 고민한다. 아직은 복수를 위한 마음만 있을 뿐 일제에 저항하겠다는 의식을 갖추지 못한 강토에게 독립군을 만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게다가 과거에 자신이 체포한 사람이 아니던가. 그래서 고민한다. 아니 그 제안을 통해서 비로소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서 감정이 아닌 이성으로 돌아보게 된다.

또한 둘도 없는 친구였던 슌지가 형을 잃은 후 휴머니스트에서 제국주의 일본인의 본색으로 돌아간 것이 강토에게는 마지막 부담을 끊어낼 수 있는 조건이 됐다. 슌지와의 불안한 우정은 내선일체하는 허망한 구호나 마찬가지로 성립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그런 슌지가 강토를 업무에서 제외시키면서 자연스럽게 목단과 가까이 할 수 있게 된 것도 아이러니하게 강토의 각성을 앞당기는 결정적 계기가 된 것이다. 그렇지만 슌지에게 강토는 언제까지나 일본에 충성스러운 반도인이어야 한다.

   
 
강토가 각시탈을 썼다고 하더라도 그저 복수를 위한 변신일 뿐이었다. 항일도 저항도 아닌 껍데기 각시탈이라 할 수 있다. 그런 강토를 일본에 저항하는 독립투사로 한 단계 더 나아가게 하는 사람은 목단과 슌지였고, 이 둘은 강토에게 아주 오래 걸릴 일을 순식간에 경험케 한 기적을 가져다 준 것과 다름없다. 단순한 복수에서 항일독립투쟁의 계기를 마련해준 것이 목단이고, 일본에 대한 마지막 끈이었던 슌지와의 우정을 버릴 수 있게 해준 것 역시 슌지 본인이기 때문이다. 목단을 통해 독립투사 담사리와 만나고, 슌지를 버림으로써 일본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워진 강토는 비로소 진짜 각시탈의 자격을 갖게 됐다. 

매스 미디어랑 같이 보고 달리 말하기. 매일 물 한 바가지씩 마당에 붓는 마음으로 티비와 씨름하고 있다. ‘탁발의 티비 읽기’ http://artofdie.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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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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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08-29 01:35:54

    이강토...그가 '각시탈'을 쓸 자격은 주워졌지만, 어디까지나 종로시장 사람들에겐 '매국노','제국 똥개','왜놈 앞잡이'라는 오명을 벗을 순 없습니다. 그리고 그들에게 이미 '친일파'로 각인되어 지금의 제국경찰 '사토 히로시(이강토)'로썬 자신의 '탈'을 벗지 않은 모습으로 만나기 힘듭니다. 특히 '김득수'는 그렇습니다. '김득수'는 맨날 종로시장 사람들을 괴롭히는 이강토를 싫어하고 증오하기 때문에 그의 집에 불지른 장본인입니다. 그러나 후에 제국똥개 '이강토'가 민족의 영웅 '각시탈'이라는 사실을 알게되면 그에겐 정말 머리 한 대를 맞은 것과도 같은 기분일 것입니다. '그' 뿐만이 아닌 한 때 그의 친구였지만, 지금은 '각시탈'을 죽이기 위해서 혈안이 된 '기무라 슌지'나 그를 사랑하는 '라라(우에노 리에,채홍주)'또한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기무라 슌지'..그의 형을 죽인 것은 '각시탈(이강토)'이기 때문에 만약 그가 '각시탈'이 '이강토'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 그는 정말 괴롭고 힘들 것입니다. 자신의 친구가 자신의 '형'을 죽였다는 사실이 그에겐 엄청난 고통이자 시련이 되어 한바탕 전쟁이 휘몰아 칠 것입니다. '기무라 슌지'말고도 '라라'...아니 '채홍주'는 3년 전 자신을 구해 준 '이강토'를 아직도 잊지 못한 채 가슴에 품고 있습니다. 그러나 자신이 죽여야 할 '각시탈'이 '이강토'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 그녀는 정말 세상에서 제일 불쌍한 비운의 '여인'입니다.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을 죽여야하는 그 '심정'이 정말 오죽하겠습니까..?! 그리고 그녀가 지금까지 살아갈 수 있었던 것도 '그'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후에 '각시탈'을 죽여야 할 날이 닥치면, 하루하루 살아가는 게 그녀에겐 '죽음'입니다. 결국 나중엔 그녀 자신이 버림받게 될 것입니다. '우에노 회장'에게도, '키쇼카이'에게도...... .그렇기 때문에 그 누구보다 그녀의 처지가 너무 가엾습니다. 그녀에게 닥친 그 '운명'조차도 가혹하기에 그녀는 오늘도 독하고 독한 마음으로 살아갑니다. 그래 보았자.....그녀,,또한 여리고 여린 한 '여자'에 불과한 몸입니다. 이강토.........그는 애초부터 '친일형사'가 되지 말아야 했습니다. '친일형사'가 되지 않았더라면 자기 형도 스스로 죽일 일이 없었고, 그리 종로시장 사람들에게 돌팔매질을 당하는 일도 겪지 않았을 것입니다. 심지어 스스로 창씨개명을 하여 비열하고 악랄한 제국경찰 '사토 히로시'가 되지 않았으며, 그가 사랑하는 '분이'조차도 자기 손으로 고문하고 죽이려 들지 않았겠지요. 그러나 운명은 그를 가혹하게 합니다. 그의 운명은 너무나도 가혹하여 '각시탈'을 쓰지 않으면 한순간에 제국경찰'이 되어버리고, '각시탈'을 쓰면 '민족의 영웅'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는 처음엔 자신의 '복수'를 위해 '각시탈'을 썼기 때문에 쓸 '자격'이 갖추어지지 않았습니다. 허나, 지금은 '각시탈'을 쓸 '자격'이 갖추어졌기 때문에 그는 그동안 자신의 삶을 뒤돌아보며 뉘우치고 이제부터 진정한 영웅으로써 배신자를 처단하고, 조선 사람들을 구제하는 '각시탈'이 됩니다.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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