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성도 KBS 새 노조 정책실장이 26일 오전, 새 노조 사무실에서 열린 긴급 기자회견에서 '이사추천위원회 제안'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곽상아

김인규 KBS 사장을 임명 제청한 KBS이사회(이사장 손병두)의 임기가 오는 8월 31일 마무리된다. 김재철 MBC사장에 대해 손을 놓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MBC 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들의 임기 역시 8월 6일 종료된다.

방송통신위원회가 내달 중순까지 KBS이사, 방문진 이사 공모 일정을 마무리할 예정인 가운데, KBS 새 노조가 이번엔 정치적으로 독립된 KBS이사회를 구성하자며 '이사추천위원회'를 공식 제안하고 나섰다.

KBS 새 노조(위원장 김현석)는 26일 오전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시민사회를 향해 "KBS의 독립을 위해 언론, 시민사회, 학계, 노동계, 법조 등 각 분야에서 학식과 경험이 풍부한 사람들로 '이사추천위원회'를 구성하자"며 "이 위원회에서 KBS 이사 후보자를 공모, 추천 등의 방식으로 모집하고, KBS의 독립에 대한 이해와 능력, 전문분야에 대한 지식과 비전, 공적책무 실천 경력, 경영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후보자를 심사, 선정하고 방통위에 추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새 노조는 "KBS 장악의 시발점이었던 2008년 8월 8일 사태 당시 이사회는 KBS의 독립을 지키기는커녕 언론장악의 첨병 역할을 했고, 그 이후로도 공영방송의 가치와 독립을 지키는 역할을 제대로 해오지 못했다"며 "이런 이사회가 선임한 사장이 공영방송의 독립을 지키기를 기대한다는 것은 무망한 일이기 때문에, 결국 현 시점에서 올바른 이사선임방식을 만드는 것이 공정방송을 지키기 위한 중요한 과제"라고 주장했다. 새 노조는 이번주 내로 시민사회단체들이 참여하는 대표자 회의를 열 예정이며, 내달 9일경을 목표로 KBS이사추천위원회 구성과 관련한 사항을 마무리지어 방통위 측에 제출한다는 입장이다.

김현석 새 노조 위원장은 "방통위가 내일 KBS, 방문진 이사 구성에 대한 안건을 의결하고 29일부터 공모하겠다고 입장정리를 했다. 여야가 지배구조개선 법안을 처리할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기존의 법대로 하겠다는 방통위 차원의 결정이 있었다고 한다"며 "기존과 마찬가지로 KBS 이사회가 여야간 나눠먹기로 꾸려지는 것을 막기 위해 긴급하게 기자회견을 열게 됐다"고 밝혔다. 현재 KBS이사회는 여야 7:4 비율이라, 정파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비판이 지속적으로 제기됐었다.

김현석 위원장은 "그동안 KBS 이사 선임 과정에서 '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공식적으로 가동한 적은 없다"며 "오늘 기자회견을 마친 이후 대표단을 구성해서 새누리당, 민주통합당 원내대표에게 면담을 요청해 우리의 뜻을 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MBC의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의 경우 KBS이사회보다 앞선 8월 6일 임기가 만료되지만, MBC노조 파업 등으로 인해 당장은 '방문진 이사 추천위원회'가 꾸려지지 않을 전망이다.

이강택 언론노조 위원장은 "일괄적으로 '공영방송 이사 추천위원회'를 꾸리면 좋겠지만, 임기 만료 시점이 조금씩 다르다. MBC의 경우 국면 자체의 특수성이 있어서 (지배구조 개선 논의가) '김재철 퇴진'이라는 목표를 흐릴 수 있다"며 "일단 KBS 이사추천위원회부터 추진한 뒤, MBC 추후 상황에 따라 방문진 이사추천위원회도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