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3사가 22일 통합진보당 대표 경선 토론회를 공동 생중계하기로 했으나, SBS와 MBC가 토론회 직전에 "통합진보당은 교섭단체가 아니다"라며 갑작스럽게 생중계를 거부해 비판을 받고 있다.

▲ 22일 오전 KBS 1TV를 통해 방영된 '통합진보당 당대표 경선 토론회' 캡처.
당초 KBS, MBC, SBS는 22일 오전 11시 '통합진보당 당대표 경선 토론회'를 생중계하기로 했다. 19일 KBS가 제작을 맡고, 생중계는 방송3사가 공동으로 하기로 결정됐으나 SBS가 생중계 하루 전날인 21일 갑자기 편성 취소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SBS 고위관계자는 "통합진보당은 교섭단체가 아니다"라며 편성 취소를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SBS가 처음으로 편성 취소 입장을 밝힌 이후, KBS와 MBC도 편성을 취소하기로 해 생중계 자체가 무산될 뻔했으나 21일 저녁 KBS가 단독 제작ㆍ생중계로 결정하면서 토론회는 22일 오전 11시 KBS에서 단독으로 중계됐다.

이와 관련해, SBS노동조합(위원장 남상석)은 22일 성명을 내어 "통합진보당은 13개 의석을 지닌 공당으로, 4.11 총선 당시 10.3%의 적지않은 정당 지지율을 얻었다. 현재 국회의석 구조를 고려할 때 통합진보당의 정치적 위상은 그 이상"이라며 "사측 고위 인사가 내세운 '교섭단체가 아니다'라는 이유는 정치적 역사적 관점을 무시한 저급한 수준의 변명"이라고 비판했다.

SBS노조는 "현재 한국사회는 '과연 어떤 것이 종북인가?' '종북은 사상적 자유에 속하는가?' '정당과 국회의원의 이념은 검증대상인가?' 등의 문제에 답을 찾기 위해 치열한 토론을 벌이고 있다. 그 출발점이 된 곳이 바로 통합진보당"이라며 "당대표 경선 토론회는 시청자들에게 그에 대한 중요한 판단자료를 제공하고 알 권리를 충족시켜줄 수 있는 좋은 기회였으나 사실상 SBS의 거부로 인해 적지않은 시청자들이 주요 진보정당의 당대표 후보들을 살펴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잃은 셈"이라고 지적했다.

이지안 통합진보당 부대변인은 22일 <미디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이미 당 대표 경선 토론회를 방송3사가 생중계한다고 언론에 공지한 상태였고, 실무적으로 당내 준비도 다 끝난 상황이었다"며 "SBS 고위관계자의 납득할 수 없는 재검토 지시로 인해 토론회 제작 자체가 무산 위기에 이르렀던 것에 대해 대단히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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