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6일 시작된 KBS 새 노조의 '김인규 퇴진 촉구' 총파업이 노사합의를 거쳐 지난 8일 종료됐으나, 새 노조 소속 아나운서들은 아직도 제자리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 KBS <세상은 넓다> 홈페이지 캡처. 왼쪽이 이상호 KBS 아나운서.

KBS 새 노조에는 총 17명의 아나운서들이 소속돼 있으며, 이들 가운데 <스포츠 이야기 운동화> 정세진 아나운서, <명작 스캔들> 최원정 아나운서, <인간극장> 홍소연 아나운서, <세상은 넓다> 이상호 아나운서, <스포츠 하이라이트> 김현태 아나운서, <옐로우카드> 이광용 아나운서 등 14명이 3월 6일부터 새 노조 총파업에 동참하면서 새 노조에 속하지 않은 아나운서들이 이들 프로그램의 진행을 대신 맡아왔다.

이 중 정세진 아나운서가 8일 새 노조 파업 종료 이후 일주일만인 14일 제일 먼저 1TV <스포츠 이야기 운동화> MC로 복귀하게 됐으며, 20일에는 이상호 아나운서가 <세상은 넓다> MC로 복귀하게 됐다. KBS교양다큐국 PD들은 새 노조 소속 아나운서들의 MC 복귀가 미뤄지자 <세상은 넓다> 다음주 방영분 녹화가 예정된 20일 사내에서 피켓시위를 진행하고 전용길 콘텐츠본부장 등을 면담했으며, 이상호 아나운서의 MC 복귀는 20일 오후 최종 결정돼 다음주 방영분 녹화를 무사히 마쳤다.

<인간극장>(홍소연 아나운서) 등 다른 아나운서들의 경우 새 노조 집행부와 회사측이 논의를 진행 중이지만, KBS 홈페이지를 통해 방영되는 <이광용의 옐로우 카드>는 폐지가 결정돼 스포츠 마니아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서형욱 MBC 스포츠플러스 축구 해설위원은 19일 자신의 블로그(http://blog.naver.com/minariboy/)에 올린 '<이광용의 옐로우카드> 폐지 논란에 부쳐'라는 제목의 글에서 "옐로우카드는 한국적 미디어 환경에서 나오기 힘든 돌연변이다. 벼락같이 탄생한, 그리고 기적처럼 수년간 계속돼온 보물같은 스포츠 프로그램이 아무렇지 않게 사라지는 것은, 이땅의 스포츠 콘텐츠 소비자의 존재를 무시하는 것"이라며 "부디 지금 떠도는 '옐카 폐지' 소식이 사실이 아니기를, 도리어 이처럼 도전적인 스포츠 프로그램들이 많이 생겨나기를, 진심으로 바라마지 않는다"고 밝혔다.

야구전문기자인 이용균 <경향신문> 기자 역시 자신의 트위터(@yagumentary)를 통해 "'이광용의 옐로우 카드'는 한국 프로스포츠의 블라인드 사이드를 드러내는 역할을 해왔다"며 "'옐로우카드' 폐지를 반대한다"고 말했다.

박노원 KBS 새 노조 아나운서실 중앙위원은 20일 오후 <미디어스>와의 "전쟁이 끝났으면 노사 합의에 의거해 다시 일터로 돌아가게 도와야 하는데, 왜 진행자들만 싸움터에 놔두고 분쟁을 이어가려고 하는지 모르겠다"며 "이해가 안되는 것을 넘어서 뭔가 숨은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러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박노원 위원은 "일부 사측 간부들이 복귀를 가로막고 있어서, 한명 한명 제자리로 돌리는 데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매달려서 싸우고 있다. 오늘만 해도 이상호 아나운서의 복귀를 위해 교양 다큐국 PD 거의 전원과 집행부가 매달렸다"며 "너무나 당연한 것을 이뤄내기 위해 이렇게나 많은 에너지를 쏟아야 하는 상황이 개탄스럽다. 아무리 힘들어도 전원 복귀할 때까지 계속 싸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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