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1년 KBS 경영평가보고서
한국방송비평회(회장 변동현 서강대 교수)가 지난해 KBS 경영평가 보고서에 대해 "그동안 KBS가 집요하게 추구해온 '수신료 인상'을 보고서라는 이름으로 추인해준 측면이 없지 않다"고 쓴소리를 했다.

12일 '2011년 경영평가 보고서'를 입수한 <미디어스>는 KBS 경영평가 보고서가 '자화자찬' 일색이며, 지난해 하반기 내내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KBS 불법도청 의혹'이 전혀 언급돼 있지 않다고 보도한 바 있다.

'방송의 선진화를 위한 비평문화 정착'을 목표로 내건 한국방송비평회는 최근 월례 비평회 모임을 열어 지난해 KBS 방송과 경영 전반에 대해 평가한 KBS 경영평가 보고서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한국방송비평회의 입장 발표에 따르면, 15일 월례 비평회서 "KBS가 방송을 통해서 경영평가 내용 가운데 긍정적인 부분만 여러 차례 발췌ㆍ요약하여 공지하고, 결국 수신료가 조속히 인상돼야 한다는 것이 보고서 결론인 것처럼 부각시켰다"는 지적과 함께 "수신료 인상 문제는 사회적 여론, 경제적 현실, 수용자의 권리, 보도의 공정성, 경영 조직의 합리성 등 여러가지 복잡한 문제가 얽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간 KBS가 집요하게 추구해온 바를 감사 보고서라는 이름으로 추인해준 측면이 없지 않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이어 "수신료 인상 문제는 민감 사안으로서 보다 광범위한 여론 수렴과 합리적인 연구를 통해 결정해야 한다. 현 이사진과 경영진 구성의 불공정성과 부적절성의 문제, 2TV 채널의 소유ㆍ편성ㆍ광고방송 등의 문제, 전반적인 보도의 공정성 문제 등이 전반적으로 검토되고 해결돼야 한다"며 "최근 방송학회 용역 보고서에서도 KBS보도의 불공정성이 지적된 바 있다"고 지적했다.

또, "경영평가는 경영자의 입장이 아니라 시청자와 국민의 입장에서 이뤄져야 한다"며 "그런 의미에서 회계 감사단과 평가단의 구성이 보다 다양화되고 전문성이 강조돼야 한다"고 밝혔다. KBS 경영평가단은 여야 7:3 비율인 KBS 이사회가 직접 선정하며, 작년 보고서 역시 여야 4:2 비율로 추천됐다. 보고서 작성 과정에서 KBS 사측의 입김이 많이 반영되고, 여당 추천이 과반을 차지하는 구조인 탓에 객관적인 경영평가 보고서가 태생적으로 나오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마지막으로 "시청자의 알 권리를 존중하는 차원에서 요약 부분만을 알릴 것이 아니라 전체 내용(경영회계, 편성평가, 보도평가 등)을 투명하게 공개해 시청자가 올바른 이해를 하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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