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철 MBC 사장이 무용인 정명자씨에게 MBC 관련 공연을 몰아주고, 부동산 투기까지 함께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MBC시청자위원이 김재철 사장의 사퇴를 촉구하며 시청자위원직을 사퇴하는 일이 벌어졌다.

▲ 성동규 교수
지난해 8월부터 MBC 시청자위원으로 활동해온 성동규 중앙대 신방과 교수는 5월 말 MBC 사측에 "김재철 사장은 비리의혹이 제기된 만큼 책임을 지고 사퇴해야 하며, 노조 역시 시청자를 위해 복귀해야 한다"는 취지의 이메일을 보낸 뒤 시청자위원직을 사퇴했다.

성동규 교수는 5일 <미디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언론학을 전공한 사람으로서 MBC를 둘러싼 일련의 상황이 매우 잘못됐다고 생각한다"며 "시청자위원직을 사퇴하는 것이, 나의 생각을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판단해서 사퇴한 것"이라고 밝혔다.

성동규 교수는 "김재철 사장에 대한 비리가 전부 (사실로) 확인된 것은 아니지만 이 정도면 공인으로서 사퇴해야 하는 상황 아니냐"며 "노조 역시 빨리 제자리로 돌아와야 한다"고 말했다.

성동규 교수는 지난달 17일 MBC 뉴스데스크가 톱뉴스로 권재홍 앵커의 부상소식을 전한 것에 대해서도 "명백한 오보"라고 지적했다.

지난달 17일 MBC <뉴스데스크>는 톱뉴스로 권재홍 앵커의 부상 소식을 전하며, 부상이 MBC 기자들의 시위로 인한 것임을 강조한 바 있다. 그러나 MBC노조가 동영상 등 관련 증거들을 공개하며 권재홍 앵커의 부상이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하자, 권재홍 앵커는 '부상논란'이 제기된 지 일주일만인 25일 MBC 사측 특보를 통해 "노조원들에 의해 상처를 입은 사실은 없다"고 말을 바꿨다.

성동규 교수는 "권재홍 앵커가 노조 때문에 다친 게 아니지 않았느냐. 뉴스데스크 보도는 명백한 오보"라며 "정정보도를 하든 사과방송을 하든 했어야 했다"고 비판했다.

'다른 시청자위원들도 사퇴 움직임이 있느냐'라는 질문에 성동규 교수는 "(나 이외에도) 여러 시청자위원들이 '이건 아니지 않느냐'라고 우려를 표하고 있다. 다들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며 "그런 분위기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답변했다.

▲ 5월 17일 MBC '뉴스데스크'는 권재홍 보도본부장이 노조원과의 충돌로 허리 등 신체 일부에 충격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MBC 뉴스데스크 화면 캡처)

한편, MBC시청자평가원을 맡고 있는 김경환 상지대 언론광고학부 교수는 시청자 평가 프로그램인 <TV속의 TV>에 8일 출연해 '권재홍 앵커 부상 보도'를 다루려 했으나 '방송불가'를 통보받았다.

5일 MBC노조 특보에 따르면, 김경환 교수는 "권재홍 앵커 관련 보도를 비평하겠다고 하자 제작진이 그런 내용으로는 방송이 안 된다고 전해왔다"며 <TV속의 TV>에서는 "만약 뉴스가 거짓이라면 보도국장, 보도본부장, 사장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지적할 예정이었다.

이에 대해 <TV속의 TV> 제작을 책임지고 있는 외주제작국의 담당간부는 "김 교수의 시청자비평 내용을 보고받고, '톱으로 보도한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정도로 쓰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했더니, (김 교수가) 하나도 못 빼겠다고 하더라"며 방송 불가 통보가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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