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무력화' 논란이 일고 있는 KT스카이라이프(사장 문재철)가 이번엔 연대 차원에서 진행된 언론노조 관계자들의 피켓시위에 '시설물 불법점거 퇴거'를 요청해 '과잉대응'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 1일 오후 류성우 언론노조 EBS지부장, 구용회 CBS지부장, 김용주 OBS지부장, 권기진 코바코 지부장 등 언론노조 소속 지부장들이 언론노조 KT스카이라이프지부와의 연대 차원에서 KT스카이라이프 건물 내에서 피켓시위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 ⓒ언론노조 KT스카이라이프지부

KT스카이라이프는 지난달 23일 전임 노조위원장 2명에 대해 갑작스럽게 전보조치를 낸 데 이어, 30일에는 노조 집행부 4명을 일방적으로 지사로 발령해 '노조 무력화'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 밖에도, KT스카이라이프는 5월 초 실시된 노동조합 선거에 조직적으로 개입했으며 회사 측에서 미는 후보가 떨어지자 책임을 물어 노무담당 임원을 보직에서 해임시켰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KT스카이라이프는 1일 오후, 류성우 언론노조 EBS지부장, 구용회 CBS지부장, 김용주 OBS지부장, 권기진 코바코 지부장 등 언론노조 소속 지부장들이 언론노조 KT스카이라이프지부와의 연대 차원에서 스카이라이프 건물 내에서 "치졸하고 야비한 노조탄압 중단하라" "노조선거에 불법개입한 책임자를 문책하라" 등의 문구가 쓰인 피켓을 들고 시위를 진행하자 '시설물 불법점거'라며 퇴거를 요청하고 나섰다.

노무담당 임원인 권혁진 경영지원센터장 등이 직접 현장으로 나왔으며, 곧바로 이들은 피켓시위를 진행한 언론노조 관계자들에게 '시설물 불법점거 퇴거요청' 문서를 전달했다. KT스카이라이프 측은 피켓시위를 동영상으로 촬영하기도 했다.

KT스카이라이프 관련 부서의 팀장은 5일 <미디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외부인이 와서 빨간 피켓을 들고 서있으면 이상하게 보이지 않겠느냐. 사전에 노무담당 직원이 피켓시위에 대한 정보를 알려주어서, 미리 법적인 부분들을 검토해 보니 형법상 '시설물 불법점거 퇴거요청'을 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증거를 남기기 위해서 동영상으로 피켓시위를 촬영했다. (고소 여부는) 향후 상황이 전개되는 것에 따라 다를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노조 측은 황당해하고 있다. 박태언 언론노조 KT스카이라이프지부장은 5일 <미디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회사측이 언론노조 산하 지부장들을 '외부인'이라며 퇴거요청까지 하다니 황당하다"며 "평화롭게 피켓시위를 한 것 뿐인데 회사 측은 피켓시위 이후에 대응한다면서 사장 주재 회의까지 열었다고 한다. 공안정국이나 마찬가지"라고 반박했다.

이어 "언론노조는 산별노조이기 때문에 산하 지부장들은 같은 노조원이나 마찬가지다. KT스카이라이프 노조는 단체협상이든 임금협상이든 언론노조 차원에서 회사측과 협약을 체결하는데, 회사측은 산별노조를 부정하는 것인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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