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오랜만에 써보는 <청춘불패2> 리뷰입니다. 사실 그동안 바빴던 관계로 <청춘불패2> 역시 제대로 챙겨보지 못했는데 이런 저런 정보를 통해 게스트에 의존하는 방송이 되어버렸다는 이야기를 들은 바가 있습니다.

사실 엠버와 우리가 떠날 때 <청춘불패2> 제작진 측에서는 엠버, 이수근, 지현우, 우리가 떠나고 그 빈자리를 일단 김신영이 메우고, 그 다음에는 게스트로 메우겠다는 계획을 이야기한 적이 있었지요. 우리와 엠버가 떠나고 한 번인가 두 번 더 기회를 볼 수 있었던 것 같네요. 그런데 그때마다 실망스러웠던 건 멤버들보다는 게스트들의 잔치가 되어버렸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지난 방송에서 그것이 절정에 다다른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단 지금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질문은 <청춘불패2>라는 프로그램에 게스트가 필요하냐는 것입니다. 물론 가끔 정말로 필요할 때도 있을 것입니다. 정말로 큰일을 많이 해야 할 때 일손이 필요한 경우가 있지요. 이를테면 시즌1에서 농번기에 모를 심는 일 같은 큰일을 할 때는 게스트들의 도움이 필요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청춘불패2>의 경우에 일꾼이 필요한 경우가 얼마나 될까요? 지난주의 고추심기만 놓고도 한 번 생각해보겠습니다. 정말 박상면, 현아, 소현이라는 세 명의 일꾼이 더 필요했을까요? (고추 심기는 농기계도 있었고 게다가 전문가가 도와주기도 했습니다.)

게스트를 부르기 시작한 이후로 정말 게스트가 "필요해서" 불렀던 적은 거의 없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게스트를 부를 만큼 정말 일손이 필요한 큰일 자체가 없었기 때문이지요. 그런데도 게스트를 부르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여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을 텐데 한 가지는 일단 <청춘불패2>의 완전히 잃어버린 정체성 때문이라 할 수 있습니다. 요즘 <청춘불패2>를 보면 <가족 오락관>을 보고 있는지 아니면 <청춘불패>를 보고 있는지 눈이 의심스러울 정도로 산만하고 게임이 난무하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하도 게임들이 많아서 마치 걸그룹 예능이었던 <꽃다발>내지 <스타골든벨> 혹은 그 뒤를 이은 <백점만점>을 보는 듯합니다. 실제 김신영이 <백점만점>의 MC였던 점을 감안하면 정말로 <백점만점>의 분위기가 물씬 나네요.

게스트들을 불러놓고 프로그램의 반나절 이상 그들과 게임을 하는 것이 프로그램의 취지가 되어버렸으니 게스트의 의존도는 거의 절대적이라고 할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게스트와 게임하기" 예능인데 게스트가 없다는 것은 말이 안 되니까요. 리얼 버라이어티가 게스트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은 그리고 게스트가 없으면 진행할 수 없을 만큼 헤맬 정도라면 정말 프로그램이 어느 시점에 와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두 번째로는 멤버들의 스케줄 문제입니다. 일단 <청춘불패2> 멤버들의 캐스팅 리스트가 처음에 나왔을 때 너무나 활동이 많은 멤버들을(소녀시대, 카라, 미스에이 등등) 섭외해왔기에 예상은 했습니다. 하지만 어떤 면에선 시즌1이 점점 인기가 떨어진 데는 1기 멤버들 중 일부가 해외 스케줄 때문에 하차했고(써니, 유리, 현아), 그 이후에도 잦은 해외스케줄 때문에 일부 멤버들이 결석하면서 (빅토리아, 하라구, 나르샤 등) 멤버들의 융합이 빨리 이뤄질 수 없었고 그것을 게스트로 메꾼 사실에 이유가 있었기에, 시즌2에서만큼은 확실하게 해둘 것이라는 예상을 했습니다.

또한 스케줄과 관련해서도 다소 가까운 장소인 대부도로 정해졌고, 촬영도 일주일에 한 번이 아닌 2주에 한 번 한다는 이야기도 들려와서 스케줄 때문에 결석은 없겠구나하고 생각했는데, 이번 주 촬영에는 6명 중에 무려 4명이 빠져버렸습니다.

한마디로 김신영 + 붐은 6명 중 두 명과 방송을 해야 하는 환경에 처한 것입니다. 이러니 게스트를 부를 수밖에요. 원래 게스트를 부를 때 가장 많이 사용되는 설명이 "어떤 멤버의 빈자리를 메꾸기 위해서"입니다. <청춘불패2>에서 멤버 한두 명이 빠지는 것은 거의 예사롭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혼란스러운 정체성 문제에, 멤버들의 자주 빠지는 스케줄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청춘불패2> 에 게스트는 어찌 보면 당연한 선택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 <청춘불패2>를 보면 한 방송이 주저 없이 머릿속에 떠오릅니다. 바로 <패밀리가 떴다2>입니다. 초반 MC들이 제대로 인도해주지 못해 프로그램은 산으로 갔고, 멤버들끼리 게임하다가 안 되자 결국에는 게스트들에게 의존해야 했고, 심지어 게스트가 나중에는 멤버로 합류해서 멤버들을 이끌어나가고 모든 멤버들이 게스트였던 멤버에게 의존해 나가야 했던 <패밀리가 떴다2> 말입니다.

게스트에 의존하는 리얼 버라이어티는 절대 성공할 수 없고 정체성이 없는 프로그램 역시 성공할 수 없습니다. 아니 성공은커녕 존재하기조차 힘듭니다. 비교할 수도 없겠지만 <무한도전>, <1박 2일>이 오랜 시간 건재할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게스트에 의존하는 방식이 아닌 멤버들 사이에서 나오는 시너지 효과 때문이었습니다.

지금 <청춘불패2>는 시즌1에 비해 터무니 부족할 뿐 아니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시간, 기회마저 "게스트 도입"으로 없어지고 있는 형편입니다. 결국에 프로그램의 시청률은 상당히 낮아졌고, 지금은 고정팬들까지도 떠나고 있는 상황입니다.

<청춘불패2>의 주인은 누구이고, <청춘불패2>는 어떤 프로그램일까요? 이 질문은 <청춘불패2>가 스스로에게 물어야할 질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체리블로거의 나만의 생각, 나만의 리뷰! ( http://kmc10314.tistory.com/ )
해외 거주자의 입장으로서 자신만의 독특한 세상으로 사물을 바라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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