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밴드2는 시즌1과 달리 인디신의 유명밴드가 대거 출전해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연주는 이름만으로는 해결될 수 없는 문제여서 의외로 2차 트리플 토너먼트에서 고전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결국 네임드의 흔들리는 위상은 심사위원들이 고뇌하고 반목하게 만들기도 했다. 그렇지만 탑밴드2에서 진짜로 화제가 된 것은 그들 네임드가 아니라 장미여관과 야야였다.

장미여관은 봉숙이란 노래로 일약 유명밴드의 반열에 올랐고, 탑밴드2 홍보대사라도 된 양 매 회 그들의 영상을 볼 수 있었다. 반면 2차 경연 후반에 등장한 2인조 밴드 야야는 논란의 아이콘이 됐다. 이 논란은 심사위원 유영석과 야야의 설전에 비롯됐다. 방송이 나간 뒤 야야는 트위터를 통해서 유영석의 지적에 반론을 표했으며, 이에 대해서 호불호가 엇갈리는 반응이 생긴 것이다.

그리고 어쩌면 탑밴드의 백미라 할 수 있는 300초 슬라이딩 무대가 시작됐다. 여기서부터는 출전팀의 당락에 심사위원들이 뜻을 모으는 것이 아니라 곧바로 점수를 내서 출전팀의 순위를 매겨 30위까지 뽑게 된다. 순서에 따라서 반전이 수도 없이 일어날 수밖에 없어 출전밴드나 시청자나 롤러코스터를 타는 기분을 만끽할 수 있으며, 연주 또한 넉넉히 들을 수 있어 확실히 경연이 본격화됨을 실감하게 된다.

3차 경연은 심사위원 4명에게 400점과 전문음악심사단 20명에게도 역시 400점을 배점해 총 800점 만점으로 심사를 하게 된다. 순위도 순위지만 어떤 밴드가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을까도 특히 관심이 가지 않을 수 없다. 더 이상 화려할 수 없는 국내 네임드 밴드가 대거 출전한 300초 슬라이딩 무대 경연은 그들에게는 숨을 곳 없는 진검승부의 장이다.

2차 경연의 뒷마무리에 많은 시간을 쓴 탑밴드2는 이 슬라이딩 무대를 많이 보여주진 못했다. 첫 무대에 선 몽니와 논란의 밴드 야야 그리고 슈퍼키즈를 포함해 몇 팀의 무대만 보여줬으며, 순위에는 있지만 방송에는 나오지 않은 밴드도 있었다.

아직 시작에 불과하지만 3차 경연의 이슈는 야야였다. 2차 경연과 달리 90년대 히트곡을 재해석하라는 미션을 수행해야 하는 3차 경연에서 야야는 지난번보다는 다소 대중적(?)인 편곡을 보였다. 그렇지만 야야는 네 팀 중 꼴찌를 차지했다. 그런데 문제는 무대에서 내려온 야야의 태도에서 비롯됐다.

전문심사위원의 점수가 생각보다 낮다면서 그들이 전문가가 아닌 것 같다는 위험한 발언을 한 것이다. 전문음악심사단의 점수는 236점으로 신대철 등 심사위원 4명이 준 335점과 상당히 큰 차이를 보였기 때문이다.

야야는 호불호를 떠나서 신대철의 말처럼 대단히 독특한 밴드인 것만은 분명하다. 또한 야야에 대한 유영석의 생각이 꼭 옳다고도 생각할 수는 없다. 심사위원들의 평가와 다르게 야야가 자신들의 음악에 자부심을 갖는 것 역시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생각보다 낮은 평가를 받았다고 해서 심사위원들의 전문성을 거론한 것은 경솔한 태도였다.

전문음악심사단의 점수가 본 심사위원들보다 많이 낮은 것은 분명 당황스러운 부분이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들의 자질을 의심하는 것은 못난 짓이었다. 비조성음악에 가까운 음악세계를 가진 야야라면 자신들의 본질을 알아주지 않는 일이 결코 생소하지는 않을 것이다. 적어도 시청자 한 사람은 슈퍼키즈보다 훨씬 더 높은 점수를 줬다는 사실로 위안삼기를 바란다.

매스 미디어랑 같이 보고 달리 말하기. 매일 물 한 바가지씩 마당에 붓는 마음으로 티비와 씨름하고 있다. ‘탁발의 티비 읽기’ http://artofdie.tistory.com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