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가수다2가 이번 주 경연부터 녹화방송을 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녹화 당시의 청중평가단의 점수와 방송 당일의 문자투표를 합산하는 방식은 그대로 유지된다. 그에 따라서 무엇보다 방송음질이 확실히 생방송보다는 좋아질 것이고, 생방송이라는 긴장감을 소화하지 못하고 경직된 모습만 보였던 전반적인 문제들도 해결될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불과 한 달 만에 방송 포맷을 바꾼 것을 보면 생방송이 제작하기에도 어려운데 그 성과도 생각보다 좋지 않았음을 제작진이 간파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한 달의 경연을 보면 생방송은 득보다 실이 더 많았다고 할 수 있다. 빠듯한 큐시트 속에서 모두가 지나치게 경직된 모습이어서 느긋하게 음악을 즐기는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지 못한 것도 모두 생방송 때문이었다.

결국 김영희 피디가 구상한 것은 녹화와 생방송을 결합시킨 형태인데, 나가수2의 피할 수 없는 선택이자 결정이라 할 수 있다. 잘만 된다면 이 방식은 시쳇말로 일타이피의 대박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무엇보다 녹화방송만으로 진행되던 시즌1의 지긋지긋한 스포일러의 유령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으면서도 가수들에게는 생방에 대한 긴장을 덜어주고, 시청자에게는 훨씬 다듬어진 음질을 전달할 수 있다.

결국은 음악프로이고, 그렇기 때문에 무대에 서는 가수들에게 녹화라는 다소 편안한 분위기와 녹화 후 믹싱을 통해 음향적으로 완성도를 높일 수 있다는 점은 자기 정체성에 충실한 개편이라 할 수 있다. 티비로 감상하기에 생방송의 나가수2의 음질은 결코 좋았다고는 할 수 없었기 때문에 일단 녹화방송으로의 전환은 긍정할 수밖에 없다.

다만, 여전히 생방송과의 결합부분이 걸림돌이 될 수밖에는 없을 것이다. 특히 녹화된 영상을 보고 실시간 문자투표를 하는 것이 생방송 때와 같을 수 있겠냐는 것이다. 지금까지 문자투표는 생방송과 동일한 개념으로 인식되어 왔다. 따라서 나가수2가 최초로 녹화방송 문자투표를 시도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나가수는 시청률 대비 문자투표는 적지 않았다. 몇 번은 새로운 방식을 지켜봐야겠지만 이미 녹화된 영상이라는 것을 알면서 문자투표가 전처럼 변함없거나 더 높아진다면 일단은 성공한 것으로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어쩌면 가장 큰 문제라 할 수 있는 것이 여전히 남아 있다. 가수들의 무대는 녹화로 완성도를 높일 수 있겠지만 문자투표를 유지하는 한, 나머지 부분은 역시 생방송으로 진행해야 하는데 지금의 박명수와 노홍철이 이를 충분히 잘 살릴 수 있는 대안을 마련했는지가 의문이다.

시즌1보다 확실히 개그맨들을 통한 예능 부분을 많이 줄여 박명수와 노홍철에게 모두 맡긴 셈인데, 결과는 좋지 않았다. 두 사람의 준비 부분도 문제가 되겠지만 역시나 생방송이라는 점이 심리적인 압박을 가한 것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다시 말해서 6월의 변화된 나가수2도 결국 박명수와 노홍철에게는 근본적으로 달라진 것이 없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방송을 보고 판단해야겠지만 생방송으로 진행될 부분에서 박명수, 노홍철이 제대로 이름값을 할 수 있는 예능 포맷이 필요하다. 단순히 통로 에스코트나 하고, 분주하게 대기실을 돌아다니며 몇 마디 인터뷰하는 것으로는 재미를 뽑아내기는 어렵다. 김영희 피디의 진짜 실력은 바로 이 예능부분을 살리는 것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6월의 새 가수로는 한영애와 국가스텐이다. 한영애라니... 한영애의 등장과 더불어 바뀐 나가수2의 새로운 방식을 흥분으로 기다려본다.


매스 미디어랑 같이 보고 달리 말하기. 매일 물 한 바가지씩 마당에 붓는 마음으로 티비와 씨름하고 있다. ‘탁발의 티비 읽기’ http://artofdie.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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