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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LG:롯데 - 타선 침묵, LG 연장 역전패[블로그와] 디제의 야구 이야기
디제 | 승인 2012.05.31 09:46

LG가 주키치와 우규민의 호투에도 불구하고 연장 11회말 끝에 역전패했습니다. 타선의 침묵이 결정적인 패인입니다. 이진영과 작은 이병규가 부상으로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된 것부터 공격력 약화를 예고했지만 실제 경기에 들어가고 보니 타선의 짜임새는 걷잡을 수 없이 헐거워졌습니다.

2회초 LG가 2점을 선취했지만 내용을 뜯어보면 결코 만족할 수 없었습니다. 상대 실책이 수반된 1사 만루 기회에서 8번 타자 심광호가 0-2의 불리한 카운트에서 몸에 맞는 공으로 선취점을 얻었다면 대량 득점을 노려볼 만했지만 오지환이 삼진으로 물러나 타점을 만들지 못했습니다. 오지환은 5타수 무안타 4삼진으로 극도의 부진에 빠졌습니다.

이어 2사 만루에서 양영동의 좌전 적시타로 2:0이 되었지만 원체 짧은 안타였기에 2루 주자까지 불러들일 수 없었고 김용의가 삼진으로 돌아서며 이닝이 종료되어 LG는 2점에 만족해야 했습니다. 그리고 2회초 얻은 2점이 연장 11회초까지 이어진 오늘 경기에서 얻은 LG의 득점의 전부였습니다.

LG 타선에서 주전이 상당수 빠진 상황이라 연속 안타를 기대하기 어려우며 그렇다고 장타력이 뛰어난 것도 아니기에 타자들이 타석에서 상대 투수의 공을 오래 지켜보며 끈질긴 승부를 이어가야 했지만 대부분의 타자들이 빠른 카운트에서 스윙하며 성급함을 노출했습니다. 2회초 2사 만루, 3회초 2사 2루, 5회초 2사 1, 2루, 6회초 2사 2루, 10회초 2사 만루의 득점권 기회에서 단 1개의 적시타도 나오지 않은 것이 LG의 패인입니다.

   
▲ LG 주키치 ⓒ연합뉴스
선발 주키치는 6이닝 2실점을 기록하며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했고 2회말 1사 3루와 5회말 1사 1, 3루에서 실점하지 않는 뛰어난 위기관리 능력을 선보였지만 4회말 2실점에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4회말 선두 타자 손아섭을 상대로 주키치는 0-2의 유리한 카운트에서 12초룰 위반으로 김풍기 주심의 경고를 받았습니다. 예민한 주키치는 경고 이후 투구 리듬이 급격히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평소 투구 간격이 매우 짧은 주키치가 왜 손아섭을 상대로 0-2의 유리한 카운트에서 갑자기 투구 간격을 길게 가져가다 경고를 받았는지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지난 시즌 자신에 강했던 손아섭의 흐름을 빼앗기 위한 것인지 알 수 없으나 주자 없는 상황에서 투구 간격을 길게 끌고 간 것은 결과적으로 독이 되었습니다.

결국 주키치는 손아섭에게 우전 안타를 내준 이후 초구에 어처구니없는 폭투로 무사 2루의 위기를 맞았고 전준우에게 중월 적시 3루타를 허용해 첫 실점을 기록했습니다. 경고 이후 안타 - 폭투 - 적시 3루타로 이어진 것입니다.

전준우의 중월 3루타에서는 중견수 양영동의 수비가 아쉬웠습니다. 양영동은 타구를 잡기 위해 물러서다 담장 앞에서 넘어지며 포구하지 못해 3루타를 만들어줬습니다. 부상을 입은 것은 안타깝지만 양영동이 넘어진 곳과 전준우의 타구가 떨어진 곳은 위치상으로 상당한 차이가 있었습니다. 근본적으로 타구 판단에 실패했다는 의미입니다. 아마도 양영동은 담장 근처에서 타구 판단에 실패했다는 것을 뒤늦게 깨닫고 타구를 향해 우익수쪽으로 갑자기 몸을 돌리다 넘어진 것으로 보입니다. 양영동은 타구 판단 실패로 부상을 입었고 2루타로 막을 수 있었던 것이 3루타가 되며 추가 실점의 빌미마저 제공했습니다. 어제 경기 관전평에서도 언급했지만 2루타로 막을 수 있는 타구를 3루타로 만들어주는 허술한 외야 수비나 중계 플레이는 극력 지양해야 합니다. 2루와 3루는 배터리를 비롯해 수비하는 입장에서는 엄청난 차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계속된 1사 1, 3루에서 황재균의 기습 번트 안타로 2:2 동점이 되었는데 이 장면에서 주키치는 두 가지 잘못을 저질렀습니다. 첫째, 3루 주자의 득점을 막기 위해 무리하게 홈 승부를 시도하다 타자 주자까지 모두 살려줘 아웃 카운트를 늘리지 못한 것입니다. 실점을 하지 않겠다는 과욕이 앞서 역전의 화근을 만든 것입니다. 둘째, 주키치가 타구를 잡기 위해 몸을 던지다 넘어져 부상을 입을 뻔 했다는 것입니다. 현재 LG는 주키치를 제외하면 계산이 서는 선발 투수가 없습니다. 단순히 오늘 경기의 승패를 떠나 주키치가 부상을 입으면 LG는 시즌을 접는 것과 다름없는 엄청난 손실을 입게 됩니다.

어쩌면 주키치가 무리한 수비에 나선 것은 동점을 허용할 경우 최근 LG 타선의 침묵을 감안해 승리할 수 없다는 절박한 심리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계속된 1사 1, 2루 역전 위기에서 대타 강민호와 대타 박종윤을 연속 범타 처리하며 역전을 허용하지는 않았지만 아찔한 순간이었습니다.

5회말 1사 2, 3루에서 전준우의 땅볼 타구에 대한 2루수 김태완의 수비는 문제를 노출했습니다. 김태완은 타구를 포구한 뒤 머뭇거리다 바로 옆에 있는 유격수 오지환에게 넘겨줬고 오지환이 홈에 송구해 3루 주자 문규현을 아웃시켰는데 김태완의 수비는 본헤드 플레이였습니다. 전준우의 타구를 포구한 상황에서 김태완은 우선 3루 주자의 움직임을 확인한 후 움직이지 않으면 1루에 송구해 타자 주자를 잡거나 3루 주자가 움직이면 홈에 송구해 런다운으로 이행했어야 합니다. 하지만 김태완이 시간을 끄는 바람에 3루 주자밖에 잡지 못하는 사이 타자 주자는 2루까지 안착해 다시 2사 2, 3루의 위기를 맞았습니다. 주키치가 홍성흔을 범타 처리하며 이닝을 마감했기에 망정이지 김태완의 엉성한 수비는 경기 중반에 LG를 패배로 몰 뻔 했습니다.

지난 5월 27일 광주 KIA전과 마찬가지로 서동욱은 오늘도 주루사와 불필요한 기습 번트로 본헤드 플레이를 노출했습니다. 8회초 2사 후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한 서동욱은 이명우가 초구를 투구하기도 전에 2루로 도루를 감행하다 견제구에 걸려 아웃되었습니다. 서동욱이 도루를 시도해 아웃되는 것보다 하위 타선의 심광호까지 타격을 마무리하고 9회초 9번 타자 오지환부터 시작해 상위 타선으로 이어가는 편이 바람직했기에 1루에 머무는 편이 나았습니다.

10회초 2사 만루에서 초구 기습 번트에 1루수 뜬공으로 서동욱이 아웃된 장면은 혀를 끌끌 차기에 충분한 것이었습니다. 그에 앞서 김사율이 정성훈을 상대로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주며 제구에 어려움을 겪었으니 서동욱 역시 차분하게 김사율의 공을 지켜보는 편이 바람직했습니다. 그렇지 않다면 볼 4개 연속 이후 초구에 들어올 스트라이크를 노려 정상적으로 강한 스윙을 했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서동욱은 이미 여러 차례 이전 경기에서 시도해 타 팀에 노출된 낡은 레퍼토리인 기습 번트를 다시 꺼내들다 맥없이 아웃되었습니다. 아마도 상대의 허를 찌르는 과감한 시도를 도모하는 것이라고 스스로 생각할지 모르지만 실상은 서동욱은 경기 흐름 전체를 읽지 못하고 무리한 플레이로 팀을 패배로 몰아넣고 있습니다. 서동욱에게 필요한 것은 잔꾀에 스스로 넘어가 자멸하는 것이 아니라 기본기에 충실한 타격과 주루 플레이를 견지하는 것입니다.

   
▲ LG 서동욱 ⓒ연합뉴스
김기태 감독의 대타 기용 및 투수 교체는 오늘도 의문을 남겼습니다. 가장 강력한 대타 윤요섭을 10회초 대타 김용의의 타석에서 투입했는데 그에 앞서 8회초 2사 1루 심광호의 타석이나 9회초 선두 타자 심광호의 타석에서 투입하는 편이 보다 상대를 압박할 수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어차피 경기 종반 1점 승부를 흐르면서 도루 저지 능력이 취약한 심광호는 김태군으로 교체될 수밖에 없었기 때문입니다. 9회말 황재균이 볼넷으로 출루하자 도루를 막기 위해 심광호는 김태군으로 교체되었는데 그에 앞서 8회초나 9회초 심광호 타석에서 윤요섭을 기용하고 수비에 들어갈 때 김태군으로 교체하며 심광호보다 출루 가능성이 높으며 발도 빠른 김용의는 연장전까지 밀고 가는 편이 나았을 듯합니다.

궁극적으로 연장 끝내기 패배의 화근이 된 11회말 투수 교체도 아쉬움이 남습니다. 선두 타자 김문호에 맞춰 10회말 삼자 범퇴로 호투한 이동현 대신 이상열을 기용했는데 아마도 좌자타에 맞춰 좌투수를 올리는 편이 낫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10회말 이동현이 146km/h의 강력한 직구 구속을 유지했고 투구수가 20개밖에 되지 않았기에 김문호까지 이동현에게 맡기고 조성환부터 김기표를 투입하는 것이 어땠을까 싶습니다. 롯데와의 주중 2연전에서 김기태 감독은 과거 LG의 전임 감독들처럼 ‘좌좌우우’ 공식에 얽매이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결과 또한 좋지 않습니다. 김기태 감독이 낡은 공식을 고집하며 전임 감독들의 성적까지 답습하지 않기를 기원합니다.

야구 평론가. 블로그 http://tomino.egloos.com/를 운영하고 있다. MBC 청룡의 푸른 유니폼을 잊지 못하고 있으며 적시타와 진루타를 사랑한다.

디제  tomino@hite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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