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LG는 KIA와 맞붙은 광주 원정 3연전에서 전패를 기록했습니다. 선발 투수, 구원 투수, 내외야 수비, 주루 플레이, 테이블 세터, 중심 타선, 그리고 하위 타선에 이르기까지 모두 KIA에 열세를 보이며 무너졌습니다.

정성훈, 이병규의 중심 타선의 침체가 원체 심하기에 그렇지 LG 하위 타선의 부진 또한 심각합니다. 지난 주말 LG와 KIA의 하위 타선의 집중력은 뚜렷한 격차를 드러냈습니다.

3연전의 첫날이었던 5월 25일 경기 6회말 2사 3루에서 5:2로 KIA가 달아나는 중전 적시타를 터뜨린 것은 9번 타자 이준호였습니다. 이준호의 쐐기타로 인해 승부는 완전히 갈렸고 선발 리즈는 더 견디지 못하고 강판되었습니다.

다음날인 5월 26일 경기에서는 5회말 선두 타자 이준호가 중전 안타로 출루하자 상위 타선에서 타점을 얻으며 3:2로 KIA가 앞서갔습니다. 5:5 동점으로 맞선 8회말 2사 3루에서는 8번 타자 송산의 좌측 적시 2루타로 KIA가 결승점을 얻으며 승리했고 우완 셋업맨 중 리그에서 가장 완벽한 투구 내용을 자랑하던 LG 유원상은 시즌 첫 패배를 안았습니다.

3연전의 마지막 경기였던 5월 27일 경기에서는 6회말 1사 2루에서 이준호의 중월 적시 2루타로 5:2로 KIA가 달아났습니다. LG가 이날 경기에서 무수한 기회를 날리며 3점밖에 얻지 못하며 7:3으로 패했음을 감안하면 이준호의 적시 2루타는 쐐기타와 마찬가지였습니다.

3연전 동안 2루수(서동욱/김태완) - 김태군 - 오지환으로 선발 출전한 LG의 하위 타선은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김태군은 5월 25일 경기 4회초 2사 2루에서 우전 적시타로 선취점을 뽑아냈지만 5월 27일 경기 2회초 1사 3루의 기회에서는 초구를 성급하게 건드려 유격수 땅볼로 물러났고 이어 오지환이 삼진으로 돌아서며 LG는 득점에 실패했습니다. 4회초 선두 타자 정성훈이 2루타로 출루하자 1점을 얻기 위해 김태완에게 희생 번트를 지시한 만든 김기태 감독을 무색하게 만들었습니다. 1사 3루의 득점권 기회에서 적시타는커녕 타점도 얻지 못하는 LG 하위 타선의 현주소를 여실히 드러낸 것입니다.

▲ 23일 열린 2012 프로야구 넥센과 LG의 경기. 4회말 LG 공격 1사 만루에서 김태군이 삼진 당하고 있다. ⓒ연합뉴스
LG와 KIA의 3연전에서 양 팀 하위 타선의 기록을 살펴보면 2루수 - 김태군 - 오지환으로 이루어진 LG의 하위 타선은 24타수 4안타 타율 0.167 1타점에 그친 반면 송산 - 이준호로 이어진 KIA의 하위 타선은 23타수 6안타 타율 0.261 3타점으로 분전했습니다. 3명의 LG 하위 타선 타자들의 안타와 타점을 모두 합해도 2명의 KIA 하위 타선 타자들의 안타와 타점에 못 미친 것입니다.

수비 부담이 많은 키스톤 콤비와 포수가 LG의 하위 타선을 이루고 있는 만큼 매 경기 안타와 타점을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현재 LG의 하위 타선 타자 중에서 타율 0.250을 넘는 선수가 아무도 없다는 사실은 얼마나 하위 타선의 부진이 심각한 상황인지 입증합니다. LG의 입장에서는 거의 아무것도 기대할 수 없으며 반대로 상대 투수로 하여금 편안한 마음으로 ‘쉬어가는’ 타선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LG는 오늘부터 롯데와 원정 3연전을 치릅니다. 지난 주말 롯데는 타선 폭발에 힘입어 두산과의 원정 3연전을 싹쓸이했습니다. LG는 정재복, 롯데는 고원준을 선발 투수로 예고한 만큼 오늘 경기 또한 타격전으로 승부가 갈릴 확률이 높습니다. 롯데와의 3연전에서도 지난 주말처럼 LG 하위 타선이 침묵을 지킨다면 LG의 연패는 길어질 가능성이 상당합니다.

야구 평론가. 블로그 http://tomino.egloos.com/를 운영하고 있다. MBC 청룡의 푸른 유니폼을 잊지 못하고 있으며 적시타와 진루타를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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