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 논란'의 당사자인 권재홍 MBC 보도본부장은 논란이 제기된 지 일주일 만에 입을 열어 "노조원들에 의해 상처입은 사실은 없다"고 밝혔다.

▲ MBC노조가 18일 오전 공개한 '풀 동영상'에 따르면, 16일 저녁 권재홍 본부장은 청경들과도 일정한 거리를 유지한 채 차분하게 차량에 탑승한다.

지난 16일 파업 중인 MBC 기자들은 MBC 사측의 '시용기자' 채용과 관련해 권재홍 보도본부장의 면담을 요구했으나 권 본부장이 후배기자들을 피하자 밤 10시경 권 본부장의 퇴근 시각에 맞춰 시위를 진행한 바 있다. 다음날인 17일 밤 MBC <뉴스데스크>는 톱뉴스로 "권재홍 앵커가 노조원들의 퇴근 저지를 받는 과정에서 신체 일부에 충격을 입어 당분간 방송 진행을 할 수 없게 됐다"며 권재홍 본부장의 부상이 파업중인 MBC 기자들의 시위로 인한 것임을 강조한 바 있다. 해당 보도의 기사 문안은 당사자인 권재홍 본부장이 직접 전화로 불러주고 황헌 보도국장이 이를 받아쓴 것으로 드러났으며, 24일 MBC 기자들에 의해 언론중재위 측에 정정보도 및 2억원의 손해배상이 청구된 상황이다.

이 밖에도, MBC 사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권재홍 앵커가 타박상을 입었다"고 발표하며 MBC 기자들의 시위로 권 본부장이 부상을 입었음을 재차 강조했으나 18일 오전 MBC노조 측에서 당시 상황을 촬영한 동영상을 공개함으로써 이 같은 해명이 거짓으로 드러나자 "정신적 충격으로 권 본부장이 병원에 입원해 치료 중"이라고 말을 바꿨다.

권 본부장은 '부상논란'이 제기된 지 일주일 만인 25일 MBC 사측 특보를 통해 입을 열어 "노조원들에 의해 상처를 입은 사실은 없다"며 "다수에 떠밀려 차량으로 이동하던 중 (내가) 발을 헛디딘 것"이라고 해명했다.

권 본부장은 16일 저녁 상황에 대해 "저를 보호하려는 청경들과 구호를 외치며 따라오는 기자들이 뒤섞인 채 차량 쪽으로 향했다. 이 과정에서 어둠 속에 발 밑이 잘 보이지 않아 계단에 왼발이 급하게 디뎌지면서 왼쪽 허리부분에 충격을 느꼈다"며 "떠밀리다시피 승용차에 타게 됐고, 그 후 20여분 동안 기자들에게 에워싸여 차안에 갇히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당시 상황을 촬영한 동영상에 따르면, 차량에 오르기 직전 권재홍 본부장은 파업 중인 MBC 기자들은 물론 청경들과도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고 있다.

▲ 권재홍 MBC보도본부장 ⓒ연합뉴스
권재홍 본부장은 '정신적 충격'을 강조했다. 권재홍 본부장은 "수십 명의 기자들이 마이크로 고함을 지르고 카메라를 들이대며 차를 막아서는 바람에 정신적으로 큰 충격을 입었다. 가슴이 옥죄어들며 머리에 통증이 오기 시작했다"며 "송곳이 심장을 찌르는 고통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허리 통증은 발을 헛디딜 때 오는 일시적 근육통이므로 근육 이완제를 먹고 휴식을 취하면 별 문제 없지만 정신적 충격으로 오는 '긴장성 두통'은 약물치료와 안정이 급하다는 진단을 받았다"며 "두통으로 인한 오심과 울렁증, 탈진증세가 심해 입원치료를 받았고, 현재는 퇴원해 약물 치료를 하며 안정을 취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물리적 타격만이 폭력인가?"라며 "기자들이 정신적 충격을 가한 행위는 과연 정당한 것인가? 그 정도로 충격을 입을 만큼 심신이 약한 게 문제라면 저는 아무 할 말도 없는 건가?"라고 주장했다.

권 본부장은 "더 이상 얼굴 붉히며 싸우고 싶지 않다. MBC의 자존심을 지키고 싶다"며 "하지만 이번 사건을 놓고 노조원들이 직접적으로 신체적 위해를 가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제가 사건을 일부러 꾸며낸 것처럼 호도하고 소송까지 제기하는 파업 기자들을 보면서 참혹한 자괴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MBC 사측은 권재홍 본부장의 인터뷰 내용을 담은 특보를 25일 오전 발표했으며, "노조와 일부 언론이 '할리우드 액션' 등으로 표현하면서 사실을 왜곡하는 일이 벌어져, 권 앵커가 이를 바로잡기를 원해 (인터뷰가) 이뤄졌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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