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월 6일 KBS 새 노조 총파업 출정식에서 조합원들이 'Reset KBS'라는 문구가 적힌 펼침막을 들고 있는 모습. ⓒKBS 새 노조

KBS 사측이 3월 6일부터 총파업 중인 KBS 새 노조 측에 '이화섭 보도본부장 8월 신임투표' '징계 최소화' 등을 제안했으나, 23일 새 노조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기로 결정했다.

KBS 새 노조가 '김인규 사장 퇴진' 총파업에 돌입하게 된 직접적 계기는 '이화섭 부산총국장의 보도본부장 임명' '새 노조 1기 집행부 대거 중징계' 두 가지다. KBS기자협회는 '공정방송 회복'을 외치며 탄생한 KBS 새 노조 집행부 13명이 대거 중징계를 당하고, <추적60분> 4대강편 불방 등의 논란을 일으킨 이화섭 부산총국장이 신임 보도본부장으로 임명되자 3월 2일부터 무기한 제작거부에 들어갔으며 KBS 새 노조가 이를 받아 3월 6일부터 '김인규 퇴진'을 걸고 총파업에 돌입한 바 있다.

23일 새 노조 쟁의대책위원회는 오후 2시부터 마라톤 회의를 연 끝에 '이화섭 보도본부장 8월 신임투표' '징계 최소화' '탐사보도팀 부활' 등이 담긴 사측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날 회의에는 집행부, 중앙위원, 시도지부장으로 구성된 쟁의대책위원 가운데 31명이 참석했으며 이 중 19명이 사측의 제안에 대해 반대 의사를 나타내면서 부결됐다. '무기한 제작거부'로 파업 사태의 첫 발을 내디딘 보도국 기자 조합원들 역시 23일 오전 총회를 통해 압도적인 숫자로 '사측의 제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KBS 새 노조 관계자는 "KBS 역사상 최장기 총파업을 진행 중인데, 이 정도의 협상안으로 파업을 접을 수 없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협상안에) '이화섭 본부장 퇴진'이 확실하게 명기돼있지 않은 것도 큰 영향을 미쳤다"며 "더 싸워보자는 조합원들의 의지를 이어받아 강력하게 총파업 투쟁을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KBS 새 노조 쟁의대책위원회는 24일 결의문을 발표해 "치열한 격론 끝에 쟁대위는 집행부의 협상안에 대해 좀 더 긴 호흡으로 원점에서 재검토할 것을 요청했다. (협상안이) 파업 80일을 넘기고 있는 현재의 국면 전환을 모색하기 위한 나름의 성과물임은 인정하지만, 조합원들은 처음 파업에 나서면서 내걸었던 국민들과의 약속에 대해 좀 더 책임있는 내용이 담기길 바랐기 때문"이라며 "처음 파업 깃발을 올릴 때의 마음가짐으로 돌아간다"고 밝혔다.

쟁대위는 23일 회의 결과에 대해 "두 가지 엄중한 요구를 담고 있다"며 "집행부와 조합원들의 결속력이 좀 더 높은 수준으로 유지돼야 한다. 파업을 끝내고 다시 일터로 돌아갔을 때 과연 우리가 어떻게 국민과의 약속을 지킬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서도 좀 더 구체적인 질문과 이에 대한 결과물들을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