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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정성훈 붙박이 4번 타자’ 재검토해야[블로그와] 디제의 야구 이야기
디제 | 승인 2012.05.23 09:38

   
▲ 정성훈 ⓒ연합뉴스
LG 정성훈의 부진이 심상치 않습니다. 4월 한 달 간 16경기에서 0.310 7홈런 16타점으로 불방망이를 휘두르던 모습은 사라졌습니다. 5월 들어 정성훈은 18경기에서 0.234 1홈런 4타점으로 부진에 허덕이고 있습니다.

최근 5경기에서도 정성훈은 19타수 2안타 타율 0.105에 그치고 있습니다. 홈런과 타점은 전무합니다. 특히 2경기 연속 결정적인 순간 병살타로 공격의 맥을 끊었습니다. 5월 20일 잠실 두산전에서는 5:5로 맞선 9회초 1사 만루의 절호의 기회에서 4-6-3의 병살타로 물러났습니다. 1점 승부에 돌입한 경기 종반 상대 실책에 편승한 기회를 병살타로 날렸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컸습니다. 연장 11회초 2사 후 이진영의 2타점 결승타가 터져 LG가 승리했기에 다행이지 만일 LG가 패배했다면 정성훈의 병살타는 상당한 충격파가 되었을 것입니다.

어제 넥센전에서는 1회말 1사 1, 2루의 기회에서 정성훈이 다시 5-4-3의 병살타로 선취 득점의 기회를 무산시켰습니다. 이후 LG가 5회말까지 이렇다 할 기회도 잡지 못하고 넥센 선발 김영민에게 눌렸으며 3회초 내준 선취점이 결승점이 되어 패배했음을 감안하면 1회말 정성훈의 병살타로 선취 득점에 실패한 것은 아쉬움이 큽니다. 지난주 LG는 선취 득점에 성공한 5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거머쥔 바 있습니다.

정성훈은 수비에서도 아쉬움을 남기고 있습니다. 5월 20일 잠실 두산전에서는 3회말 선두 타자 이원석의 땅볼 타구에 1루에 악송구하는 등 송구에 약점을 보이고 있습니다.

최근 정성훈의 부진은 감기 몸살과 손등 부상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정성훈은 애당초 체력이 강한 편이 아니며 잔부상이 잦은 것이 사실입니다. 감기 몸살은 근본적으로 정성훈이 프로다운 자기 관리에 실패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정성훈의 부진으로 인해 LG는 공수 양면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지난주 5승 1패를 거두기는 했지만 예상 외로 호투한 마운드와 타선을 홀로 이끌다시피 한 박용택의 고군분투 덕분이지 타선이 터졌기 때문은 아닙니다. LG는 다득점으로 손쉽게 승리하는 것이 아니라 적은 득점으로 인해 접전 상황이 반복되어 셋업맨 유원상이 많은 경기에 등판해야만 했습니다. 투수진이 호투한 것은 바람직하지만 언제까지나 투수들에게만 의존할 만큼 LG 마운드가 근본적으로 탄탄한 것은 결코 아닙니다. 따라서 4번 타자 정성훈의 부진으로 인해 타선이 전반적인 짜임새를 상실한 상황에 대한 대안이 필요합니다.

우선 부진에 시달리는 정성훈에게 휴식을 부여하며 최동수를 4번 지명 타자로 기용하고 3루수로서는 타격에 자질을 지닌 김용의를 선발 출전시키는 방법이 있습니다. 최동수는 최근 5경기에서 11타수 4안타 4타점의 호조를 보이고 있으며 김용의는 정성훈을 대신해 5월 12일 잠실 삼성전에 3루수로 선발 출장해 7개의 땅볼 타구를 실책 없이 안정적으로 아웃 처리한 바 있습니다. 부진한 정성훈의 선발 기용을 고집할 필요는 없습니다.

한걸음 더 나아가 우타자가 4번 타자가 되어야 한다는 김기태 감독의 시즌 전 공약 또한 근본적으로 재검토할 시점이 왔습니다. 주로 정성훈이 4번 타자로 붙박이 기용되면서 1번부터 3번 타자까지는 좌타자가 집중적으로 배치되는 일이 많은데 상대 선발 투수가 좌투수일 경우 그다지 바람직한 라인업 구성은 아닙니다. 1번부터 3번 타자까지 좌우 균형을 어느 정도 맞춘 이후 4번 타자에 좌타자를 배치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개막 이전부터 공약했지만 결국 마무리로 정착하지 못한 리즈에 대해 김기태 감독이 스스로 잘못을 인정하는 통 큰 모습을 보인 것과 같이 ‘4번 타자 = 우타자’라는 공약 또한 탄력적으로 적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시즌 전 천명한 감독이 구상을 133경기 내내 고수해야 할 이유는 없기 때문입니다. 김기태 감독이 최하위로 예상된 LG를 5할 승률의 팀으로 만든 것은 바로 ‘유연함’ 때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카멜레온처럼 끊임없이 변신하는 김기태 감독의 선발 라인업이 보고 싶습니다.

야구 평론가. 블로그 http://tomino.egloos.com/를 운영하고 있다. MBC 청룡의 푸른 유니폼을 잊지 못하고 있으며 적시타와 진루타를 사랑한다.

디제  tomino@hite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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