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LG와 두산의 경기는 더그아웃 라이벌답게 연장 11회에 이르는 치열한 접전이 전개되었습니다. LG는 연승을 위해, 두산은 연패에서 벗어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승부의 향방을 가를 수도 있었던 심판의 결정적인 오심은 눈살을 찌푸리게 했습니다.

5:1로 LG가 앞선 5회말 무사 1루에서 정수빈의 땅볼 타구를 포구한 2루수 서동욱은 선행 주자를 아웃 처리하기 위해 2루 베이스에 들어간 유격수 오지환에게 송구했습니다. 하지만 서동욱의 송구는 높았고 우효동 2루심은 세이프를 선언했습니다. 오지환이 2루 베이스를 밟지 못한 사이 1루 주자 오재원의 발이 2루 베이스에 먼저 닿았다는 것입니다.

▲ LG오지환 ⓒ연합뉴스
하지만 생중계를 하고 있던 SBS ESPN의 느린 그림을 통해 오지환의 발이 분명 2루 베이스에 먼저 닿았으며 벤트 레그 슬라이딩을 시도한 오재원이 오지환의 발을 밟아 2루 베이스를 밟지 못했다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우효동 2루심의 명백한 오심인 것입니다.

오지환은 오심에 강력히 항의했지만 우효동 2루심은 자신이 정확하게 판정했다며 항의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정확한 판정이었다면 1사 1루가 되었겠지만 오심으로 인해 무사 1, 2루가 되었습니다. 악송구를 범한 서동욱의 실책으로 기록되었지만 송구를 포구한 오지환 뿐만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LG에 불리한 오심이었습니다.

이후 허경민의 희생 번트와 김현수의 적시타로 두산은 순식간에 5:3까지 추격했습니다. 오심이 아니었다면 두산이 2점차로 육박해올 가능성은 보다 낮았습니다. 이후 두산은 8회말 5:5 동점을 이루었는데 5회말 우효동 2루심의 오심이 동점의 발판이 되었다는 사실은 부인하기 어렵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바로 전날이었던 5월 19일 경기에서도 오심이 나왔다는 것입니다. 3회초 1사 후 볼넷으로 출루한 오지환은 박용택의 타석에서 초구에 2루 도루를 시도했지만 강광회 2루심에게 아웃 판정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오지환이 도루를 시도하자 포수 최재훈의 2루 송구가 높아 유격수 손시헌은 껑충 뛰어올라 포구했고 손시헌의 글러브가 오지환의 몸에 닿기 전 이미 오지환의 손은 2루 베이스에 먼저 닿았습니다. 강광회 2루심의 오심이었던 것입니다. 3회초 LG가 오심을 딛고 2사 후 집중력을 보이며 3점을 뽑으며 승리했지만 오심으로 인해 뒷맛은 개운치 않았습니다.

결국 지난 이틀간 강광회 심판과 우효동 심판은 LG 오지환을 상대로 불리한 오심을 연발했던 셈입니다. 특정 팀, 특정 선수를 상대로 이틀 연속 오심이 반복된 것이 과연 우연인지 의문입니다.

일부에서는 KBO의 심판들이 ‘오지환 길들이기’에 나선 것이 아니냐며 의혹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4월 29일 사직 롯데전에서 3회초 삼진을 당한 뒤 오지환은 김병주 구심의 스트라이크 존 판정에 불만을 표시한 바 있는데 이로 인해 KBO 심판들의 ‘오지환 길들이기’가 의도적으로 자행된 것으로 보인다는 것입니다. 김병주, 강광회, 우효동 심판은 한 팀을 이루고 있는 심판조입니다.

하지만 4월 29일 경기에서 오지환의 항의가 부당했으며 김병주 구심의 스트라이크 존 판정이 정확하고 떳떳했다면 그 즉시 오지환을 퇴장 조치하면 되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순간 오지환을 퇴장시키지 않은 것은 자신의 판정이 부정확하며 오지환의 항의가 일리가 있음을 김병주 구심이 인지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KBO 심판들이 오지환에 최근 2경기 연속 불리한 오심을 자행한 것은 자신들의 권위에 도전한 젊은 선수에 대한 ‘괘씸죄’의 차원에서 공고한 동료의식을 과시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합니다.

지난 5월 11일 청주 구장에서 벌어진 한화와 롯데의 경기에서 이른 바 ‘에어 진행’이라 회자된 권영철 구심의 결정적인 오심이 승부의 향방을 바꾼 것을 비롯해 올 시즌 KBO 심판들의 오심이 횡행하고 있습니다. KBO의 심판들은 판정에 항의하는 선수에 불리한 오심을 내리고 길들이기에 나서며 눈물겨운 동료의식을 발휘하기보다 매 경기 공정한 판정을 내리는 데 매진해야만 자신들의 권위가 선수와 팬들에 의해 인정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습니다. 오심을 반복하는 KBO 심판들의 각성을 촉구합니다.


야구 평론가. 블로그 http://tomino.egloos.com/를 운영하고 있다. MBC 청룡의 푸른 유니폼을 잊지 못하고 있으며 적시타와 진루타를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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