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나가수2는 아직 할 일이 참 많다. 쌀집아저씨가 많은 준비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몇 회가 지나면서 나가수2에 부족한 것들이 속속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이것은 분명 나가수2에게는 적신호이다. 그렇지만 오히려 미리 매를 맞고 점점 더 단단해지는 편이 아직 시즌1의 폭발력을 되찾지 못하는 나가수2의 장기전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나가수2의 가장 시급한 문제는 아무래도 엠씨 부분이 될 듯하다. 박명수가 대단히 훌륭한 개그맨이기는 하지만 나가수 엠씨에는 잘 맞지 않는다는 느낌을 씻어내지 못하고 있다. 미리 준비한 애드리브인지는 몰라도 정인에게 계속해서 자기 모친을 닮았다는 농담을 던졌는데, 박명수 모친의 얼굴을 모르는 시청자나 정인은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당황스럽기만 할 뿐이었다.

물론 박명수와 노홍철이 투입되는 지점에 문제가 있을 수도 있기는 하다. 아주 짧은 시간밖에 주어지지 않는 입퇴장 통로 토크는 사실 누가 하더라도 재미나 감동을 끌어내기는 무리한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또한 노래를 부리기 위해 무대에 오르는 가수의 긴장과 감정을 방해할 수도 있어 통로 토크는 피디의 과한 욕심이 된 셈이다.

짧은 입퇴장 시간은 그저 가수들에게 준비하고, 정리할 수 있도록 여백으로 두는 편이 좋다. 그렇지 않다면 무대 막간의 시간을 좀 더 늘려서 뭘 해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현재 포맷대로는 애먼 박명수만 밉상을 만들 뿐이다.

입퇴장의 짧은 시간에 욕심을 부리기보다는 경연이 모두 끝난 후의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을 어떻게 더 재미있고 긴장감 넘치는 진행을 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편이 좋을 것이다. 사실 가수들의 경연이 모두 끝나고 탈락자 혹은 이 달의 가수의 앵콜송까지 대략 23분의 시간이 있다. 방송에서 23분은 대단히 긴 시간이다. 이 시간은 1위와 탈락자(혹은 우승자)가 발표되는 중요한 시간이기는 하지만 현재의 진행은 다소 지루하고 싱겁다는 느낌이 적지 않다.

박명수와 노홍철이 가수들의 대기실을 찾아 뛰어다니며 일대일 인터뷰로 진행되는 것에 문제를 찾을 수 있다. 경연 전이라면 몰라도 노래를 마치고 난 후까지 격리시킬 필요가 있을지가 의문이다. 그보다는 시즌1처럼 한자리에 모이게 해서 박명수, 노홍철과 함께 긴장도 풀 겸해서 재미를 추구하는 편이 더 낫지 않을까 싶다.

사실 생방송 진행이라는 것은 대단히 어렵다. 유재석이라 할지라도 결코 장담할 수 없는 것이 익숙해지기 전까지는 생방송이라는 중압감을 이겨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아직은 박명수를 크게 꾸짖거나 경질을 요구할 시점은 아닌 점도 분명하다. 가뜩이나 단독 엠씨 트라우마가 있는 박명수가 하필이면 생방송에서 노홍철 몫까지 하느라 분명 무리가 됐을 것이다.

한편으로는 박명수의 진행 자질이 크게 의심받게 된 데는 이은미의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모습과 비교되는 바도 없지 않다. 이은미가 이토록 진행을 잘할 것이라고 누가 생각이나 했을까? 기대가 없었기 때문에 놀라움은 그만큼 클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은미가 잘 하니 박명수의 부족함이 더욱 커 보이는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일이다. 박명수는 진퇴양난의 지점에서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앞서 말했듯이 박명수의 엠씨 자질만큼이나 더 문제는 엠씨 활용을 위한 포맷의 허술함에 있음을 간과할 수 없다. 생방송인 만큼 엠씨의 순발력이 가장 크게 요구되겠지만 그전에 피디와 작가가 상황에 맞는 대본을 제공한다면 분명 지금보다 나아진 모습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나가수2의 박명수를 비록 칭찬은 할 수 없지만 박명수만 탓할 일은 아닐 것이다.


매스 미디어랑 같이 보고 달리 말하기. 매일 물 한 바가지씩 마당에 붓는 마음으로 티비와 씨름하고 있다. ‘탁발의 티비 읽기’ http://artofdie.tistory.com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