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LG는 상위권의 SK와 두산을 상대하는 원정 6연전이 험난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습니다. 하지만 6연전의 마지막 경기인 오늘 두산전을 치르지 않은 상태에서 4승 1패로 2연속 위닝 시리즈를 확보하고 있습니다.

2연속 위닝 시리즈의 가장 큰 원동력은 역시 마운드의 안정입니다. 어제 경기까지 3연승을 치르는 동안 LG 마운드가 27이닝에서 허용한 점수는 단 2점에 불과합니다. 지난 3경기의 LG 투수들의 컨디션은 올 시즌 최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하지만 투수들이 무실점으로 틀어막아도 타자들이 득점하지 못하면 승리할 수 없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이번 주 LG가 거둔 4승 중 3경기에서 장타가 결승타였다는 사실입니다. 장타에 힘입어 상승세를 달리고 있는 것입니다.

이번 주 첫 경기였던 5월 15일 문학 SK전에서는 2:3으로 뒤진 8회초 박용택의 우월 2점 홈런으로 4:3으로 역전했습니다. SK 에이스 마리오는 박용택의 홈런으로 강판되었습니다. 이어 8회말 이상열의 실점으로 4:4 동점이 되었지만 9회초 무사 1루에서 서동욱의 우월 3루타로 5:4로 재역전이 되었고 LG는 결국 6:4로 승리했습니다. 홈런과 3루타에 힘입은 승리였습니다.

5월 17일 SK전에서는 예상외의 투수전이 전개되었지만 3회초 2사 후 터진 오지환의 좌월 솔로 홈런으로 얻은 1점을 끝까지 지키며 LG가 1:0 신승을 거뒀습니다. 5월 들어 루징 시리즈를 기록한 바 없었던 SK였지만 1승 1패로 맞선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터진 오지환의 홈런은 SK에 5월 첫 루징 시리즈를 안겼습니다.

▲ LG 오지환 ⓒ연합뉴스
어제 경기에서 LG는 두산 선발 좌완 정대현을 초반에 공략하지 못하면서 2회초까지 무득점에 그쳤습니다. 하지만 2사 후 박용택이 빗맞은 안타를 공격적인 주루 플레이로 연결시켜 2루타로 만들면서 정대현은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이어 작은 이병규가 볼넷을 고른 이후 최동수가 좌월 3점 홈런을 터뜨려 기선 제압에 성공했습니다. 5회초에는 1사 후 박용택의 우월 솔로 홈런으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습니다.

연승을 기록하고 있지만 최근 LG 타선의 짜임새는 좋지 않습니다. 4번 타자 정성훈이 폭발적이었던 4월과 달리 5월에는 슬럼프에 빠져 있으며 주장 이병규는 좀처럼 타격감을 되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5월 초 부활하는 듯했던 이진영도 주춤하고 있습니다. 박용택만이 고군분투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LG는 장타로 승리를 챙기고 있습니다. 넥센처럼 장타가 펑펑 터지며 손쉽게 승리하는 것은 아니지만 고비마다 결정적인 장타가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LG는 팀 홈런은 24개로 3위를, 장타율은 0.375로 4위를 기록 중입니다.

사실 장타는 원한다고 쉽게 터지는 것이 아니며 타자가 장타를 노릴 경우 스윙이 커져 정확도가 크게 떨어지게 됩니다. 하지만 최근 롯데의 예에서 알 수 있듯이 장타의 개수가 감소할 경우 팀 성적 하락과 직결되기도 합니다. 장타는 양날의 검과도 같습니다.

오늘 LG는 임정우를 선발로 내세워 두산 에이스 니퍼트와 맞대결시킵니다. 투수의 이름값만 놓고 보면 니퍼트의 압도적인 우위입니다. 하지만 어제 등판했어야 할 니퍼트가 두산의 연패에도 불구하고 등판이 밀린 것은 몸 상태에 무언가 이상이 있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지난 시즌 니퍼트를 상대로 고전을 면치 못한 LG 타선이지만 의외의 장타 한 방이 예상외의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습니다.

야구 평론가. 블로그 http://tomino.egloos.com/를 운영하고 있다. MBC 청룡의 푸른 유니폼을 잊지 못하고 있으며 적시타와 진루타를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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