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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등 공공부문 사유화·시장화는 '재앙'[토론회] 이명박 정부 '공공부문 사유화'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서정은 기자 | 승인 2008.04.28 07:00

수도·전기·가스·철도 등 전통적 의미의 공기업과 KBS 등 공영방송, 그리고 교육·의료·복지·금융 영역까지 광범위하게 논의되고 있는 이명박 정부의 공공부문 사유화·시장화는 누구를 위한, 무엇을 위한 정책일까?

공공부문의 사유화·시장화가 서비스질 향상, 가격 인하, 효율화를 가져온다는 정부·기업의 주장과 달리 서비스질 저하, 가격 인상, 양극화 심화 등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민영화와 규제완화가 본격적으로 추진되면 현재 제공되는 최소한의 필수적인 공공서비스는 약화되거나 붕괴될 수 밖에 없다는 비판이다. 건강보험이나 교육을 민영화하면 고급 서비스는 성장하겠지만 공교육이나 공공의료에 투입되는 자원과 인력은 줄어들면서 사실상 일반 국민이 누리던 공공서비스는 설 자리를 잃게 된다는 것이다.

"공공부문 사유화·시장화 추진되면 최소한의 필수적 공공서비스 붕괴"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노동자의힘·문화연대·범국민교육연대·빈곤사회연대·언론개혁시민연대·언론사유화저지및미디어공공성확대를위한사회행동·에너지노동사회네트워크·진보전략회의·환경운동연합 등 17개 단체가 지난 25일 주최한 '이명박 정부 공공부문 사유화에 대한 대응방안' 토론회에서는 공공부문의 사유화가 추진될 경우 '사회적 재앙'를 초래할 것이라는 경고와 함께 공공성을 유지·강화시킬 수 있는 연대 투쟁과 정책적 대안 마련이 중요하다는 의견들이 쏟아졌다.

이날 토론회는 물·에너지·교육·의료·미디어·사회복지·금융·운송 등 각 부문별 사유화 현황과 전망, 이명박 정부의 사유화 추진 방향의 문제점을 살피고 시민·노동운동 진영의 대응 전략과 연대운동의 방향이 집중적으로 모색됐다.

   
  ▲ 참세상이 후원하고 17개 시민·노동·사회단체가 주최한 '이명박 정부 공공부문 사유화에 대한 대응방안' 토론회가 4월 25일 오후 2시 서울대 보건대학원 4층 강당에서 열렸다. ⓒ서정은  
 
우선 '물 사유화' 문제를 제기한 이태기 전국공무원노조 민영화저지특위 부위원장은 "인간의 생명과 직결된, 자원이자 인권인 물이라는 공공재를 공공의 이익에 우선해 공정하게 분배하는 것이 결코 기업의 목표가 될 수 없다"며 "물 사업 허가권을 기업에 넘겨주면 수질과 관련된 최소한의 규제와 간섭이 불가능해지고 수도요금이 인상되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고 지적했다.

'교육시장화 확대' 정책을 분석한 이철호 범국민교육연대 정책실장은 "교육 개방, 대학 시장화, 고등학교 평준화 해체 등 신자유주의 교육재편에 따른 이명박 정권에서의 교육 정책은 자율과 다양성으로 포장된 '시장화' 정책으로 학교·교사·학생의 서열화를 낳고 평등한 교육기회를 박탈하게 된다"며 "교육은 국가가 국민에게 제공하는 공적 서비스 영역이라는 점을 간과해선 안된다"고 우려했다.

"민영화 논리로 공영방송의 무료보편·공공서비스 기능 축소돼선 안돼"

'공영방송의 민영화'를 중심으로 이명박 정부의 언론 사유화 정책을 비판한 김동준 공공미디어연구소 연구실장은 "민주사회에서 대중매체가 사적인 통제에 전적으로 맡겨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민주 사회의 모든 개인은 기본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어야 하고 이것은 TV나 PC를 통해 무료로 제공돼야 한다"며 "공영방송의 비효율성은 개선할 필요가 있지만 민영화 논리로 공영방송의 공공 서비스 기능이 축소되거나 폐지되선 안된다"고 밝혔다.

김 실장은 또 "최근 제기되고 있는 KBS 2TV나 MBC 민영화 주장은 방송을 장악하지 못해 집권에 실패했다는 수구집단의 정치적 판단에 기인한 측면이 있고 이들은 민영화를 방송 통제나 장악의 수단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며 "이것은 방송 민주화와 언론자유·독립의 역사를 거꾸로 돌리는 아주 위험한 발상"이라고 덧붙였다.

이명박 정부의 '복지 비전'을 검토한 민중복지연대 교육·연구센터의 성은미씨는 "이명박 정부가 내세운 '능동적 복지'는 한국 복지에 대한 아무런 현실 인식이 존재하지 않고 노인·청소년·여성 등 대상자별 정책대안에도 특별한 내용이 없다"며 "유일한 복지철학은 경쟁과 효율, 사유화 뿐"이라고 비판했다.

성씨는 특히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건강보험과 국민연금 사유화 추진과 관련해 "공적보험과 민간보험이 경쟁하는 시스템이 도입되면 양쪽 보험에 가입된 사람들 간의 심각한 양극화가 발생하고 민간보험회사가 돈을 많이 벌수록 권력과 횡포가 심해져 결국 민중의 삶을 위협하게 될 것"이라며 "건강보험 당연지정제 폐지, 국민연금 개혁, 보육 시장화와 같은 복지의 사유화·시장화 정책에 반대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당면과제"라고 말했다.

'의료보험 민영화 반대' 내건 영화 <식코>보기 운동, 이미 대중화 

'의료시장화 정책'을 살핀 우석균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실장도 △영리의료법인 허용 △민간의료보험 활성화 △요양기관 당연지정제 폐지 등 '산업화'에 쏠린 의제 설정을 비판하면서 "한국의 보건의료제도는 두가지 선택의 길에 놓여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명박의 길은 삼성병원, 현대병원, 삼성생명, AIG에게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주고 대다수 서민에게는 감기 걸릴 여유조차 뺏자는 것인데 이는 한미 FTA의 길, 한국 재벌이 강력이 주장하는 길이다. 다른 길은 치료받을 권리를 가난하던 부자이던 간에 최소한의 권리로 보장하는 무상의료의 길, 대다수 서민들이 사는 길"이라며 "의료산업화 반대 투쟁을 무상의료운동으로 확대시켜 전개해나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우 실장은 이와 관련해 "영화 '식코' 보기 운동과 같은 의료시장반대 투쟁은 이미 의료보험 민영화 반대라는 이름으로 대중화되고 있다"며 "다음 아고라에서는 10만명을 목표로 한 의료보험민영화 반대 서명에 매일 5천명이 참여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는 이전보다 노골적인 신자유주의 정책을 추진하겠지만 이에 대응하는 대중적인 운동의 건설도 가능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금융부문 규제철폐'의 본질과 한계를 지적한 이한진 진보금융네트워크 준비위원은 "무제한적 유동성과 자율성을 확보하려는 자본의 부적절한 욕망을 적절하게 통제하지 못하면 모두가 공멸할 수 있다는 공감대가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데 오직 한국만 무조건적인 개방과 규제철폐를 외치고 있다"며 "경제위기와 민생파탄의 피해는 고스란히 노동자를 포함한 민중들이 감당해왔다. 금융공공성을 확립하고 대안적 금융시스템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활동을 벌여나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 참세상이 후원하고 17개 시민·노동·사회단체가 주최한 '이명박 정부 공공부문 사유화에 대한 대응방안' 토론회가 4월 25일 오후 2시 서울대 보건대학원 4층 강당에서 열렸다. ⓒ서정은  
 
토론회 참석자들은 우리 삶의 기본이 되는 여러 공공 분야에 닥쳐오고 있는 이명박 정부의 사유화·시장화 정책이 노동자 민중들의 기초적인 삶과 건강, 인권을 붕괴시킬 것이라는 점을 지적하면서 '공공성 확보'를 위한 본격적인 투쟁과 연대를 강조했다. 각 공공부문과 노동운동진영, 시민사회단체가 함께 연대해 국민들에게 문제점을 적극 알려내고 동시에 '대안'이 무엇인지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공공성 확보' 필요성 알리는 연대운동 중요…국민 설득할 대안 마련이 필수"

김동성 공공운수연맹 수석부위원장은 "앞으로 5년 동안 정권과 싸우겠다는 계획으로 시민·사회·노동단체들과 사유화 저지 투쟁을 시작해 사회적 쟁점을 형성한 뒤 공공부문에 대한 대안적 소유와 운영체제 계획을 제출하고 관철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구체적인 대응방안으로 △공공부문 사유화 저지와 대안마련을 위한 공동행동·토론회 전국 조직 △매각 진행중인 공기업을 국가소유로 전환 △공공기관 (국가)운영을 이용단체·종사자까지 공동으로 운영하는 사회적 운영으로 변화 △공공부문을 확대하는 사회적 운동 전개 등을 제시했다.

정태인 경제평론가는 "한미 FTA는 투자자국가제소권 등 공적규제의 강화를 불가능하게 만들기 때문에 한번 민영화되거나 규제가 완화된 분야에서 어떤 부작용이 일어나도 되돌아갈 길을 끊어버린다"며 "먼저 한미 FTA를 저지하고 공공부문의 사유화를 막아내지 않으면 민중의 삶은 파탄나게 된다. 부문별로 지금보다 더 나은 공공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대안을 국민들에게 제시하면서 사유화에 반대하는 연대투쟁을 벌여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정씨는 "이명박 정부는 몇년 뒤 민영화 정책이 실패하고 시장만능론의 폐해가 적나라하게 드러나면 (국민들의 반대로) 민영화를 덜 해서 그렇다고 우길 것"이라며 "이때 대안을 준비하고 국민을 설득하지 못하면 정권의 뜻대로 더 많은 개방과 민영화를 국민이 선택할 수도 있다. 이 세상에 시장해법만 있는 것이 아니라 공동체적 해법이 존재한다는 사실, 공공성을 강화해야만 우리 모두 행복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고 지지를 얻어낼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정은 기자  punda@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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