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여의도 KBS 본사 사옥 ⓒ미디어스
김인규 체제의 실세로 꼽히는 최모 KBS 국장은 전용길 KBS 콘텐츠본부장과의 '고성 다툼'과 관련해 "(프로그램 문제로) 쉽게 결론이 나지 않는 과정에서 언성이 높아진 것"이라며 "이번 사안이 마무리된 후 본부장님을 상대로 언성을 높였던 것에 대해 정식으로 정중하게 사과했다"고 해명했다.

<미디어스>는 15일 <'KBS 실세' 최모 국장, 이번엔 '본부장'과 다툼?>에서 지난해 8월 KBS 사장실 앞에서 김영해 KBS 부사장과 크게 다퉈 물의를 빚었던 최모 국장이 5월 초 입사 10여 년 선배이자 상관인 전용길 콘텐츠본부장을 상대로 고성을 지르며 크게 다퉈 '하극상' 논란이 일고 있으며, 이는 KBS 내부 권력관계의 현주소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고 보도한 바 있다. 최 국장은 정연주 사장 시절 노조 간부를 맡는 등 KBS 기존 노조 출신의 대표적 인사로서 2008년 8월 이병순 사장 취임 직후 한 부서의 팀장으로 임명된 이후 17기 가운데 유일하게 '국장'으로 초고속 승진하는 등 김인규 체제의 실세로 꼽히는 인물이다.

KBS 새 노조는 <미디어스> 보도 이후 16일 성명을 내어 "김인규 시대의 풍운아로 실세 중의 실세인 최 국장은 KBS기존노조 마저도 '회장'으로 일컬었던 인물"이라며 "하극상의 당사자인 최 국장에게 어떤 식으로든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15일 오후, <미디어스>의 취재 요청에 "사실이 아니다"라며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었던 최모 국장은 <미디어스> 보도가 나온 이후 16일 KBS 사내게시판에 글을 올려 공개적인 해명에 나섰다.

최 국장은 <미디어스>를 "KBS에 대한 일방적 편파 보도로 최근 KBS 출입이 금지된 인터넷 매체"라고 표현하며 "<미디어스>가 기초 조사도 하지 않았다" "기사 작성의 기본이 돼 있지 않았다"고 주장하면서도 "(OO국 프로그램의 일부 폐지와 시간대 변동 문제로) 쉽게 결론이 나지 않는 과정에서 언성이 높아진 것이었다"며 기사의 주요 내용인 본부장과의 고성 다툼 사실을 스스로 인정했다.

최 국장은 이어 "이번 사안이 마무리된 후 제 개인은 OO국 주장의 타당성 여부를 떠나 본부장님을 상대로 언성을 높였던 것에 대해 오전 간부회의에서 정식으로 정중하게 사과했다"며 "그 과정을 지켜보며 모 부장님은 OO국이 느끼는 억울함을 떠나 제가 그렇게 정리하는 모습이 좋았다고 따로 개인적으로 말해 주기도 했다"고 밝혔다.

최 국장은 지난해 8월 KBS 사장실 앞에서 김영해 당시 부사장과 크게 다퉈 물의를 빚은 것과 관련해서도 "(저의) 합리적인 문제제기가 수 차례 무시되어 언성이 높아진 것"이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최 국장은 "(김영해 부사장이) 공사내 규정을 위반하며, 부사장이라는 직위에서 편법을 강요하며(자회사 관리 관련 규정 무시, 특정 개인에 대한 불법채용 등), (저의) 합리적인 문제제기를 무시하는 과정이 수 차례 반복되면서 언성이 높아진 일"이라며 "고위 임원이 관련 규정을 위반해가며, 무리한, 불합리한 주장을 해도 고분고분 따라야 하는 것이 맞느냐? (아니면) 직을 걸고라도 부당성을 지적하는 게 맞느냐?"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하극상 논란'의 한 당사자인 전용길 KBS 콘텐츠본부장은 KBS 사내게시판을 통해 "하극상도 아니고 (최 국장은) 자신의 업무에 최선을 다한 것"이라고, 자신에게 언성을 높인 최 국장을 두둔했다. KBS의 한 관계자는 이를 두고 "최모 국장이 정말 세긴 센가보다"라고 촌평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