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는 넥센과의 주중 3연전에서 첫 경기에 승리했지만 2연패하며 루징 시리즈로 마감했습니다. 2연패의 패인을 분석하면 여러 가지를 꼽을 수 있지만 선발 투수 싸움에서 밀렸다는 점을 꼽지 않을 수 없습니다.

5월 9일 경기에서는 넥센 선발 밴 헤켄이 초반 제구 난조를 보이며 1회초부터 3이닝 연속 선두 타자 출루 기회를 얻었지만 LG가 득점한 것은 1회초 폭투로 인한 1점뿐이었습니다. 1회초 무사 만루의 절호의 기회를 제대로 살렸다면 밴 헤켄은 6이닝이나 소화하며 승리 투수가 되지는 못했을 것입니다.

어제 경기의 양상도 비슷했습니다. 김영민은 선발 로테이션에 고정된 투수는 아니었지만 초반부터 LG 타선을 묶으며 7이닝 1실점으로 예상 밖으로 많은 이닝을 소화하며 호투해 승리 투수가 되었습니다.

▲ 장원삼 선수ⓒ연합뉴스

그에 반해 이틀 동안 LG 선발 투수들은 모두 넥센의 선발 투수보다 먼저 마운드를 내려갔으며 두 투수는 모두 패전 투수가 되었습니다. ‘선발 투수가 먼저 내려가는 팀이 패한다’는 야구의 속설이 정확히 들어맞은 것입니다.

삼성을 잠실로 불러들이는 주말 3연전의 첫 경기인 오늘 경기 역시 선발 싸움으로 귀결될 것으로 보입니다. LG는 정재복, 삼성은 장원삼을 선발 예고했는데 선발의 무게를 비교하면 삼성이 우위에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장원삼은 최근 선발 1경기를 포함 3경기에 등판해 7.2이닝 동안 무실점을 기록 중입니다. 4월 17일 잠실 두산전에 선발 등판해 1이닝 동안 8실점하며 무너졌지만 이후 2경기에 구원 등판하며 제 모습을 찾더니 5월 5일 대구 한화전에서는 6이닝 무실점으로 선발승을 따냈습니다.

반면 정재복은 4월 24일 잠실 넥센전에서 4이닝 2실점을 기록한 후 2군으로 내려가 있었습니다. 팔꿈치 수술을 거치며 구위가 예전 같지 않아 장원삼에 비해 구위가 떨어지며 이닝 소화 능력 또한 미지수입니다.

‘상대 선발을 무너뜨리면 승산이 있다’는 뻔한 이야기가 오늘 경기에서 유독 중요한 이유는 삼성이 자랑하는 강력한 필승계투진의 투입이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마무리 오승환은 롯데와의 주중 3연전에 모두 등판해 어지간하면 오늘 투입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권오준과 안지만 또한 이틀 연속 등판했으며 좌완 권혁은 2군에 내려가 있습니다. 따라서 삼성의 필승계투진 중에서 오늘 등판할 수 있는 것은 어제 경기에 등판해 1이닝을 소화한 정현욱 정도입니다.

삼성이 어제 롯데와의 경기에서 소득 없이 헛심만 쓴 12회 연장을 치르고 부산에서 밤새 상경했다는 점 역시 LG에게는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만일 장원삼을 조기에 무너뜨리면 삼성은 경기를 포기하는 쪽으로 투수진을 운영할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장원삼을 무너뜨리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닙니다. 개막 이튿날인 4월 8일 대구 LG전에 선발 등판해 호투하고도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해 패전 투수가 된 만큼 장원삼의 마음가짐은 남다를 것입니다. LG는 4월 한 달 동안 폭발적인 타격을 과시한 정성훈의 타격감이 떨어져 있으며 믿을만한 우타자가 드물다는 점이 아쉽습니다. 최근 타격감이 상승세인 이병규, 박용택, 이진영의 좌타자 3인방의 활약을 기대해야 하는 LG입니다.

야구 평론가. 블로그 http://tomino.egloos.com/를 운영하고 있다. MBC 청룡의 푸른 유니폼을 잊지 못하고 있으며 적시타와 진루타를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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