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법 도청 의혹을 받고 있는 KBS 장 아무개 기자 ⓒ KBS뉴스 캡처
지난해 6월 민주당의 수신료 인상과 관련한 비공개 회의를 도청했다는 의혹을 받았던 당사자인 KBS 장 아무개 기자가 "모든 것이 내가 한 것처럼 알려져 나도 억울하다"며 최초로 심경을 고백해 주목된다.

10일 KBS 새 노조에 따르면, 장 아무개 기자는 새 노조 측에 "나는 (녹취록을) 건네주지 않았다"며 "그런데 모든 것이 내가 한 것처럼 알려져 나도 억울하다"고 최초로 심경을 고백했다. 지난해 6월 한나라당 문방위 간사였던 한선교 의원에게 녹취록을 건넨 것은 국회 출입 기자 중 막내인 자신이 한 게 아니라는 얘기이며, 이 같은 '고백'은 불법도청 의혹이 제기된 지 11개월 만에 나온 것이다.

당시 민주당을 비롯해 언론계 안팎에서는 불법 도청을 한 당사자로 장 아무개 기자를 지목했으나, 결정적 증거가 될 수 있는 휴대폰과 노트북을 장 아무개 기자가 불법 도청의혹이 제기된 직후 분실하면서 경찰 수사가 흐지부지 종료됐었다.

새 노조 측은 "ㅈ기자를 통해 녹취록의 정치적 유출이 KBS 내부 소행임을 확인했다"며 "당시 지휘라인이던 전 정치부장이 곧 미국으로 출국하는 만큼 그 이전에 도대체 누가 녹취록을 한선교 의원에게 전달했는지 사실관계를 명명백백히 밝혀낼 것"이라고 밝혔다. 도청 사건 당시 정치부장을 맡았던 이강덕 부장은 7월 1일 워싱턴 지국장 발령을 눈 앞에 두고 있다.

새 노조는 "오늘(10일) 발간되는 노보특보를 통해 ㅈ기자의 심경고백 내용의 일부를 공개하고 이후 이를 토대로 한 구체적인 사실관계 작업에 들어갈 것"이라며 "일부 집행부와 탐사보도 경험이 풍부한 기자, PD들로 구성된 취재팀을 가동해 KBS가 도청과 정치공작 의혹에 휩싸인 지 1년만에 진실규명을 위한 본격적인 작업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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