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은 LG 이대형에 있어 시련의 달입니다. 4월 내내 이대형은 김기태 감독의 신임을 받았습니다. 정규 시즌 개막전이었던 4월 7일 대구 삼성전 이래 이대형은 줄곧 선발 출장해왔습니다.

하지만 겨우내 심혈을 기울여 훈련했으며 시범경기 때만 해도 고정된 듯했던 타격 자세가 정규 시즌 개막 이후 경기를 거듭할수록 흐트러졌습니다. 하체가 흔들리며 타격 자세를 마무리 짓지 않고 1루로 몸이 빠져 나가는 고질적인 문제가 재발한 것입니다. 이대형은 4월의 마지막 경기였던 29일 사직 롯데전의 선발 출전 명단에서 제외되었고 9회초 대타로 출전했지만 외국인 좌완 투수 유먼에게 삼진으로 물러났습니다. 김기태 감독의 신임에도 불구하고 4월 한 달 동안 이대형의 타율은 63타수 14안타 0.222에 그쳤습니다.

▲ 이대형 ⓒ연합뉴스
5월 들어 이대형의 선발 출전 횟수는 크게 줄어들었습니다. 5월에 열린 8경기에서 고작 2경기에만 선발 출전한 것입니다. 5월 1일 잠실 한화전에 선발 출전했지만 4타수 무안타를 기록했고 5월 6일 잠실 두산전에도 선발 출전했지만 3타수 무안타에 머물렀습니다. 5월의 이대형의 기록을 살펴보면 11타수 2안타 0.182에 그치고 있습니다.

최근 LG 타선은 박용택과 이진영의 테이블 세터가 이끌고 있습니다. 박용택은 5월 8경기에서 24타수 12안타 0.500의 타율에 11득점 6도루로 1번 타자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하고 있습니다. 이진영 역시 27타수 10안타 0.370의 타율에 7타점으로 4월의 부진을 씻고 시즌 타율 3할을 넘어섰습니다. 두 선수의 활약으로 인해 이대형의 설자리는 더욱 줄어들었습니다.

하지만 이대형도 최근 2경기에서 가능성을 보였습니다. 5월 8일 목동 넥센전에서 9회초 대타로 출전한 이대형은 국내 1군 무대 첫 등판인 메이저 리거 김병현의 첫 상대가 되어 좌전 안타로 출루해 득점했고 5월 9일 넥센전에서는 8회초 1사 후 주자 없는 상황에서 대타로 나와 좌중간에 떨어지는 안타로 출루한 뒤 도루까지 성공시키며 3득점의 물꼬를 텄습니다. 아울러 8회초 도루로 이대형은 통산 14번째로 8년 연속 두 자릿수 도루에 성공하게 되었습니다. 이대형이 2경기에서 기록한 안타가 모두 밀어 쳐 좌측으로 향한 것이며 타구의 질 또한 땅볼 타구가 아니라 깨끗하게 내야를 넘어갔다는 점에서 인상적입니다.

LG는 현재 포수로 누가 출전하든 안타를 기대하기 어려우며 정성훈이 부상으로 3루수 수비에 나서지 못해 지명타자로 출전하면서 3루수 또한 타율이 낮은 선수들이 출장하고 있습니다. 작은 이병규의 부상 이탈과 함께 하위 타선의 약체화의 원인입니다. 정성훈의 지명타자 출전은 외야수 1명을 지명타자로 돌릴 수 있는 카드를 무산시켜 이대형의 입지 축소에 영향을 준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최근 2경기 대타로 나와 안타를 기록했으며 오늘 경기에서는 넥센의 선발 투수가 우완 김영민으로 예고된 만큼 LG는 좌타자들을 총동원할 것이기에 이대형의 선발 출전 가능성은 높아 보입니다. 이대형에게 중요한 것은 타격 자세보다 선구안이며 타율보다 출루율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야구 평론가. 블로그 http://tomino.egloos.com/를 운영하고 있다. MBC 청룡의 푸른 유니폼을 잊지 못하고 있으며 적시타와 진루타를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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