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S <명작스캔들> 홈페이지 화면 캡처.

지난해 1월 '공영성 강화' 차원에서 신설됐던 KBS <명작스캔들>이 MC인 최원정 아나운서를 비롯해 제작진들의 파업 참가 도중 갑작스럽게 폐지가 결정된 것으로 확인됐다.

9일 KBS 관계자들에 따르면, KBS 1TV에서 매주 일요일 오전 10시 방송되는 <명작스캔들>은 8일 마지막편을 녹화했다. <명작스캔들>은 CP를 제외한 PD 전원과 MC 최원정 아나운서가 KBS 새 노조 조합원이라 3월 6일부터 '김인규 퇴진 촉구' 총파업에 참여하고 있다.

KBS 측은 아직 공식 발표를 하지 않았으나 "폐지가 검토되고 있는 게 사실"이라고 밝혔다. 배재성 KBS 홍보실장은 9일 <미디어스>와의 인터뷰에서 "조기종영이 검토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내일이나 모레쯤 (폐지여부를) 최종 결정해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폐지 사유에 대해서는 "주요 출연진 가운데 몇 명이 개인적 사정으로 인해서 더 이상 못나오게 되어 당초 기획의도와 방향이 흔들리게 됐다"며 "시청자들의 반응도 예상보다 저조했다"고 설명했다. <명작스캔들>의 평균 시청률은 3%대다. 배재성 실장은 "제작진들의 파업 참가로 폐지를 검토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파업과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파업 참가 도중 폐지 사실을 알게 된 <명작스캔들> 제작진들은 당황해 하고 있다.

<명작스캔들> CP를 맡고 있는 민승식 부장은 9일 <미디어스>와의 인터뷰에서 "제작진으로서 (폐지의 이유를) 인정할 수 없다"며 "회사의 공식 입장이 나온 이후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원정 아나운서는 9일 <미디어스>와의 인터뷰에서 "MC와 PD가 파업에 참가하고 있는 도중에 갑자기 프로그램을 없애려 하다니 황당하다"며 "문화계 인사들도 '이런 프로그램이 하나쯤은 있어야 한다'며 우호적인 반응이었는데, 공영방송이 공익적 가치가 있는 프로그램을 없애는 것은 부적절한 것 아닌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2011년 초 KBS는 '공영성 강화' 차원에서 <천하무적 토요일> <청춘불패> 등 예능 프로그램 다수를 폐지하고, <명작스캔들>을 비롯한 문화, 교양 다큐 프로그램을 핵심 시간대에 배치하며 전면에 내세웠었다.

최원정 아나운서는 이어 "문화프로그램 중에 시청률이 이 정도 나오는 프로그램은 이 시간대에 <명작스캔들>이 거의 유일하다"며 "딱히 정치적 이유로 인해서 프로그램을 폐지하려는 것은 아닌 것 같지만, 제작진이나 MC의 성향이 (회사에 대해) 고분고분하지 않아서 밉보인 측면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