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사장 엄기영)가 오는 5월말 봄 개편에서 주말 저녁시간대 '공영존'을 신설할 예정이다. MBC는 <뉴스데스크>에 이어 토요일은 <뉴스후>, 일요일은 <시사매거진 2580>을 배치해 9시~10시30분 보도 프로그램의 집중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 서울 여의도 MBC 방송센터. ⓒ미디어스
<뉴스데스크>에 이어 방송되는 주말특별기획 드라마는 <뉴스후> <시사매거진 2580>과 자리를 맞바꿔 한 시간 가까이 늦게 방송된다. 현재 토요일 밤 11시40분 방송되고 있는 <MBC스페셜>이 금요일 밤 10시로 이동한다는 안도 있으나 확정된 것은 아니다.

MBC 각 국·실장급 간부들은 지난 17~18일 편성전략회의를 같고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개편안을 논의했다. 현재 3개의 시안이 나와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내부 의견수렴을 거쳐 빠르면 오는 28일 임원회의에서 최종안이 확정된다.

MBC 안광한 편성국장은 "공영성 구현을 최우선 목표로 하고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경쟁력까지 포함해 두 가지 목표를 모두 달성하기 위해 고민 중"이라며 "최종적으로 조율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뭐라 말하기 어려운 단계"라고 밝혔다.

'공영성 강화' 방안 내부 이견…MBC "아직 결정된 것 없다"

▲ MBC 엄기영 사장. ⓒMBC
MBC는 지난 3월 중순 엄기영 사장이 기자간담회를 통해 "물적 토대가 되는 수익성도 고려해야겠지만 공익성에 더 포커스를 두려고 한다"고 밝힌 전후 한 달 넘게 개편안을 논의해왔다.

내부에서는 '주말 공영존'이 어느 정도 기정사실로 알려진 뒤에도 MBC는 공식적으로는 "결정된 게 없다"며 신중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광고수입 감소로 인한 '경쟁력' 하락, 예능국과 드라마국의 사기 저하 문제 등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보도·시사교양=공영' '예능·드라마=반(反)공영'이라는 등식이 더 이상 성립하지 않는다는 주장도 있다. 기존의 획일적인 잣대로 프로그램을 단순 평가해서는 안된다는 것.

반면 드라마와 보도 프로그램의 단순한 자리바꿈만으로는 미흡하다며 공영성 색채를 더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전국언론노조 MBC본부(위원장 박성제)는 지난 11일 발행한 <문화방송노보>에서 "공영성에 대한 시청자들의 믿음을 불러일으키기엔 지금의 편성은 허약하기 이를 데 없다"며 "마지막 순간에 수익성의 손을 들어주는 구습을 반복한다면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MBC 한 국장급 간부는 "개편안 자체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며 "최종 확정되기 전에 미리 언론에 보도될 경우 무위로 돌아갈 우려가 있어 우리도 조심스럽게 접근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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