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가 두산과의 어린이날 경기에서 박용택의 맹타와 불펜의 호투에 힘입어 5:3으로 역전승했습니다. LG는 두산과의 어린이날 경기에서 2년 연속 승리했습니다.

▲ LG 박용택 ⓒ연합뉴스
박용택은 1번 타자로 출장해 5타수 4안타 2득점으로 대활약했습니다. 어제 경기에서 홈런을 터뜨린 것도 인상적이었지만 6:2로 뒤진 7회말 2사 1, 2루에서 자신이 해결하겠다고 방망이를 성급히 휘두르기보다 볼넷을 얻어 출루해 후속 타자에 만루 기회를 연결시키는 모습에서 타격감의 근본인 선구안이 올라왔다고 판단할 수 있었습니다. 오늘 경기에서는 역시나 4안타를 몰아치며 타선의 선봉장으로서 팀 승리를 이끌었습니다.

3번 타자로 출장한 이진영의 활약도 못지않았습니다. 1회말에는 우중간의 동점 적시타로 1:1을 만들었으며 5회말에는 1사 1루에서 우측 2루타를 터뜨려 상대 실책까지 유도해 1루 주자 박용택의 득점으로 LG는 3:3 동점을 이룰 수 있었습니다. 이진영은 멀티 히트로 2번의 동점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입니다. 어제 경기에서도 비록 범타 처리되었지만 잘 맞은 타구가 2개 나왔고 오늘도 멀티 히트뿐만 아니라 7회말 내야 땅볼도 잘 맞은 타구였습니다. 이진영 또한 상승세로 보입니다.

정성훈은 5회말 1사 3루에서 두산 3루수 이원석의 실책을 유도하는 빠른 타구로 3루 주자 이진영을 불러들였으며 4:3으로 1점차의 불안한 리드를 이어가던 7회말에는 2사 후 우중간을 가르는 적시타 3루타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습니다.

3:2로 뒤진 5회초 1사 1루에 구원 등판해 두산의 중심 타자 김동주와 최준석을 연속 범타 처리하는 등 1.2이닝 1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해 승리 투수가 된 김기표의 호투도 돋보였습니다. 2군에서 올라온 첫날 바깥쪽 위주의 제구력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김기표의 뒤를 이어 등판한 이상열, 유원상, 봉중근 또한 무실점으로 경기를 매조지했습니다. 현재까지 LG가 예상을 뒤엎은 선전을 이어갈 수 있는 가장 큰 원동력은 바로 안정적인 불펜입니다.

선발 임찬규는 오늘도 부진했습니다. 4.1이닝 동안 3실점했는데 6피안타보다 5볼넷이 더욱 좋지 않았습니다. 스트라이크와 볼이 확연히 구분되었으며 직구가 구속과 제구 모두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모습이었습니다. 1회초부터 4회초까지 매 이닝 선두 타자를 출루시켜 동료 야수들을 피곤하게 만들었습니다.

1회초 선두 타자 이종욱에게 불리한 카운트로 끌려간 끝에 출루시킨 후 3번 타자에 적시타로 선취점을 손쉽게 내주는 모습은 어제 선발 등판해 고전을 면치 못한 이승우와 마찬가지였습니다. 김현수와 손시헌이 선발 출장하지 않아 두산 타선의 짜임새가 떨어졌기에 망정이지 자칫 대량 실점하며 팀을 3연패로 몰아넣을 뻔 했습니다. 현재로서는 임찬규가 선발 투수 중에서 가장 부진한 모습을 이어가고 있는데 2군에서 선발 수업을 받으며 제구력을 가다듬든가 아니면 1군에서 불펜 요원, 즉 롱 릴리프로 전환하는 방안 중 하나를 김기태 감독은 고민해야 할 듯합니다.

2번 타자로 부담을 줄여줬지만 이병규는 오늘도 4타수 무안타 1삼진으로 부진했습니다. 특히 밀어치는 타구가 없는 것이 아쉽습니다. 5회말 모처럼 좋은 타구가 중견수 쪽으로 향했으나 이종욱의 호수비에 잡혔는데 이병규의 타격감이 정상이었다면 담장을 넘어갔을 것입니다. 이병규의 부진으로 인해 오늘 상위 타선의 맥은 번번이 끊겼습니다. 현재로서는 침체된 이병규보다 10타수 4안타 0.400의 정의윤이 선발 출장하는 편이 나아 보입니다.

오늘 승리로 LG는 두산과의 어린이날 3연전 2경기에서 1승 1패로 호각을 맞췄습니다. 내일 경기는 LG 주키치와 두산 김승회의 맞대결이 예고되었는데 선발의 무게감에서는 LG가 앞섭니다. 오늘 불펜이 가동되었지만 많은 투구를 한 것은 아니기에 봉중근을 제외하면 이상열, 유원상 등은 다시 등판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따라서 타선이 김승회를 상대로 초반에 집중해 득점한다면 의외로 쉽게 경기를 풀어갈 수도 있습니다.

야구 평론가. 블로그 http://tomino.egloos.com/를 운영하고 있다. MBC 청룡의 푸른 유니폼을 잊지 못하고 있으며 적시타와 진루타를 사랑한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