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히 1군에 돌아온 LG 정의윤이 2경기에서 안타를 몰아치며 새로운 활력소가 되고 있습니다.

정의윤은 지난 시즌을 앞두고 상무에서 전역, LG에 복귀해 시범경기에서의 활약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정규 시즌 타율 0.256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시즌 종료 직전이었던 9월말 팔꿈치 수술을 받기 위해 엔트리에서 제외되어 시즌을 완주하지도 못했습니다. 재활을 위해 정의윤은 오키나와에서의 전지훈련에도 불참했습니다.

▲ LG 정의윤 ⓒ연합뉴스
올해는 정규 시즌 개막도 2군에서 맞이했습니다. 2군 개막전인 4월 13일 상무와의 홈 경기에 출전한 정의윤은 꾸준히 2군 경기에 출장하며 실전 감각을 익혔고 4월 19일 경찰청과의 원정 경기부터 5경기 연속 안타를 기록했습니다. 결국 정의윤은 4월 29일 사직 롯데전을 앞두고 1군에 부름을 받았습니다. LG 타선이 좌타자 위주라 좌완 투수를 집중적으로 투입하는 상대 팀에 맞서기 위해 정의윤이 1군에 등록되며 좌타자 김용의와 자리를 맞바꾼 것입니다.

5번 타자로 출장한 정의윤은 5회말 선두 타자로 나와 깨끗한 좌전 안타로 1군 복귀를 신고했는데 LG의 입장에서는 너무나 소중한 안타였습니다. 왜냐하면 LG 타선이 롯데 선발 좌완 유먼을 상대로 단 1안타에 그치며 완봉패를 당했기 때문입니다. 정의윤의 안타가 아니었다면 LG는 노히트 노런의 치욕을 겪을 뻔 했습니다.

5월의 첫날인 어제 정의윤은 연일 홈런을 터뜨리는 4번 타자 정성훈의 바로 앞인 3번 타자로 선발 출장했습니다. 1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안타로 출루한 정의윤은 뒤이은 정성훈의 좌월 2점 홈런으로 득점했습니다. 1회말 정의윤의 안타가 아니었다면 정성훈의 홈런도 나오지 않을 뻔 했습니다. 정성훈의 2점 홈런은 결승타가 되었으며 정의윤의 득점은 결승점이 되었습니다.

어제 정의윤은 3타수 2안타를 기록했는데 LG 타선에서 멀티 히트를 기록한 것은 김일경과 정의윤 뿐입니다. 정의윤의 2안타는 모두 중전 안타였는데 타구가 투수 쪽을 향했다는 점에서 현재 타격감이 매우 좋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정의윤은 올 시즌 2경기에서 6타수 3안타 0.500을 기록 중입니다.

정의윤은 입단 동기인 박병호와 함께 주목을 받았고 상무 입대 전까지만 해도 박병호보다 나은 기록을 남겼습니다. 하지만 박병호가 넥센으로 트레이드된 지난 시즌부터 정의윤은 박병호에게 크게 밀리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전통적으로 좌타자가 많은 LG의 여건 상 정의윤의 역할은 매우 중요합니다. 안치용, 김상현, 박병호 등 우타자 유망주들을 곶감 빼먹듯 트레이드한 뒤 후회하지 않을 수 없었던 LG의 입장에서 사실상 홀로 남은 유망주인 정의윤이 LG 타선의 중심을 잡아야 합니다. 최근 이병규, 박용택 등 LG의 좌타자들의 침묵이 길어지고 있는 것 또한 정의윤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습니다.

정의윤은 그간 약점으로 지적되어온 외야 수비에 있어서도 지난 2경기에서 무난한 모습이었습니다. 오늘 경기에서 한화 선발이 좌완 류현진으로 예고된 만큼 정의윤은 다시 선발 출장할 것으로 보입니다. 리그 에이스 류현진을 상대로도 어제 경기에서처럼 야무지게 방망이를 돌릴 수 있을지 흥미롭습니다.

야구 평론가. 블로그 http://tomino.egloos.com/를 운영하고 있다. MBC 청룡의 푸른 유니폼을 잊지 못하고 있으며 적시타와 진루타를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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