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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LG:롯데 - 타선 짜임새 실종, LG 패배[블로그와] 디제의 야구 이야기
디제 | 승인 2012.04.28 23:09

LG가 경기 종반 무너지며 롯데에 5:3으로 패했습니다. 타선의 집중력 부재가 패인입니다.

선취점을 내주는 과정에서 LG의 수비는 매끄럽지 못했습니다. 1회말 1사 2, 3루 위기에서 홍성흔의 땅볼에 유격수 오지환은 홈에 승부하지 않고 1루에 송구해 타자만 잡아내는 바람에 선취점을 너무나 쉽게 허용했습니다. 전진 수비를 하고 있었으며 타구가 빨랐고 홍성흔의 발이 빠르지 않음을 감안하면, 오지환은 3루 주자의 움직임을 확인한 뒤 1루를 선택해도 늦지 않았지만 주자의 움직임을 확인하지 않고 1루를 선택한 것이 아쉬웠습니다. 아마도 3루 주자가 당연히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 속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만일 3루 주자를 아웃 처리했다면 LG는 1회말 2실점이 아니라 1실점으로 막아냈을 것입니다. 오지환의 수비가 겨우내 일취월장했지만 아직 경기의 흐름을 읽는 시야는 부족합니다.

오늘 경기의 근본적인 패인은 타자들이 진루타나 희생타를 꼭 필요한 순간에 만들어내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3:2로 뒤진 5회초 심광호가 3루수 황재균의 실책과 다름없는 내야 안타로 출루했지만 김용의가 초구에 번트 시도에 파울로 실패하고 2구에 번트를 재차 시도해 투수 뜬공으로 물러나 진루에 실패했습니다. 김용의는 타격과 주루에 어느 정도 자질을 갖췄지만 작전 수행 능력은 부족합니다.

이후 심광호의 허를 찌르는 2루 도루와 롯데 선발 사도스키의 폭투로 1사 3루의 절호의 득점 기회를 맞이했지만 이대형은 3B 1S의 유리한 카운트에서 몸쪽 높은 공에 방망이를 내다 유격수 땅볼로 물러나 3루 주자를 불러들이지 못했습니다. 아웃 카운트와 주자의 위치, 그리고 볼 카운트까지 모두 이대형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상황이었는데 왜 성급하게 볼에 방망이를 냈는지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후속 타자 박용택이 타격감이 좋았음을 감안하면 이대형이 볼넷으로 걸어 나갔을 경우 동점은 물론 역전까지 바라볼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무사 혹은 1사 3루에서 타석에 나올 경우 타점을 기대하기 어려운 이대형의 약점은 좀처럼 보완되지 않고 있습니다.

   
▲ LG 이대형 ⓒ연합뉴스
3:3으로 맞선 7회초 역시 이대형의 타격이 아쉬웠습니다. 선두 타자 대타 최동수가 유격수 문규현의 실책으로 출루해 만든 무사 1루의 기회에서 이대형은 볼 카운트 2B 0S의 유리한 볼 카운트에서 병살타로 물러났습니다. 경기가 종반으로 흐르며 사실상 1점 싸움으로 전개되는 상황에서 상대 실책으로 얻은 기회를 병살타로 날린 것입니다. 4월 24일 잠실 넥센전에서 3:3으로 맞선 7회말 무사 1루에서 이대형은 병살타로 기회를 날린 바 있는데 오늘도 동일한 이닝, 동일한 상황에서 이대형은 동일한 최악의 결과를 낳았습니다. 1점이 아쉬운 종반 동점 상황에서 김기태 감독은 이대형이 발이 빠르니 병살타는 나오지 않을 것이라 믿고 강공을 지시했지만 결과는 모두 최악이었습니다.

6회초 정성훈의 동점 홈런 이후 무사 2루의 기회에서 서동욱이 허망하게 삼진으로 물러나 진루타를 기록하지 못한 것 역시 아쉬웠습니다. 1사 3루의 역전 기회를 만들 수 있었지만 서동욱의 헛스윙 삼진 이후 LG는 추가 득점에 실패했습니다. 대량 득점을 한 다음 날 경기에서는 득점이 적게 나온다는 야구계의 속설을 LG 타자들이 모를 리 없을 텐데 오늘 경기에서 LG 타자들은 상황에 맞는 타격을 전혀 보여주지 못했고 주자를 한 베이스 더 보내는 섬세하고 치밀한 야구를 간과한 모습이었습니다.

8회말 투수 교체 시기도 아쉬웠습니다. 3;3 동점 상황에서 7회말 데뷔 첫 등판한 신인 좌완 투수 최성훈이 롯데 하위 타선을 삼자 범퇴로 처리했지만 두 번째 이닝인 8회말 우타자로 구성된 롯데의 상위 타선을 상대로 호투하리라 기대하는 것은 무리였습니다. 결국 선두 타자 김주찬에 2루타를 허용한 뒤 1사 3루에서 최성훈을 강판시키고 우규민을 올렸지만 전준우에 결승타를 허용해 LG는 패했습니다.

전준우를 상대로 0B 2S의 유리한 카운트에서 바깥쪽 유인구를 원했던 포수 심광호의 바람과 달리 우규민이 한복판 실투를 던져 적시타를 허용한 것은 아쉬웠지만 근본적으로 김기태 감독의 우규민 투입 시기가 어긋났습니다. 8회말 득점권에 주자가 나간 뒤에 우규민을 올릴 것이 아니라 8회말 시작과 동시에 올리거나 그렇지 않으면 8회말 위기를 끝까지 최성훈에게 맡겼어야 했습니다. 왜 우규민만이 주자를 득점권에 둔 힘든 상황에서 매 경기 등판을 반복해야 하는 것인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준수한 구위를 지닌 우규민이지만 이처럼 득점권에 주자를 둔 상황에서 구원 등판해 실패가 반복되면서 우규민이 경찰청 입대 이전처럼 자신감을 상실해 구위마저 잃는 것이 아닌지 우려스럽습니다.

   
▲ LG 이승우 ⓒ연합뉴스
오늘 경기의 유일한 위안은 선발 이승우의 호투입니다. 좌완 이승우는 8개 구단 중 가장 강력하며 우타자 위주로 구성된 롯데 타선을 상대로 6이닝 4피안타 3실점으로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했습니다. 한계 투구 수 80개를 훌쩍 넘기며 올 시즌 들어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했는데 6회말 볼넷 2개로 자초한 1사 1, 2루 위기에서 박종윤과 강민호를 연속 범타 처리하며 스스로 이닝을 마무리하는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현 시점에서 이승우는 주키치에 뒤이어 팀 내에서 가장 안정적인 선발 투수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번 주 1승 3패에 몰린 LG는 내일 경기에서 롯데 좌완 선발 유먼을 다시 만나게 됩니다. 유먼은 4월 11일 잠실 경기에서 LG를 상대로 첫 승을 얻은 바 있으며 올 시즌 3경기에서 2승 무패를 기록 중인데 LG는 임찬규를 맞상대로 내세우는 만큼 쉽지 않은 경기가 예상됩니다. 넥센전 2연패의 여파로 인해 이번 주 1승 4패의 위기에 몰린 LG입니다.

야구 평론가. 블로그 http://tomino.egloos.com/를 운영하고 있다. MBC 청룡의 푸른 유니폼을 잊지 못하고 있으며 적시타와 진루타를 사랑한다.

디제  tomino@hite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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