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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마운드, 붕괴 조짐 보인다[블로그와] 디제의 야구 이야기
디제 | 승인 2012.04.28 10:44

2012 시즌 프로야구에서 LG는 14경기를 치른 현재 8승 6패로 공동 3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개막 이전에 최하위를 점친 전문가들의 예상과 달리 선전하고 있습니다.

LG 선전의 원동력은 집중력 있는 타선과 두터운 불펜입니다. 하지만 이번 주 들어 불펜이 흔들리며 기존에 약점으로 지적받았던 선발진의 난조까지 겹쳐 마운드가 크게 흔들리고 있습니다.

주중 넥센과의 2연전은 LG 마운드의 현주소를 고스란히 드러냈습니다. 4월 24일 경기에서는 선발 정재복이 4이닝밖에 던지지 못했고 연장 12회까지 접어들면서 나머지 8이닝을 무려 6명의 불펜 투수들이 나눠 던졌습니다. 취약한 선발 투수의 하중이 불펜의 부담으로 작용한 것입니다. 류택현의 부상으로 인해 12회초 2사 1루에서 좌타자 대타 오재일을 상대할 좌완 투수가 바닥나 사이드암 우규민이 승부하다 결승타를 허용하며 대량 실점으로 이어져 패배한 것도 아쉬웠습니다.

   
▲ LG 우규민 ⓒ연합뉴스
4월 26일 넥센전에서는 선발 주키치가 7이닝 1실점(비자책)으로 호투했지만 불펜이 불을 질렀습니다. 두 번째 투수 유원상이 아웃 카운트를 하나도 잡지 못하며 1홈런 포함 3피안타 3실점으로 무너졌습니다. 항상 제구가 불안하던 마무리 투수 리즈는 볼넷 3개로 자멸하며 2점의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패전 투수가 되었습니다. 개막 이전부터 회의론이 지배적이던 리즈의 마무리 투수 카드는 결국 백지화되었고 리즈는 2군에 내려갔습니다.

어제 롯데전에서 LG 타선은 홈런 3개 포함 장단 22안타로 20득점하며 대승을 견인해 넥센전 2연패의 악몽을 씻어냈지만 마운드는 여전히 불안했습니다. 선발 김광삼은 타선의 대폭발에도 불구하고 5.1이닝 6실점으로 불만족스러웠고 두 번째 투수 한희도 4타자를 상대로 아웃 카운트를 하나도 잡지 못하며 3피안타 1볼넷 2실점으로 부진했습니다. 그제 경기에서 난타당한 유원상이 어제 심기일전하지 않았다면 LG는 자칫 또 다시 역전패할 수도 있었습니다.

   
▲ LG 김광삼 ⓒ연합뉴스
이번 주 LG 마운드는 매 경기 두 자릿수 안타를 허용하며 경기 당 12.7개의 피안타를 기록했습니다. 경기마다 뭇매를 맞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평균자책점도 자연스레 치솟을 수밖에 없습니다. LG의 이번 주 평균자책점은 6.9입니다. 경기 당 7점에 가까운 점수를 투수들이 내주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3경기에서 4실점 이상 허용한 빅 이닝이 매 경기마다 나왔으며 도합 4번이나 됩니다. 투수들이 실점하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이 무너진 것입니다.

넥센과의 2연전에서 류택현과 리즈가 이탈한 것은 매우 뼈아픕니다. 불펜이 더 이상 양적인 풍부함을 자랑할 수 없게 된 것입니다. 특히 마무리 투수 리즈의 이탈로 인해 LG는 당분간 마무리 투수 없이 불안한 집단 마무리 체제를 운영할 수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야수 출신 초보 감독인 김기태 감독의 투수 교체 시기도 다소 엇박자를 보이고 있습니다.

최근 LG의 모습은 2009년의 시즌 초반과 유사합니다. LG 구단 사상 최고의 외국인 타자 페타지니를 앞세워 활화산 타격을 과시했지만 마운드의 붕괴로 5월 이후 무너졌던 상황을 떠올리게 합니다. 당시 LG는 타자들이 많은 점수를 뽑고도 투수들이 보다 많은 점수를 쉽게 내줘 항상 뒤따라가다 패하는 경기를 반복해 ‘추격자’라는 실속 없는 별명을 얻은 바 있습니다.

2009년과 비교해 올 시즌이 차별화되는 점이 있다면 불펜 투수들이 상대적으로 풍부하며 리즈를 제외하면 볼넷으로 자멸하는 불펜 투수가 없어 어느 정도 위안이 되기는 합니다. 하지만 백지장처럼 엷은 선발진에 불펜의 과부하가 겹치면 2009년과 같은 상황이 재발하지 말라는 법이 없습니다. 리즈가 작년과 같이 준수한 선발로 1군에 복귀하고 불펜 투수 중에 믿을 만한 마무리가 치고 나오는 ‘반전 드라마’가 절실한 LG 마운드입니다.

야구 평론가. 블로그 http://tomino.egloos.com/를 운영하고 있다. MBC 청룡의 푸른 유니폼을 잊지 못하고 있으며 적시타와 진루타를 사랑한다.

디제  tomino@hite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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