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돈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이 장기간 이어지고 있는 언론사 파업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김인규 KBS 사장, 김재철 MBC 사장이 퇴진해야 하며, "(방송사) 구성원들, 청와대, 여야가 납득할 수 있는 사람을 추천해서 비대위 체제로 (상황을) 풀어가는 게 쉽지 않겠는가"라고 입장을 밝혔다.

26일 KBS 새 노조 소속 기자들이 만드는 <리셋 KBS뉴스9>에 따르면, 이상돈 위원은 "MBC는 (파업이) 3개월씩 가고 있는데, 이러면 경영자도 책임이 있는 것이다. 현재로서는 (KBS, MBC사장들의 자진사퇴) 없이는 어떠한 진전도 안 된다"며 "(현 사장들의 사퇴를) 당연히 전제로 하고, 뒷수습을 할 사람을 찾는 것이 자연스럽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 26일 <리셋 KBS뉴스9> 보도 캡처.
김인규, 김재철 사장에 대한 구체적인 견해도 내놓았다.

이상돈 위원은 법인카드 남용 의혹을 받고 있는 김재철 사장에 대해 "방송철학을 떠나서 그건 좀 문제되는 것 아닌가. 공인의 자세가 아니다"라며 "황당하다"는 반응을 내놓았다.

MB특보 출신인 김인규 사장에 대해서는 "대선캠프에 있던 사람이 (공영방송사 사장으로) 온다는 것은 잘못된 것 아닌가?"라며 "대선 캠프에 있던 사람이 청와대 스태프가 되는 것은 납득할 수 있지만 언론이나 사정기관에 들어가는 것은 좀 그렇다"고 꼬집었다.

'(대선캠프 출신이 공영방송사 사장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공감대가 여당 쪽에 형성돼 있느냐'는 <리셋 KBS뉴스9>의 질문에는 "미래집권세력은 가지고 있다고 본다"고 답변했다.

방송사 지배구조 개편과 관련해서는 "장기과제일 뿐"이라며 "당장의 문제(파업사태)를 푸는 게 더 급하다"고 밝혔다.

이상돈 위원은 "사실 MBC같은 경우 3개월 파업이라는데, 우리나라에서 이런 파업이 있었나 싶다. 이렇게 길게 가리라곤 예상하지 못했고, (파업중인) 구성원들에게도 임계점이 왔지 않나 싶다"며 "정치적으로 푸는 방법밖에 없기 때문에 정치권이 (파업 사태를) 풀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근혜 위원장이 언론사 파업에 대해 침묵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서는 "상황은 다 파악하고 계실 것"이라고 전했다.

이상돈 위원은 "야당만으로는 변화할 수 없기 때문에 박근혜 위원장의 힘을 넣어야 (상황이) 바뀌게 돼 있는데, 합리적인 해결책을 희구하는 사람들이 전부 박 위원장의 입만 보고 있어서 굉장히 힘드실 것"이라며 "(박근혜 위원장의 입장이) 굉장히 부담스러운 것으로 알고있다"고 말했다.

방송사 파업에 대한 새누리당의 공식적 입장이 아직까지도 나오지 않고 있음을 지적하는 질문에는 "당 지도부가 개편하면 거기서 해야 할 것"이라며 "현재로서는 새누리당이 이 문제를 적극적으로 하기가 좀 어려운 면이 있을 것이다. 현역의원도 많이 바뀌게 되는 등 묘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이상돈 위원은 현 정권의 철학 부재가 양대 공영방송사의 장기 파업 사태를 불렀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임명권이 있기 때문에 정부가 (공영방송사 사장에) 자기가 원하는 사람을 쓰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사회적으로 납득할 수 있는 인사가 사장이 됐어야만 했다"며 "그런 면에서 이명박 정권은 실패했다"는 것.

이상돈 위원은 "청와대가 (파업 사태를) 수습할 능력을 상실한 게 아닌가 싶다"며 "(임기말인) 청와대가 국정을 제대로 하는 기능이 상실돼서 (파업사태를) 수습하지 못하는 것이라 볼 수 있고, 어떻게 보면 뜻하는 대로 수습할 수 없으니까 방치하는 것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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