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희망연대노동조합이 노동자 15명을 구조조정한 SK브로드밴드 협력업체 중부케이블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을 요구했다. 고용노동부 전주지청은 19일 오후 희망연대와 면담을 실시할 예정이다.

중부케이블은 4일 노동자 9명을 정리해고 대상자로 선정하고, 전주센터에서 근무하던 노동자 6명을 아산센터·세종센터로 전보 발령했다. 이는 사실상 ‘정리해고’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전주시에서 아산·세종센터로 출퇴근하려면 2시간 이상 소요되는데, 중부케이블은 전보 대상자에게 주거비·교통비를 지원하지 않는다. 전보 대상자 중 5명은 전주센터에 남아 업무 배정을 요구하고 있지만 중부케이블은 ‘무단결근’이라며 징계를 예고했다.

희망연대가 19일 고용노동부 전주지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사진=희망연대노동조합)

중부케이블이 노동자 구조조정을 실시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중부케이블은 2020년 전주에서 근무 중인 노동자 8명을 천안·아산·세종으로 발령했다. 희망연대는 이를 ‘부당전보’로 판단하고 인사이동 불가 의견을 냈지만 사측은 인사이동을 강행했다. 8명 중 6명이 퇴사했다.

이와 관련해 희망연대는 19일 오전 고용노동부 전주지청에 중부케이블 특별근로감독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희망연대는 기자회견문에서 “중부케이블은 지난 몇 년간 강제전출부터 시작해서 현재의 정리해고까지 온갖 악행을 다 저지르고 있다”며 “3차 구조조정이 진행될 예정이라는 흉흉한 소문도 돌고 있다”고 밝혔다.

희명연대는 전주지청이 문제 해결에 나서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희망연대는 지난해 6월 중부케이블이 노동자들에게 연장근로수당을 주지 않았다면서 전주지청에 진정을 넣었다. 전주지청은 ‘중부케이블 대표가 소환조사에 불응하고 있다’며 현재까지 결론을 내놓지 않고 있다. 희망연대는 “전주지청은 아무런 의지를 보여주고 있지 않다”며 “악질업체를 용인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부케이블은 구조조정의 이유로 ‘SK브로드밴드와의 계약 종료’를 들고 있다. SK브로드밴드와 중부케이블의 계약은 내년 1월 종료된다. 중부케이블 사측은 지난달 노사협의회에서 “2023년 1월 법인을 폐쇄할 예정이다. 법인의 생존을 위해 인력 재배치 및 구조조정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중부케이블은 6일 사내 공지문에서 “고용 승계 문제를 최우선으로 해 SK브로드밴드와 협의를 시도했으나 무성의한 답변에 실망했다”며 “합법적 테두리 안에서 빠른 시일 내 근로계약을 해지, 해소하고 폐업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SK브로드밴드 측은 당황스럽다는 입장이다. 계약 종료 시점이 내년 1월인 것은 맞지만 계약 연장 여부가 결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중부케이블이 일방적으로 구조조정을 단행했다는 얘기다. 또한 SK브로드밴드 측은 중부케이블 인사권에 관여할 수 없어 곤란한 상항이라고 전했다.

한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020년 1월 SK브로드밴드의 티브로드 합병을 승인하면서 ‘협력업체 종사자 고용안정·복지향상’을 조건으로 제시한 바 있다. 중부케이블은 과거 티브로드의 협력업체였다. 당시 과기정통부는 ‘간접고용 노동자들의 고용안정을 3년간 보장하라’고 권고했는데 내년 1월이면 고용보장 시점이 끝난다.

(관련기사 ▶ SK브로드밴드 협력업체, 노동자 15명 구조조정 실시)

☞ 네이버 뉴스스탠드에서 ‘미디어스’를 만나보세요~ 구독하기 클릭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