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열린 취임식에서 ‘자유’를 거듭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자유, 인권, 공정, 연대의 가치를 기반으로 국민이 진정한 주인인 나라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자유’를 32번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통합’을 한 차례도 거론하지 않았다.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은 10일 오전 국회의사당에서 열렸다. 4만여 명이 취임식에 참여했다. 윤 대통령은 단상까지 걸어서 이동하며 참석자들과 인사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국회에서 취임사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자유’를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 나라를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체제를 기반으로 국민이 진정한 주인인 나라로 재건하고, 국제사회에서 책임과 역할을 다하는 나라로 만들어야 하는 시대적 소명을 갖고 이 자리에 섰다”며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것은 바로 자유”라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한국이 초저성장, 대규모 실업, 양극화, 사회적 갈등 등 위기를 겪고 있다면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정치는 민주주의의 위기로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윤 대통령은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되는 것이 반지성주의”라면서 “진실이 왜곡되고, 각자가 보고 듣고 싶은 사실만을 선택하거나 다수의 힘으로 상대의 의견을 억압하는 반지성주의가 민주주의를 위기에 빠뜨리고 있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자유’를 통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자유의 가치를 제대로, 그리고 정확하게 인식해야 한다”며 “번영과 풍요, 경제적 성장은 바로 자유의 확대”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사회 모든 구성원이 자유 시민이 되어야 한다”며 “개인의 자유가 침해되는 것이 방치된다면 공동체 구성원 모두의 자유마저 위협받게 된다. 자유는 결코 승자독식이 아니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북한 핵 개발에 대해 “평화적 해결을 위해 대화의 문을 열어놓겠다”며 “북한이 핵 개발을 중단하고 실질적인 비핵화로 전환한다면 국제사회와 협력하여 북한 경제와 북한 주민의 삶의 질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담대한 계획을 준비하겠다. 북한의 비핵화는 한반도에 지속 가능한 평화를 가져올 뿐 아니라 아시아와 전 세계의 평화와 번영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윤석열 대통령은 경제성장 정책 통해 양극화를 줄여나가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양극화와 사회 갈등이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협한다”며 “도약과 빠른 성장을 이룩하지 않고는 해결하기 어렵다. 빠른 성장 과정에서 국민이 새로운 기회를 찾을 수 있고, 사회 이동성을 제고함으로 양극화와 갈등의 근원을 제거할 수 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도약과 빠른 성장은 오로지 과학과 기술, 그리고 혁신에 의해서만 이뤄낼 수 있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자유, 인권, 공정, 연대의 가치를 기반으로 국민이 진정한 주인인 나라, 국제사회에서 책임을 다하고 존경받는 나라를 위대한 국민 여러분과 함께 반드시 만들어 나가겠다”고 취임사를 끝맺음했다. 취임사 중 ‘통합’이라는 단어는 한 번도 언급되지 않았다. 윤 대통령은 문재인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을 환송한 뒤 용산 집무실로 향했다.

주요 신문, 윤석열 대통령에 통합·협치·소통 요구

한편 주요 신문사는 10일 사설에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통합’과 ‘협치’를 요구했다. 한겨레는 사설 <윤석열 정부, ‘통합’과 ‘협치’는 시대적 요구다>에서 “(윤 대통령은) 대통령 집무실 이전 문제를 첫 과제로 들고나와 아까운 시간과 국민적 에너지를 소모했다”며 “더 중요한 국정과제들이 집무실 논란에 가려진 채 공론의 장에서 제대로 다뤄지지 못했고, 결국은 인수위의 부실 활동으로 귀결됐다”고 지적했다. 한겨레는 “국민통합, 야당과의 협치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며 “더 낮고 겸손한 자세로 국민통합과 협치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경향신문은 사설 <윤석열 정부, 통합·소통하라는 시민 요구 새겨야>에서 “대한민국이 당면한 현실을 볼 때 가장 필요한 것은 국민통합이며, 이를 실현할 수단은 소통”이라며 “윤 대통령은 임기 내내 이를 금과옥조로 삼아 실천해야 할 것이다. 열린 자세로 책임있게 국정에 임하면서 야당과 협조해야 한다”고 썼다. 경향신문은 “통합의 실패는 곧 국정의 실패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동아일보는 사설 <윤석열 대통령에게 바란다>에서 “내 편 네 편으로 갈려 서로 헐뜯는 자해 국가가 아니라 함께 손잡고 미래를 향해 뛰는 통합 국가의 초석을 닦길 바란다”며 “분권과 통합, 협치를 추구해야 한다. 야당과의 소통에 밤낮을 가리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했다. 동아일보는 “진보와 보수가 적대적 공생이 아닌 상생적 공존을 할 수 있도록 통합의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 늘 중도의 민심을 헤아리는 게 그 길을 찾는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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