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비로 인해 프로야구 전 경기가 취소된 가운데 오늘 LG와 SK의 시즌 2차전이 벌어질 경우 관심사 중 하나는 LG의 ‘대도’ 이대형과 SK의 ‘앉아쏴’ 조인성의 대결입니다. 두 선수의 별명이 말해주듯 이대형은 리그에서 가장 뛰어난 도루 능력을 지녔으며 포수 조인성은 강견을 바탕으로 탁월한 도루 저지 능력을 자랑합니다.

▲ SK 조인성 ⓒ연합뉴스
두 선수가 한솥밥을 먹었던 작년까지 ‘이대형이 도루를 시도할 때 포수가 조인성이라면 어떻게 될까?’하는 농담조의 이야기가 곧잘 회자되곤 했는데 조인성이 FA 자격을 취득해 SK로 이적하며 맞대결이 현실화되었습니다.

4월 20일 LG와 SK 시즌 첫 대결에서는 조인성이 지명 타자로 출장하고 최경철이 마스크를 쓰면서 이대형과 조인성의 대결이 성사되지는 않았지만 오늘 경기가 이루어질 경우 이대형과 조인성의 첫 맞대결이 성사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올 시즌 들어 LG는 신임 김기태 감독이 ‘뛰는 야구’를 추구하면서 11경기에서 18개의 도루를 성공시켜 팀 도루 1위를 기록 중입니다. 4월 20일 경기에서도 LG는 3회말 이대형과 작은 이병규가 도루를 성공시켰으며 모두 득점과 연결되었습니다. 만일 조인성이 지명타자가 아닌 안방마님으로 출장했다면 상황은 달라졌을 수도 있습니다.

오늘 경기에서 SK의 선발 투수로 예고된 것은 임치영입니다. 경험이 많지 않은 사이드암 투수이기에 조인성의 선발 포수 출장 가능성은 높습니다. 조인성이 LG 타자들의 장단점을 훤히 꿰고 있다는 점에서도 그러합니다.

이대형과 조인성의 맞대결 성사를 위한 또 하나의 조건은 이대형의 출루입니다. 주중 한화와의 원정 3연전에서 12타수 무안타의 부진을 이어가던 이대형은 4월 19일 3연전 마지막 경기 연장 10회초 2사 후 안타를 기록하며 무안타 행진에서 벗어나며 팀 승리에 기여하더니 4월 20일 SK전에서는 4타수 2안타로 살아나는 모습이었습니다. 이날 이대형이 출루할 때마다 득점했기에 SK는 승리를 위해 이대형 봉쇄는 필수적입니다. 많은 양의 봄비가 그라운드를 적셔 도루를 시도하기에는 불리하지만 결정적인 순간 이대형을 비롯한 LG 주자들의 도루 시도 가능성은 충분합니다.

▲ 15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KIA-LG 경기. 3회말 1사에서 LG 이대형이 도루를 성공하고 있다. ⓒ연합뉴스
3연승을 달리고 있는 LG의 입장에서는 김광현, 송은범 등이 아직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하지 않았으며 정근우 등 주축 타자들의 컨디션이 정상이 아닌 3연패의 SK를 상대로 오늘 경기를 강행하는 편이 유리합니다. 5번의 도루 시도를 모두 성공시켜 도루 성공률 100%인 이대형과 상대의 도루 시도 6번을 한 번도 저지하지 못해 도루 저지율 0으로 ‘앉아쏴’의 면모를 아직 보여주지 못한 조인성의 맞대결이 성사될 수 있을지 흥미롭습니다.

야구 평론가. 블로그 http://tomino.egloos.com/를 운영하고 있다. MBC 청룡의 푸른 유니폼을 잊지 못하고 있으며 적시타와 진루타를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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