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SK브로드밴드 협력업체인 중부케이블이 4일 노동자 15명에 대해 구조조정을 실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희망연대노동조합은 원청인 SK브로드밴드가 문제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희망연대에 따르면 중부케이블은 지난 4일 노동자 9명을 정리해고 대상자로 선정했으며 전주센터에서 근무하던 노동자 6명을 충청남도 아산센터·세종센터로 전보 발령했다. 중부케이블은 전보 대상자에게 주거비·교통비를 지원하지 않는다. 전주시에서 아산·세종센터로 출퇴근하려면 2시간 이상 소요된다. 2020년 전주센터에서 아산·세종센터로 전보된 직원 8명 중 6명이 퇴사해 사실상 정리해고로 판단된다.

SK브로드밴드 협력업체 중부케이블이 소속 노동자들에게 보낸 해고예고서와 인사발령 통지문 (사진=희망연대노동조합)

희망연대는 9일 오후 SK남산빌딩 앞에서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원청인 SK브로드밴드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희망연대는 기자회견문에서 “해고는 가족들의 삶까지 짓밟는 사회적 살인”이라며 “SK브로드밴드는 합병 당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협력업체 종사자의 고용보장과 복지개선이란 조건을 부여받았다”고 밝혔다.

희망연대는 SK브로드밴드에 ▲협력업체 조합원 전원 직접고용 ▲중부케이블 구조조정 사건 문제해결 ▲중부케이블 퇴출 등을 요구했다. SK브로드밴드와 중부케이블의 계약은 2023년 1월 종료된다. 희망연대는 “비정규직 노동자 15명 구조조정이라는 초유의 사태는 간접고용이라는 구조적 문제에서 기인한다”며 “SK브로드밴드가 ‘다른 사업장’이라는 이유만으로 책임을 방기하고 묵인했던 것이 지금의 구조조정까지 이른 것”이라고 지적했다.

희망연대는 “중부케이블 퇴출 요구안을 관철시키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할 것”이라며 “조합원 모두가 정리해고 당사자인 것처럼 해고자 투쟁을 할 것이다. SK브로드밴드는 합병과정의 마무리가 될 수 있는 직고용에 오점이 생기지 않도록 요구안을 받아들이고 대화에 나서라”고 강조했다.

희망연대노동조합이 9일 오후 SK남산빌딩 앞에서 기자회견을 실시하고 있다 (사진=희망연대노동조합)

중부케이블은 내년 1월 SK브로드밴드와의 계약이 종료되기 때문에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중부케이블 사측은 지난달 노사협의회에서 “2023년 1월 법인을 폐쇄할 예정”이라며 “법인의 생존을 위해 인력 재배치 및 구조조정을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중부케이블은 6일 사내 공지문에서 “고용 승계문제를 최우선으로 해 SK브로드밴드와 협의를 시도했으나 무성의한 답변에 실망했다”며 “케이블 가입자의 IPTV 전환 유도 정책에만 집중되는 상황에서 경영 악화는 물론 우리 존재의 필요성이 감소되고 있어 걱정스럽고 고통스러운 상황이다. 합법적 테두리 안에서 빠른 시일 내 근로계약을 해지, 해소하고 폐업 절차를 진행 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SK브로드밴드는 미디어스에 “6일 중부케이블에 계약서상 제반조건(근로기준법 준수, 적정 상시근무 인력 확보, 노동법상 책임 등)을 성실히 준수하고 있는지, 안정적인 고객서비스 제공에 부정적 영향이 없는지 등 사실관계 확인을 위한 질의와 우려를 표명한 공문을 보냈다”며 “사실관계 확인 후 계약에 근거해 필요한 조치를 진행하겠다. 법적인 테두리 안에서 협력업체와의 상생을 위해서도 성실하게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020년 1월 SK브로드밴드의 티브로드 합병을 승인하면서 ‘협력업체 종사자 고용안정·복지향상’을 조건으로 제시했다. 또한 SK브로드밴드는 협력업체와 계약을 종료할 때 협력업체 종사자 의견을 청취한 후 후속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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