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의 시즌 초반 상승세의 주역은 단연 정성훈입니다. 좌타자 위주의 LG 타선에서 균형을 맞추기 위해 4번 타자로 낙점된 정성훈은 4경기 연속 홈런이 말해주듯 기대 이상의 대활약으로 팀을 이끌고 있습니다.

정성훈처럼 압도적인 것은 아니지만 작은 이병규의 활약도 인상적입니다. 삼성과의 페넌트 레이스 개막 2연전에 모두 좌완 선발 투수가 등판해 출전하지 못했고 이후 4월 11일 잠실 롯데전부터 3경기 동안은 8타수 무안타에 그치며 부진했습니다. 볼넷 하나 얻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4월 14일 잠실 KIA전에 5타수 2안타를 기록한 이래 4월 18일 청주 한화전까지 4경기 연속 멀티 히트를 기록하며 타격감을 완전히 되찾았습니다. 어제까지 작은 이병규가 5경기 연속 안타를 기록하며 주장 이병규의 공백을 훌륭히 메우는 동안 LG는 3승 2패를 기록했습니다.

▲ LG 작은 이병규 ⓒ연합뉴스
타점은 2개를 기록했는데 모두 결정적인 것이었습니다. 4월 18일 경기에서는 4:1로 LG가 앞선 상황에서 7회초 2사 후 적시 2루타로 시즌 마수걸이 타점을 기록했습니다. 작은 이병규의 타석 초구에 이진영의 무리한 3루 도루 실패로 자칫 분위기를 한화에 넘겨줄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작은 이병규는 쐐기타로 승부를 완전히 갈랐습니다. 작은 이병규에게 2루타를 허용한 한화 배스는 2군으로 내려갔습니다. 그리고 어제 경기에서는 상대 선발 좌완 류현진에 맞춰 우타자 최동수가 선발 출장하면서 작은 이병규는 벤치에 앉아 있었지만 1:1로 맞선 연장 10회초 2사 1, 3루에서 좌중간 적시타로 결승타의 주인공이 되었습니다.

개막 이후 5경기에서 타율 0에 그쳤던 작은 이병규는 어느덧 25타수 9안타 0.360까지 타율을 끌어올렸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4월 15일 잠실 KIA전 6회말에 기록한 번트 안타를 제외하면 8개의 안타 중 7개가 좌측으로 향했다는 점입니다. 3개의 2루타 또한 모두 좌측으로 향한 것입니다. 김무관 타격 코치가 LG 타선을 맡은 이래 타자들에게 밀어치기를 강조하고 있는데 작은 이병규 또한 이로 인해 밀어치기로 타격 능력이 한 단계 성장한 것으로 보입니다. 밀어치는 타법으로도 충분히 담장을 넘길 수 있는 능력은 지닌 작은 이병규이기에 지금과 같은 타격감을 유지한다면 좌월 홈런 또한 기대할 수 있습니다.

작은 이병규는 LG 타선에 차고 넘치는 좌타자 중 한 명처럼 보이지만 이병규, 박용택, 이대형 등이 선구안이 좋지 않고 타석에서 빠른 카운트에 승부를 거는 배드 볼 히터라는 점과 달리 자신만의 스트라이크 존이 뚜렷해 어이없이 빠지는 볼에는 좀처럼 방망이를 내지 않으며 차분히 원하는 코스와 구종을 기다린다는 점에서 다릅니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수행하며 팀 승리에 공헌하는 작은 이병규의 2012 시즌에 주목합니다.

야구 평론가. 블로그 http://tomino.egloos.com/를 운영하고 있다. MBC 청룡의 푸른 유니폼을 잊지 못하고 있으며 적시타와 진루타를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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