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고성욱 기자] 언론현업단체가 5월 ‘공영방송지배구조개선안’ 처리를 촉구하며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에게 공개 면담을 요구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국기자협회, 한국PD연합회, 한국방송기자협회, 한국영상기자협회,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 등은 4일 서울 중구 언론노조 대회의실에서 ‘공영방송지배구조개선법’ 제정을 촉구하는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

이날 윤창현 언론노조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는 5년 전 언론인과 공약했던 공영방송지배구조 개선안에 대해서는 전혀 다루지 않았다”며 “현업 언론인을 우롱하는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의 정치적 무책임에 대해 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어조를 동원해 비판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 위원장은 ”민주당은 지금이라도 당론으로 확정한 지배구조 개선 처리를 위한 논의와 절차를 어떻게 시작할 것인지 공개적으로 밝혀야 한다"며 “언론현업단체 지도부와 민주당 지도부와의 공개 면담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4일 '문재인 정부 공약 불이행 강력 규탄한다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법안 즉각 처리하라' 기자간담회 유튜브 화면 갈무리 (사진=언론노조)

강성원 언론노조 KBS본부장은 “민주당이 촛불 시민의 힘으로 집권하고 국민이 힘을 실어줘 거대 여당이 됐을 때가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의 적기였다”면서 “그 좋은 시기를 놓치고 언론현업단체가 거리 투쟁을 준비해야 하는 것이 안타깝다. 아직 늦지 않았다. 국회는 5월 안에 법안을 처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양만희 방송기자협회장은 “민주당이 당론으로 발의했음에도 과방위에서 어떻게 논의하겠다는 움직임이 없는 것은 국민에게 한 약속 위반”이라며 “지방선거 이전 5월 안에 국회에서 긴밀히 논의해 부족한 부분을 채워 법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종하 기술인협회장은 “한 발자국도 진전된 게 없다”며 “과연 민주당은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에 의지가 있는 것인지 아니면 법안을 발의했다는 액선을 취하면서 책임을 면피하려는 것인지 의구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나준영 영상기자협회장은 “2010년대 초반부터 2017년 대선 이후까지 공영방송은 고통과 혼돈이 계속됐다”면서 "법안이 통과되지 않고 정치에 의해 다시 좌지우지된다면 앞으로 5년간 어떤 일들이 공영방송에서 일어날지 구성원들이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창현 위원장은 ‘지금 와서 법안을 밀어붙이냐’는 질문에 대해 “‘5년간 뭐했냐’는 질문을 민주당에 똑같이 하고 싶다”며 “저희는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공영방송 지배를 목도하면서 공영방송이 정치적 입김에서 자유로워야 한다는 원칙을 언론현업단체와 공유했고 끊임없이 목소리를 냈다”고 설명했다.

윤 위원장은 ‘언론현업단체가 친민주당 성향'이라는 지적에 대해 “근거를 제시하면 수긍하겠다"면서 "이같은 비판은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안’에 대한 반대 프레임을 만들기 위한 정치적 주장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최성혁 언론노조 MBC본부장은 '공영방송이 달라지겠냐는 질문에 대해 “이명박 박근혜 정부 때 보도가 어땠는지 보면 그런 주장은 하기 어렵다”면서 “세월호 참사 당시 보도는 어느 방송사에서도 해서는 안 되는 모습이다. 그게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최 본부장은 “공영방송의 지배구조가 왜곡돼 있어서 청와대가 사장을 좌지우지하는 구조를 바꿔내지 않으면 그런 일이 반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만희 방송기자협회장은 “민주당 안은 부족하지만 합의할 수 있는 수준으로 정치적 후견주의를 줄여놨다”면서 “참혹했던 기자해직 사태, 저널리즘의 붕괴 부분은 막아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지난달 27일 ‘운영위원회’ 모델의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안을 발의했다. 민주당 '공영방송운영위원회' 법안(방송통신위원회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개정안)에 소속 의원 전원이 공동발의자로 참여했다.

주요 골자는 KBS·MBC·EBS 등 공영방송 이사회를 '운영위원회'로 변경하고 운영위원 정수를 25명으로 확대·개편하는 내용이다. 운영위원 추천 주체는 정당, 방송·미디어 학회, 공영방송 시청자위원회, 한국방송협회, 공영방송 종사자 대표, 방송 관련 직능단체, 광역단체장협의회 등이다. 특정 성이 운영위원 70%를 초과할 수 없도록 규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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