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가 선발 이승우의 호투와 경기 막판 공수 집중력에 힘입어 연장전 끝에 한화에 2:1로 신승하며 2연승을 기록했습니다. LG는 10경기에서 6승 4패의 호조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4월 8일 대구 삼성전에 이승우는 선발 등판해 4.1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지만 승리를 챙기지 못하고 경기 종반 타선의 분발로 팀은 승리한 바 있는데 공교롭게도 오늘 경기 또한 비슷한 양상이었습니다. 이승우가 선발 등판해 5.2이닝 무실점으로 한화 타선을 틀어막는 동안 타선은 득점 지원하지 못했으나 경기 종반 타선이 터지며 승리한 것입니다. 이승우는 4회말 2사 1, 2루와 5회말 2사 3루의 실점 위기를 넘겼는데 비록 승리 투수는 되지 못했지만 리그 에이스 류현진을 상대로 대등한 투수전을 이끌었다는 점에서 팀 승리의 1등 공신입니다.

▲ LG 선발 이승우 ⓒ연합뉴스
2경기 10.1이닝 동안 무실점으로 놀라운 호투를 이어가고 있는 이승우는 팀 내 좌완 선발이 주키치 외에는 없으며 임찬규가 부진하다는 점에서 선발 로테이션에 고정되는 편이 바람직합니다. 2경기 동안 호투하고도 단 1점의 득점 지원도 받지 못하며 승리를 챙기지 못한 이승우에게 이제는 타자들이 화끈한 득점 지원으로 화답해야 합니다.

9회초 4경기 연속 홈런을 터뜨린 정성훈은 그야말로 경이롭습니다. 특히 한화의 선발 투수 3명을 상대로 매일 같이 홈런을 뿜어냈습니다. 시즌 초 김기태 감독이 4번 타자로 공언했을 때 기대했던 것보다 갑절 이상으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정성훈의 홈런이 아니었다면 LG는 9회말 끝내기 패배를 기록했을 것입니다.

9회말 장성호에게 동점 솔로 홈런을 허용했지만 계속된 무사 1루 위기에서 최진행을 삼진 처리하는 등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마무리해 10회초 결승 득점의 발판을 마련한 류택현도 인상적이었습니다. 동점 솔로 홈런 이후 안타까지 나오며 분위기가 한화로 넘어가는 듯했지만 백전노장답게 차분하게 상대 타자들을 처리했습니다. 류택현은 어느덧 구원으로만 3승째를 챙겼는데 행운이 아니라 실력으로 챙긴 승리입니다. 그에 앞서 2.1이닝을 20개의 경제적인 투구수로 1피안타 무실점으로 처리한 우규민 역시 승리의 밑거름이 되었습니다.

9회말 대수비로 출장해 10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양영동이 타석에 들어섰을 때 LG가 득점하리라 예상한 이는 거의 없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양영동은 노련한 송신영으로부터 안타를 뽑아내 출루했고 이어 이대형과 대타 작은 이병규의 연속 안타로 결승 득점에 성공했습니다. 그리고 10회말 2사 2루 동점 위기에서 강동우의 좌전 안타에 홈으로 송구해 2루 주자 하주석을 아웃시키며 경기를 마무리지었습니다. 만일 좌익수로 선발 출장한 박용택이 그대로 있었다든가 양영동의 홈 송구가 어긋나 동점이 되었다면 마무리 리즈가 흔들리는 상황이라 LG의 끝내기 재역전패로 흐를 가능성이 높았습니다. 10회초와 10회말 양영동은 두 번에 걸쳐 빛난 것입니다.

▲ LG 마무리 리즈 ⓒ연합뉴스
LG는 승리했고 리즈는 1점차 상황에 처음으로 등판해 세이브를 기록했지만 오늘도 불안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10회말 두 타자 연속 풀 카운트 승부로 끌려갔으며 결국 1사 후 연경흠에게 내준 볼넷은 동점 위기로 직결되었습니다. 만일 2사 2루에서 강동우의 안타에 좌익수 양영동의 홈 송구와 포수 유강남의 몸을 날리는 태그가 아니었다면 리즈는 마무리로서 부적격이라는 낙인이 찍힐 뻔했습니다. 용케 세이브를 기록하기는 했지만 제구력과 배짱이 부족한 리즈를 마무리로 끌고 가는 것은 시한폭탄을 안고 가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특히 LG의 성적이 좋으면 좋을수록 리즈가 결정적인 순간에 팀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난조를 보이며 리즈 개인은 물론 팀 성적에도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습니다.

충분히 승리할 수 있었던 4월 17일 경기에서 1점차로 패배한 뒤 18일과 19일 실질적인 원투펀치 박찬호와 류현진이 선발 등판이 예정되어 있어 자칫 한화와의 주중 원정 3연전을 스윕당하는 것이 아닌지 우려스러웠습니다. 그러나 타선의 집중력과 불펜진의 호투로 리버스 위닝 시리즈로 마무리했습니다. 주말 선두 SK와의 홈 3연전은 LG의 짜임새를 시험받는 무대가 될 것입니다.

야구 평론가. 블로그 http://tomino.egloos.com/를 운영하고 있다. MBC 청룡의 푸른 유니폼을 잊지 못하고 있으며 적시타와 진루타를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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