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고성욱 기자] 21일 열린 KBS 시청자위원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직인수위원회와 KBS의 간담회가 부적절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날 회의에서 김준현 위원은 “정권 교체기마다 공영방송인 KBS 위상이 흔들리는 것을 자주 목격해 왔다”며 “최근 인수위와 KBS의 간담회는 이런 점에서 부적절했다. 비판받아야 될 대상은 인수위”라고 밝혔다. 이어 김 위원은 “권력이 언론에 대해서 현안 의견을 청취한다는 것은 언론에 대한 압력이라고밖에 평가되지 않는다”며 “공영방송은 특히 정권의 부침과 무관하게 독립적이고 공정하게 운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은 “(독립성은) KBS 구성원이 가장 중점을 두어야 할 가치고, 국민들 역시 함께해야 된다”며 “KBS 지배구조 개선뿐 아니라 내부의 운영시스템, 편집권의 독립, 구성원들의 자율적인 노력이 함께 어우러져야 된다”고 말했다. 김 위원은 “나무는 가만히 있고자 하는데 바람이 불고 있는 형국”이라며 “공영방송으로서 공정성과 신뢰성을 높이는 데 더욱 노력해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사진=KBS)

이에 대해 김덕재 부사장은 “인수위 간담회를 요청받고 여러 고민을 했다”면서 “보도국장이나 보도본부장을 보자고 했으면 절대로 응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 부사장은 “그러나 인수위가 ‘방송정책을 새로 잡아야 하는데, KBS의 이야기를 듣고 싶다’라고 하는데 접촉하지 않는 게 이상했다”면서 “대신 다른 정부 부서의 업무보고 기간이어서 오해를 받지 않기 위해 날짜도 옮기고 참석자도 정책실장 한 사람만 가서 브리핑했다”고 설명했다. 김 부사장은 “보도본부나 제작본부 쪽에는 전혀 통보나 의논조차 없었다”며 “오해를 받지 않으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시청자위에서 지난 6일 정봉주 더불어민주당 정개특위공동위원장이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한 발언이 거론됐다. 해당 방송에서 정봉주 정개특위위원장은 “정권 바뀌자마자 엎드리는 언론사들이 있는데, KBS는 딱 전투모드로 가고” “정권이 이래라저래라하는 기미만 보이면 자랑스러운 KBS 전사들은 싸울 준비가 딱 돼 있고” “결정장애 있는 정당에 누가 표를 주나” 등의 발언을 했다.

이에 대해 권순택 위원은 "정 위원장의 인터뷰가 불편했던 이유는 KBS를 정치적으로 해석해서 전유물처럼 보는 사고가 방송을 통해 그대로 노출됐다는 것”이라며 “KBS와 진행자에게도 굉장히 무례한 태도였다”면서 “진행자가 인터뷰의 흐름을 바꾸는 데 역부족이었다”고 지적했다.

'결정장애’와 같은 장애 비하 발언에 대해 권 위원은 “해당 용어는 장애인에 대한 편견과 비하가 담겨 있어서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하는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지고 있는 중”이라며 “KBS 방송제작가이드라인에도 부합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신원섭 라디오제작국장은 “예측 불허한 돌출 발언이었는데, 정 위원장의 표현은 공영방송 KBS에 대한 분명히 옳지 못한 표현이었다”며 “해당 발언 이후 진행자가 전투모드로 몰지 말라고 정정 의견을 냈지만 청취자들은 분명히 불편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 국장은 “제작진 모두 깊이 반성하고 있고, 앞으로 유사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시청자위에서 폐지줍는 노인들의 노동실태를 주목한 KBS대구 <GPS와 리어카> 보도에 대한 호평이 쏟아졌다. 전진한 위원은 “이렇게 좋은 뉴스를 보면 시청자 입장에서도 짜릿한 맛이 느껴진다”며 “이런 프로그램 때문에 공영방송이 꼭 필요하다는 것을 여실히 느꼈다”고 말했다. 전 위원은 “우리 사회에서 별다른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문제가 KBS 지역 기자의 끈질긴 취재로 세상에 드러났다”며 “미시적 현장 접근과 거시적 제도적 접근이 빛나는 기획이었다”고 평가했다.

진선미 위원은 “이 보도가 좋았던 것은 문제의 인식과 비판에 그치지 않고 객관적인 실태 파악과 구체적 해결 방안을 모색한 것”이라며 “취재에 참고할 만한 자료가 전무했는데 예산까지 추진해서 기획하는 것이 대단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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