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고성욱 기자]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의 출연으로 논란에 휩싸였던 tvN 예능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유퀴즈)이 27일 방송에서 “우리의 꽃밭을 짓밟거나 함부로 꺾지 말아 달라”고 밝혔다. 그동안 별도의 입장을 내지 않았던 제작진이 정치편향 논란에 대한 입장을 우회적으로 밝힌 것으로 보인다.

'유퀴즈' 제작진은 이날 ‘너의 일기장’을 주제로 한 방송 말미 ‘나의 제작일지’ 영상을 방송했다. 해당 영상은 “폭풍 같았던 지난 몇 주를 보내고도 아무 일 아닌 듯 아무렇지 않은 듯 쳇바퀴에 그저 몸을 맡겨야만 하는 나의 제작 일지”라는 자막으로 시작했다.

제작진은 “저 멀리 높은 곳의 별을 좇는 일보다 길모퉁이에서 반짝이는 진주 같은 삶을 보는 일이 참으로 행복했었다. 유퀴즈는 우리네 삶 그 자체였고 그대들의 희로애락은 곧 우리의 블루스였다”고 말했다.

tvN 예능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록' 홈페이지 화면 갈무리

제작진은 정치인의 출연이 프로그램 취지와 맞지 않는다는 비판을 의식한 듯 “보통 사람들이 써 내려가는 위대한 역사를 담을 수 있어서, 어느 소박한 집 마당에 가꿔 놓은 작은 꽃밭과도 같은 프로그램이라서 날씨가 짓궂더라도 계절이 바뀌더라도 영혼을 다 꽃피워 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작진은 진행자 유재석 씨와 조세호 씨에 대한 고마움을 전했다. “자신의 시련 앞에서는 의연하지만 타인의 굴곡은 세심하게 연연하며 공감하고 헤아리는 사람, 매 순간이 진심이었던 유재석과 유재석을 더욱 유재석답게 만들어준 조세호”라며 “두 사람의 사람 여행은 비록 시국의 풍파에 깎이기도 하면서 변화를 거듭해 왔지만 사람을 대하는 우리의 시선만큼은 목숨처럼 지키고 싶었다”고 했다.

제작진은 “뜻하지 않은 결과를 마주했을 땐 고뇌하고 성찰하고 아파했다. 다들 그러하겠지만 한 주 한 주 관성이 아닌 정성으로 일했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제작진은 “그렇기에 떳떳하게 외칠 수 있다. 우리의 꽃밭을 짓밟거나 함부로 꺾지 말아 달라고. 우리의 꽃밭은 꽃보다 아름다운 사람들의 것이라고. 시간 지나면 알게 되겠지. 훗날의 나에게 부끄럽지 않기 위해 제작진의 마음을 담아 쓴 일기장”이라고 마무리했다.

앞서 지난 21일 방송에 윤석열 당선자가 유퀴즈에 출연하자 시청자들은 게시판에 이를 비판하는 글을 쏟아냈다. 또 유퀴즈는 윤 당선자 출연 이전에 문재인 대통령, 김부겸 국무총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의 출연 제안을 모두 거부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은 거세졌다. 그러나 유퀴즈 제작진은 윤 당선자의 출연과 관련한 논란에 별도의 입장을 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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