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고성욱 기자] ‘제왕적 대통령제를 폐지하겠다’고 공언한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가 오히려 제왕적으로 소통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변상욱 전 YTN 앵커는 28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윤 당선자의 정책 추진 방식을 묻는 질문에 대해 “(윤 당선자가) 제왕적 대통령제를 폐지하겠다는 좋은 생각을 제왕적으로 펼치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변 전 앵커는 “대통령이니까 ‘정책은 내 마음대로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 큰 걱정”이라며 “(윤 당선자가) ‘이전 정부가 했던 것, 보수 이념에 안 맞는 것은 다 바꾸겠다’고 하는데 그걸 막아설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변 전 앵커는 “그러니까 (윤 당선자의 정책이) 결국 이랬다저랬다 하는데, 잘 살펴서 지킬 건 지켜가고 바꿀 건 바꿔주고 해야 한다”고 말했다.

28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 유튜브 화면 갈무리

윤 당선자의 소통과 관련해 변 전 앵커는 “‘내가 직접 나서 길게 이야기하면 소통이 잘 됐다고 착각하는 것’을 ‘페이싱 효과’라고 한다”면서 “그러나 듣기만 했던 사람에게는 소통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변 전 앵커는 “윤 당선자가 잘 모르는 것에 대해 길게 설명한다거나, 기자들을 만나 ‘김치찌갯집에서 편하게 이야기하자’면서 ‘내가 말하면 다 알아듣겠지’라고 생각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변 전 앵커는 “그 문제는 부인인 김건희 씨도 마찬가지”라며 “(김 씨는) ‘내가 언변을 쫙 풀면 누구든 다 설득당하게 돼 있어’라는 모습을 보인다”며 “소통이라는 것은 시스템에 맡겨 놓고, 전문가들이 어떻게 소통할 것인지에 대한 건의를 많이 들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변 전 앵커는 “윤 당선자가 출입 기자 하나하나를 독자적인 언론으로 맞이해 만나고 그들에게 권한을 부여해줘야 한다”며 “(당선자가) ‘어차피 적당한 기삿거리는 다 줄 거니까, 나랑 만났을 때는 김치찌개나 편하게 먹자’라는 태도는 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최근 윤 당선자의 예능 프로그램 출연 논란과 관련해 변 전 앵커는 “윤 당선자는 자신을 내보일 수 있는 곳을 찾아가려고 하는 것 자체가 소통과 관련해 가장 큰 약점이 될 것”이라며 “최근 예능 프로그램 출연 사태가 그런 것을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변 전 앵커는 “인기 좋은 프로그램에 가서 내가 이야기하는 것이 소통이 아니라 국민의 이야기를 가장 잘 들을 수 있는 곳을 찾아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차기 정부를 대하는 언론과 관련해 변 전 앵커는 “언론은 가장 힘센 관점에 도전하는 것”이라며 “힘이 약한 관점은 어차피 현실로 발현이 안 되니까 큰 문제가 안 생기는데, 힘센 관점은 정책으로 실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것을 언론이 감시하고 도전해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변 전 앵커는 “출입기자는 국민을 대신해 (대통령에) 따져 물으라고 그 자리에 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최근 YTN 앵커 자리에서 내려온 변 전 앵커는 40년간의 저널리스트 삶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변 전 앵커는 “저 같은 경우 사회 통합을 지켜주는 두 기능 종교와 언론, 이 두 가지가 변질되고 부패되는 것을 막기 위해 지금까지 언론 생활을 했다고 볼 수 있다”면서 “문제는 내가 움켜잡던 종교와 언론이라는 두 기둥이 위기를 맞아서 정치 권력에 굴종하거나, 유착하거나 스스로 권력이 되는 모습을 보았다”고 말했다.

변 전 앵커는 “이 유착관계를 막아내는 것에 매달려왔는데 생각해보니 둘 다 실패했다”면서 “예컨대 기독교가 권력과 유착하거나, 가짜 뉴스의 근원지가 되는 것을 못 막았다. 40년 저널리즘 인생 별로 한 게 없다는 자책감이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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