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출연작에서 상대 남자 배우들이 더 떴던 ‘하지원 징크스’는 이번에도 유효할 것으로 보인다. 이승기가 점점 더 멋있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더킹 투하츠>에서 이승기는 처음에 찬사를 받으며 등장했다. 유들유들한 밉상 역할을 너무나 잘 해냈기 때문이었다. 이승기가 연기자로서 한 단계 더 성장했다는 평가들이 나왔다.

그런데 밉상도 너무 밉상인 것이 문제였다. 장교 대회 합숙 훈련에 들어간 후 이승기가 계속 사고만 치자 ‘민폐 남주’가 돼버렸다. 민폐만 끼치는 남자 주인공을 시청자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최근 사랑 받았던 남자 주인공들은 모두 자기가 희생을 하면 했지, 그로 인해 남들이 피해를 입거나 상처를 받는 성격이 아니었다. 그런데 이승기는 <더킹 투하츠> 2주차부터 남들에게 피해만 줬고, 여주인공에게는 무참한 상처를 줬다. 주인공이 이러면 시청자의 몰입이 약해진다.

최근 들어 극중에서 이승기의 성격에 대전환이 나타나고 있다. 그동안 형이 왕 역할을 안정되게 할 수 있도록 위악적인 행위를 했던 것이, 왕이 된 이후에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이젠 책임감을 가진 국왕의 캐릭터로 변화하고 있다.

남들이 모르는 고통을 끌어안고 남들을 위해 희생하는 캐릭터로 변화하고 있다는 뜻이다. 바로 이런 것이 사랑받는 ‘상남자’ 캐릭터이다.

이승기의 연기력은 가수 출신 젊은 연기자 중에서는 압도적이다. 대적할 상대가 많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럴 정도로 안정된 연기력이 이런 변화에서도 빛을 발하고 있다. 이승기가 정색을 하면 정말 늠름해보인다.

지난 방영분에서 이승기는 여성에게 가장 매력적인 남성의 모습을 연출했다. 밤이 깊도록 공무를 보는 모습이었다. 와이셔츠를 걷어부쳐 탄탄한 팔뚝을 드러낸 채 일에 몰두하는 모습. 이럴 때 느껴지는 지성, 책임감, 의지, 열정, 이런 것들은 여성을 매혹시키는 법이다.

비록 지금까지 <더킹 투하츠>의 인기가 처음 기대처럼 대단히 크진 않았지만, 배우 이승기의 인기 전선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승기가 점점 멋진 남자가 되어가고 있다.

문화평론가, 블로그 http://ooljiana.tistory.com/를 운영하고 있다. 성룡과 퀸을 좋아했었고 영화감독을 잠시 꿈꿨었던 날라리다. 애국심이 과해서 가끔 불끈하다 욕을 바가지로 먹는 아픔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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