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20년차 LG 이대진이 친정팀 KIA를 상대로 시즌 첫 선발 등판에 나섭니다. 작년 7월 19년 간 몸담았던 KIA로부터 방출된 이후 첫 선발 등판이기도 합니다. 이대진은 현역 생활에 대한 강한 열망을 드러내며 KIA에 방출을 요청한 뒤 LG에 영입되었습니다. 지난 시즌 LG 입단 이후 2경기에 출장했지만 모두 구원 등판이었으며 도합 1이닝을 소화하는 데 그쳤습니다.

▲ LG 이대진 ⓒ연합뉴스
이대진은 시범경기에서 두 차례 선발 등판한 바 있습니다. 3월 21일 잠실 두산전에서는 2이닝 6피안타 4실점으로 부진했고, 3월 28일 광주 KIA전에는 4.1이닝 3피안타 2실점을 기록했습니다. 3월 28일 경기에서는 시범 경기의 승리 투수 요건에 의해 5이닝을 채우지 않고도 승리 투수가 된 바 있습니다.

어제 경기에서 LG는 충분히 승리할 수 있었던 경기를 리즈의 극심한 난조와 타선의 집중력 부재로 연장 접전 끝에 패배했습니다. 시즌 개막 이후 부진에 허덕이던 KIA 타선은 11안타로 8득점해 이전 4경기에서 도합 6득점에 그친 것을 넘어서며 공격력을 회복했습니다. 따라서 이대진이 KIA 타선을 초반부터 묶지 않으면 LG는 자칫 연패에 빠질 수도 있습니다. LG는 올 시즌 선취 득점한 경기에서는 모두 승리했지만 선취점을 내준 경기에서는 결과적으로 모두 패했습니다. 이대진이 친정팀 KIA 타선을 상대로 선취점을 쉽게 내주지 않는 투구 내용이 요구됩니다.

어제 경기에서 LG가 마무리 리즈를 포함해 류택현, 유원상, 한희 등 필승 계투진의 투수를 모두 등판시키는 총력전 끝에 패했기 때문에 이대진이 가급적 많은 이닝을 소화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뜻대로 될지는 미지수입니다. 한솥밥을 먹었던 KIA 타자들을 상대로 시즌 첫 선발 등판이자 LG 입단 이후 첫 선발 등판인 만큼 이대진의 각오는 남다를 것입니다. 이대진이 호투한다면 차후 젊은 투수들 위주로 구성된 LG 선발 투수진의 중심을 잡아줄 수 있습니다. 신진급 포수 조윤준 혹은 유강남이 선발 출장해 이대진과 배터리를 이룰 것으로 예상됩니다.

어제 경기에서 숱한 기회를 날리며 패배의 단초를 제공한 LG 타선이 분발해 KIA 선발 앤서니를 공략할 수 있을지 여부 또한 관건입니다. 앤서니는 국내 무대 첫 선발 등판이었던 4월 8일 문학 SK전에서 6이닝 8피안타 4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된 바 있습니다. 지난 4월 11일 잠실 롯데전에서 유먼을 상대로 공략에 실패한 것에서 알 수 있듯이 LG 타선은 처음 만나는 외국인 투수에 대한 ‘낯가림’이 심한 편입니다. 어제 경기에서 타선 전체를 이끄는 주장 이병규의 부상 공백이 뼈아팠는데 멀티 히트로 타격감이 살아난 박용택과 정성훈의 활약에 기대를 걸어야 합니다.

만일 오늘 경기에서 LG가 경기 종반 박빙의 리드로 앞서갈 경우 리즈가 다시 한 번 마무리로 등판할지, 등판한다면 어제 경기 4타자 연속 스트레이트 볼넷이라는 최악의 난조의 악몽을 떨칠 수 있을지 또한 주목됩니다.

야구 평론가. 블로그 http://tomino.egloos.com/를 운영하고 있다. MBC 청룡의 푸른 유니폼을 잊지 못하고 있으며 적시타와 진루타를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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