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이러한 전 트윗이 하나 올라왔었습니다.

애프터스쿨과 손담비의 회사인 플레디스의 공식 트윗에서 올라온 거였는데, 바로 애프터스쿨의 5번째 신입생이 들어온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생각해보니 유이 (1기), 레이나 / 나나 (2기), 리지 (3기), 이영 (4기)로 해서 다섯 번째 영입이군요. 그 내용을 보고 약간 걱정이 앞섰습니다. 이후 체크해보니 만 17살의 가은이라는 막내가 하나 들어왔다는군요. 그래서 그 점과 관련해서 몇 마디 적어보고자 합니다.

일단 걱정되는 건 혹시나 이번에 누가 졸업할까 하는 점입니다. 물론 플레디스에서는 9인조 체제로 가겠다고 이야기하였습니다만, 애프터스쿨은 실제 두 번 소위 말해 "입학"을 시키면서 졸업시킨 적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레이나와 나나가 들어오면서 소영이 졸업했던 케이스였고, 두 번째는 이영이가 들어오면서 베카가 빠진 케이스였습니다. 통계상으로 보면 짝수 번호가 들어오면 빠지는 경우라 안 빠질 가능성도 있겠습니다만, 9인조 체제를 이뤄나가는 게 그리 쉬운 일만은 아닌 것을 감안하면 불안감이 생기는 것은 어쩔 수가 없네요.

현재 기록을 보면 모두 소영, 베카 등 원년멤버들이 빠졌는데, 혹시 조금 활동하다가 그나마 남은 멤버인 가희, 정아, 주연 중 하나가 빠지면 어쩌나하는 노파심이 생기는군요. 그런 일이 없었으면 합니다만, 9인조 체제로 과연 유지가 될지 의문이 생깁니다.

또 한 가지는 "지금 멤버들도 많고 아직 빛 보지 못한 멤버들도 많은데..."라는 걱정입니다. 사실 많은 인원은 어찌 보면 그룹에 독이 될 수 있습니다. 개개인의 특성이 묻혀 버리기 때문이지요. 현재 9명의 멤버를 가진 소녀시대 같은 경우, SM이라는 자본력과 H.O.T. 시절부터 아이돌을 키워온 전력이 있는 회사였기 때문에 뒷받침이 잘된 경우고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거의 힘들다고 볼 수 있지요. 그리고 데뷔 초반부터 9명이었기 때문에 조금 상황이 다릅니다.

그나마 애프터스쿨은 멤버들이 많이 알려진 케이스입니다. 가희는 데뷔 전엔 백댄서, 그 이후로는 카리스마 리더와 댄싱퀸, <영웅호걸> 등으로 알렸고, 주연은 데뷔전과 초엔 얼짱으로 이후로는 <청춘불패>와 <웃어라 동해야>로 얼굴로 알렸고, 유이는 "꿀벅지"와 이후 여러 방송에 나오면서 알려진 케이스입니다. 그리고 리지는 <해피투게더>, <강심장>, <런닝맨> (게스트 출연으로) 대박을 내면서 많이 알려습니다. 물론 레이나, 나나도 "오렌지 캬라멜"을 통해서 알려졌지요.

하지만 아직도 정아는 많이 알려지지 않았으며, 이영이는 들어온 줄조차 모르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한마디로 원년 멤버인 정아를 아직도 알리지 못했고, 이영이 같은 경우는 이름도 모르는 사람들이 상당수입니다.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났을까요? 이름을 익힐 만하고 조금 주목받을만하면 새 멤버가 들어와서 스포트라이트를 가져가는 현상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원년 멤버들은 유이가 들어오자마자 대박을 냈기에 묻혀버렸고, 레이나와 나나 역시 어찌 보면 리지가 들어와서 "오렌지캬라멜"을 완성하기 전까지는 묻혀있던 상태였습니다.

이제 리지가 조금 알려지고 적응하려는데 또 하나의 뉴페이스인 이영이가 들어온 것이지요. 그러나 이영이는 아쉽게도 샴푸의 콘셉트와 맞지 않았고, 딱히 제대로 된 공중파 출연도 하지 못하면서 자기를 알릴 기회도 얻지 못했지요.

더욱 더 아쉬운 것은 아직도 원년 멤버인 정아 역시 그렇게 많이 알려진 편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팬들 사이에서도 착하다고 소문난 정아지만, 정아는 한 방송에서 그 점에 대해서 살짝 하소연을 한 적도 있습니다. 원년멤버인데 인지도가 너무 없는 게 아쉽다고요.

이런 상황에서 새 멤버가 들어온 것이니 정아나, 이영이가 더더욱 묻히는 일이 있지 않을까하는 염려가 되는 동시에 이영처럼 가은이가 자기의 매력을 제대로 발산하지 못하면 그녀도 묻힐 가능성이 크다는 생각이 들어서 걱정이 살짝 되네요.

그렇지만 이미 입학을 마친 이상 지켜보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동시에 만약 새 멤버를 기용하려면 이런 방법으로 기용을 하는 게 가장 낫다는 생각이 드네요. 플레디스 측에서는 그녀가 연습생 중에서 보컬 실력과 퍼포먼스 실력이 가장 뛰어나다고 하였습니다.

"퍼포먼스", 이 네 글자는 사실 애프터스쿨의 전매특허 최고의 장기였습니다. 애프터스쿨의 강점은 가희, 정아의 연륜과 댄서 가희의 지휘 아래 늘씬한 몸매와 퍼포먼스로 뭉쳐진 섹시카리스마였습니다. 그런데 "섹시카리스마"가 두 가지의 이유로 약해졌습니다.

1) "오렌지캬라멜"이 등장한 이후부터 애프터스쿨이 콘셉트를 제대로 잡지 못했으며
2) 가희와 함께 카리스마를 담당한 베카의 탈퇴가 너무 뼈아팠습니다

89년생이라고 보기에는 너무나 카리스마가 넘치고 성숙했던 베카는 팀에서 쫄깃한 랩을 맡으면서 거의 철저하게 섹시 카리스마를 맡고 있던 멤버였습니다. 가희가 앞에 섰다면 뒤에서 보조해주면서 애프터스쿨의 "섹시카리스마"를 완성시킨 인물이 바로 베카죠.

그런 베카가 빠지고 나서 애프터스쿨의 랩과 카리스마는 완전히 차원이 달라졌습니다. 나나가 랩을 하지만 (유이도 샴푸 때 살짝 했음) 베카가 했을 때와는 느낌이 너무 다르고 전체적으로 가희와 함께 카리스마의 축을 맡고 있던 베카가 빠짐으로 인해서 카리스마 역시 많이 약해졌습니다.

나이 어린 막내에게 기대하기는 힘들 수도 있지만 만약 플레디스의 말대로 가은이 퍼포먼스와 보컬이 강한 멤버라면 랩까지는 모르지만 베카의 빈자리를 채워줄 수 있을까가 포인트가 될 수 있을 것 같네요.

만약 애프터스쿨이 이제는 제대로 된 콘셉트로 컴백하고 (애프터스쿨이 가장 잘 살리는 절도 있는 군무와, 섹시 카리스마를 바탕으로 한 콘셉트) 거기에 가은이 베카의 빈자리를 적어도 반 정도라도 채워준다면 애프터스쿨의 영입은 성공적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현재 애프터스쿨의 위치는 조금 불안불안합니다. 범접할 수 없었던 섹시 카리스마는 많이 사라졌고, 1위 후보에 오른 지는 무려 2년이 넘었습니다. 팀의 색깔도 불투명해졌으며, 현재는 그룹보다 개개인 또는 유닛이 더 커진,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진 상태에 있습니다. (2011년 샴푸의 부진이 컸음) 베카의 탈퇴는 거기에다가 문제를 심화시킨 것이었지요.

현재 나름 큰 슬럼프에 빠진 애프터스쿨이 과연 올해에 재기에 성공할 수 있을지가 정말로 궁금합니다. 애프터스쿨은 가희와 정아가 있는 한 일단 군무를 중점으로 한다면 정말 유니크한 그룹이 될 수 있습니다. 왜 그 길을 안가고 일본 활동, 개인 활동, "오렌지캬라멜"에만 초점을 맞추는지 아쉽습니다.

어쨌든 2012년에 애프터스쿨이 긴 부진을 훌훌 털어버리고 다시 한 번 정상으로 올라서는 데 제 9의 멤버가 지렛대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지켜보고 싶네요.


체리블로거의 나만의 생각, 나만의 리뷰! ( http://kmc10314.tistory.com/ )
해외 거주자의 입장으로서 자신만의 독특한 세상으로 사물을 바라봤습니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