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 이후 3승 1패로 공동 1위를 기록 중인 LG가 KIA를 상대로 홈에서 주말 3연전을 치릅니다. 디펜딩 챔피언이자 우승 후보 삼성을 상대로 개막 2연전에서 모두 승리했으며 활화산과 같은 타격을 자랑하던 롯데에 시즌 첫 패배를 안기며 1승 1패로 호각을 이룬 LG입니다.

LG의 오늘 경기 선발 투수는 에이스 주키치입니다. 주키치는 개막전이었던 4월 7일 대구 삼성전에서 6이닝 5피안타 1실점으로 호투하며 시즌 첫 승을 신고한 바 있습니다. 선발 로테이션의 한 축으로 꾸준히 활약하며 10승을 기록했던 작년에 비해 결코 뒤지지 않는 좋은 내용이었습니다.

하지만 오늘 경기에서 만나는 KIA를 상대로 주키치는 지난 시즌 고전을 면치 못했습니다. KIA전 3경기에 등판한 주키치는 15.2이닝을 소화하며 무려 14실점(13자책)을 기록하며 3패만을 안았습니다. 평균자책점도 7.47로 저조했습니다.

▲ 작년 7월 10일 잠실 KIA전에서 6.2이닝 6피안타 4실점으로 강판되는 LG 주키치
주키치가 고전했던 이유는 아무래도 지난 시즌 KIA의 테이블 세터를 이룬 단신의 이용규와 김선빈에 고전했기 때문입니다. 스트라이크존이 좁아지고 누상에 출루할 경우 도루에 대한 부담을 떠안으며 상대한 것이 결과가 좋지 않았습니다.

올 시즌 KIA의 사령탑이 된 선동열 감독은 개막 이후 4경기에서 이용규와 김선빈이 아닌 이용규와 신종길을 1번과 2번 타순의 테이블 세터로 기용하며 김선빈은 9번 타자로 출장시키고 있습니다. 수비 부담이 많은 유격수 김선빈이 체력을 안배할 수 있도록 하는 배려가 아닌가 싶습니다.

KIA는 개막 이후 1승 3패를 기록 중입니다. 개막 이전 많은 전문가들에 의해 우승 후보 삼성을 위협할 만한 강팀으로 손꼽혔지만 빈곤한 공격력으로 4경기에서 6득점에 그쳤습니다. 이범호와 김상현의 부상 공백과 이종범의 은퇴로 인해 공격력이 저하된 것입니다. 타선의 첨병 이용규 역시 아직 타격감을 되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전지훈련에 불참시켰던 최희섭을 지난 10일 1군에 전격 합류시킨 것은 KIA의 허약해진 공격력을 보완하기 위한 선동열 감독의 고뇌에서 비롯된 조치로 보입니다.

따라서 오늘 경기에서 올 시즌 처음으로 좌완 선발 투수를 상대하는 KIA 선동열 감독은 주키치를 상대로 공격력 극대화를 위해 작년과 같이 이용규와 김선빈의 테이블 세터를 꺼내들 수도 있습니다. 김선빈이 좋은 타격감을 유지하고 있는 반면 신종길이 좌타자이며 타격감이 좋지 않기 때문입니다. KIA 중심 타선의 힘이 떨어져 있는 만큼 주키치는 발 빠른 이용규와 김선빈의 출루를 막는 것이 승리의 관건입니다.

LG 타선이 주키치를 뒷받침하며 KIA 선발 서재응을 공략할 수 있을지도 중요합니다. 가뜩이나 지난 시즌에 비해 무게감이 떨어진 타선에서 주장 이병규마저 부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되어 LG 타선은 더욱 힘이 떨어졌습니다. 최근 LG의 2승은 하위 타선의 집중력 덕분에 따낸 것이지만 매 경기 하위 타선의 분발을 기대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따라서 박용택, 이진영 등 노련한 좌타자들이 분발이 요구됩니다.

야구 평론가. 블로그 http://tomino.egloos.com/를 운영하고 있다. MBC 청룡의 푸른 유니폼을 잊지 못하고 있으며 적시타와 진루타를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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