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혜인 기자] SBS 노사가 ‘이재익 PD 라디오 진행 하차’와 관련해 재발방지책으로 '시사프로그램 진행자 교체의 경우 노사 동수로 구성된 회의체에서 결정하기'로 합의했다.

19일 SBS 노보에 따르면, 지난 4일 열린 노사협의회에 ‘시사특공대 진행자 교체' 건이 상정했다. 논의 결과 사측은 ‘향후 유사 사건이 생기면 신속하게 전체 CP와 담당 PD를 비롯해 노사동수가 참여하는 회의를 열어 결정하겠다’고 확약했다. 이를 ‘라디오센터 약속’으로 제도화하기로 했다.

SBS 라디오 '이재익의 시사특공대' 화면 갈무리

하지만 노조가 요구한 ‘책임자 사과, 이재익 PD 복귀'에 대해 라디오센터장은 “라디오 PD들을 상대로 유감 표명을 했다”면서 “사과는 귀책사유를 인정하는 것이라 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익 PD 하차 건은 SBS 안팎에서 제작 자율성을 침해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2월 4일 이 PD는 자신이 진행하는 라디오 <시사특공대>에서 DJ DOC 노래 ‘나 이런 사람이야’의 “나에게는 관대하고 남에게는 막 대하고, 이 카드로 저 카드로 막고” 가사를 소개하며 “그런 정치인을 대통령으로 뽑아선 안 된다”고 말했다. 이틀 뒤 이 PD는 개인 블로그에 더불어민주당 항의와 요구로 방송에서 하차하게 됐다고 밝혔다.

SBS 라디오센터는 입장문을 통해 "이 PD 하차는 시사프로그램의 공정성과 객관성 원칙을 훼손했다고 판단해 결정되었다"고 했다. 하지만 전국언론노동조합 SBS본부는 성명을 통해 “가사 한 구절에 시사프로그램의 근본적 역할마저 부정하고 나선 집권 여당의 왜곡된 언론관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며 민주당 항의를 ‘명백한 언론자유와 방송독립 침해’로 규정했다.

같은 달 11일 SBS 노사는 방송편성위원회를 열고 해당 사건에 대한 후속 조치를 논의했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이에 노조는 시청자위원회에 자문을 요청했고 시청자위는 ‘시청자위 전체 명의의 자문 의견은 내지 않겠다’는 전제로 ‘방송편성위가 구체적인 내용으로 자문 요청을 하면 개별 위원이 의사에 따라 개별 의견을 제출하겠다’는 답변을 사측을 통해 전했다.

노조는 시청자위원들의 개별 의견을 받기 위해 방송편성위 명의로 시청자위에 공문을 보내려 했지만 사측이 자문 내용에 반대하며 이를 거부했다. 노조는 ‘이재익 PD 발언의 공정성 여부’와 ‘민주당 항의 후 곧장 진행자를 교체한 것이 적절한가’라는 취지의 질문을 담으려했으며 사측은 ‘발언의 공정성’만 자문 받자는 입장을 고수했다.

3월 2일 노조는 사측에 ‘방송편성위원회를 다시 열자’는 공문을 보냈지만, 사측이 거부해 답보상태가 지속되다 한 달이 지나 노사협의회에서 해당 안건이 다뤄졌다.

한편, SBS 노사는 ‘미래발전을 위한 SBS노사공동체협의(미래발전협의체)’ 정례화에 합의했다. 미래발전협의체는 지난 2020년 재허가 심사 당시 방송통신위원회가 SBS에 부과한 조건이다.

올해 상반기 미래발전협의체 회의는 총 5차례 열렸다. 사측은 SBS의 수익구조 개선 방안, 콘텐츠 경쟁력 제고 방안, 규제 완화 필요성, 보도본부 디지털 퍼스트 전환, 예능본부 이전, 자회사 개편 및 인수 등에 대해 개괄적으로 설명했으며 노조는 보다 구체적인 설명을 사측에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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